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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코는 겁을 집어먹은 얼굴로 파르르 떨고 있었다. 오츠는 여전히 우렁차게 울고있었고, 나 역시 윽박 지르는 것을 그만두지 않았다. 마치 무서운 가정폭력 부모를 둔 자녀 처럼 오츠를 끌어안고 있는 히로코의 모습은 동정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불쌍해 보였다. 초점 없이 동요하고 있는 눈동자는 어딘지 모르게 트라우마라도 떠올리고 있는 듯 했고, 그런 애를 몰아 붙이고 있는 나는 누가봐도 나쁜 어른이었다. 이쯤 되면 아무리 억한 감정이 있다해도 그만 화를 풀고 달래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머리에 몰려든 피가 가라않지 않는다. 마치 흥분제라도 맞은 것 같다. 엉덩이 때문 만은 아니다. 왠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나의 감정은 분명 부자연스럽다. 그런 것을 아는데도 이 감정을 다스리기는커녕 지배되는 것이었다. 내 의지가 약한 탓도 있지만, 다른 이유가 있을 거다. 윽. 항문의 출혈은 많이 줄어 들었지만, 통증은 갈 수록 심해졌다. 나는 무어라 고함치다 말고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안면에서 식은 땀이 줄줄 새어나온다. 괴롭다. 어서 빨리 이 고통에서 해방되고 싶었다. 결국, 양 손을 바닥에 짚고 만 나는 한동안 밑을 응시하며 얼굴에 맺힌 땀방울을 하염 없이 바닥에 뚝뚝 떨구어댔다. 그때, 청아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 다들 왜 그러고 있는거야?」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들어보니 온통 푸른색 계통의 여자가 의아한 눈초리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자가 천천히 다가오더니 두리번 거리며 상황을 살피기 시작한다. 「저기, 처음 보는 분이시네요.」 여자가 나에게 말을 건네왔다. 나는 깨물린 입술을 열고 인사를 하려 했으나... 눈 앞이 흐려지면서 그만 정신을 놓고 말았다. * 차갑다. 차가운 손길이 나의 엉덩이를 만지고 있었다. 그 손에 의해 내 엉덩이가 좌우로 열렸다 닫혔다 한다. 대체 누구지? 그리고 난 얼마나 기절해 있었던 거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내 엉덩이를 만져대는 저 시리도록 차가운 손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핫!」 기분 좋은 감촉에 안식을 얻으려는 순간 찌릿하는 강한 통증이 항문에 엄습해왔다. 그 탓에 바로 정신을 차린 나는 눈을 뜨고 지금 처해있는 상황에 대해 빠르게 파악 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현재 어느 방에서 이불 위에 엎드려 있었고, 그런 나를 누군가가 내 맨 엉덩이를 건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여기 까지 파악하고 나니 온몸이 오싹해 왔다. 설마.. 또 재액이? 또 항문이 범해지고 마는 걸까? 그 끔찍한 상상에 소름이 돋는다. 머리속이 급속도로 가열되어 간다. 또 다시 범해진다는 두려움에 정신이 아찔해 지려는 순간, 정신을 잃기 전에 들었던 그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깨어나셨군요.」 「으..으으...」 뭐라 제대로 인사를 나누고 싶지만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고개를 돌려서 본 그녀는 푸른 머리를 예쁘게 모양내어 비녀로 고정시킨 한눈에도 미인으로 보이는 여성이었다. 내가 정신을 차렸다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바로 자신을 소개해 왔다. 「저는 선인이자 이곳의 주인, 야쿠모 테루의 둘 째 부인 카쿠 세이가라고 해요.」 둘 째 부인이라. 역시 유카리 남편에 조그만 히로코 까지 부인 삼는 대요괴 클레스 답군. 유카리, 란, 히로코, 세이가.. 아직 부인이 더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밤마다 장난 아닐 것 같구만. 나라면 정력이 딸려서 양다리 이상은 힘든데 말이야. 「아..아아... 안녕하세요.」 이제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는 모양이다. 나도 내 소개와 함께 당장 궁금한 것을 물어봐야겠다. 「저는 루키드 디드 레이시스. 악마고, 이곳의 주인에게 용무가 있어 찾아온 손님입니다.」 「그러세요?」 「네. 그래서 관청에 나가있다는 그분을 기다리는 겸 머물고 있습니다.」 「그럼, 조금만 더 기다리시면 되겠네요. 낭군님이 점심 식사를 하시려 돌아올 시간이니까요.」 싱긋이 웃는 그 미소가 내 심장을 강하게 히트했다. 역시, 엄청난 미인이다. 저런 미인이 부인인데 어째서 히로코 같이 작은 애 까지 부인으로 들인거지? 그만큼 성욕이 대단하다는 소리겠지. 알면 알수록 그 면상 더 더욱 보고싶어진다. 나는 심란한 표정으로 끙끙 거렸다. 「그건 그렇고, 카쿠 세이가 씨는 지금 제 엉덩이를 가지고 뭘 하시는 거예요?」 「아.. 절 보자마자 기절하시길래 살펴보니 상처가 깊어 치료를 하고 있었어요.」 줄곧 기절해 있던 나를 세이가 씨는 이곳으로 옮겨와서 친절히 치료를 해주고 있었나 보다. 이거 너무 황송하게도 감사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 이렇게 빛을 지는 건 그다지 원치가 않은데. 「치료해주시니 감사하네요.」 나는 고개를 숙이고 머쓱하게 감사를 표했다. 치료를 받아 그런지 항문의 통증도 한결 나아긴 기분도 들었다. 세이가 씨는 웃음으로 화답하고는 내 엉덩이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사뭇 심각하다는 어조로 말했다. 「루키드 씨. 죄송하지만, 물어볼게요.」 「네.」 「도대체 항문이 어쩌다가 이렇게나 심각한 상태가 되신 거예요?」 그 물음에 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침을 삼켰다. 알려 준다고 해도 믿어주기나 할까? 최악의 경우 웃음거리로 전략해 버릴지도 모른다. 그런 고민을 하며 입을 우물거리고 있는데 별로 듣고 싶지 않은 감상이 세이가 씨의 입에서 흘려나왔다. 「항문이 아니라 석류가 으깨진 것 같아 보여요. 당장 영원정에 가서 수술하지 않으면 안 되겠는데요?」 하하. 으깨진 석류라.. 으악! 상상하고 싶지도 않아. 내심 심할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그 정도다 이거냐? 근데 영원정은 또 뭐야? 병원인가. 「일단 응급처치를 했으니 당장은 출혈도 없을거고 통증도 덜 할 거예요. 하지만, 이대로라면 큰일이니 될 수 있는데로 영원정에 가보세요. 큰 동서가 오면 부탁드릴게요.」 「아..네. 그래주면 좋겠습니다.」 나는 씁슬한 웃음을 지으며 세이가 씨의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그런데 뭘까? 갑자기 내면에서 부터 꾸물꾸물하게 올라오고 있는 이 감정은? 정체불명의 감정이 내 마음을 잠식해갔다. 나는 이 감정의 정체를 파악하기도 전에 입을 열고 의도하지 않은 말을 내뱉었다. 「흐응~. 선인 누나. 치료를 좀 더 해주시지 않겠어요? 그 차가운 손이 엄청 기분이 좋아서 저는 그만... 흐흐흐... 딱딱해 졌답니다♥」 뭐야? 내가 시방 뭔 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이건 내가 아니라고! 우아아아앗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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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드의 몸에 무언가 이변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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