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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억!」 이부키에게 명치를 허용한 켄의 몸이 그대로 공중으로 들리는가 싶더니 그대로 뒤를 향해 '우당-탕'하고, 가게의 기물들을 파손시키며 날아갔다. 이부키의 주먹에 실린 힘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몰라도 적어도 맞은 대상이 보통의 인간이었으면 그대로 절명했을 수준이었다. 요괴라 할지라도 그대로 기절하고도 남을 위력이었지만, 켄은 입 밖으로 위액을 토해내며 몸을 일으켰다. 극강의 맷집을 자랑하는 오니다웠다. 그의 주변은 부딪히면서 생긴 충격으로 부서진 기물들로 가득했다. 부셔진 기둥조각을 치우며 다시 검을 집어든 켄은 요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불길한 붉은 기운이 켄의 전신에 넘실거렸다. 단순히 요력을 끌어올리는 게 아니라 전력으로 임하기 위한 변신의 전조였다. 그 변신은 오니를 최강의 요괴로 만든 특별한 능력. 귀화(鬼化). 오니에게만 주어진 귀신의 힘이었다. 붉은 기운에 휘감긴 켄의 모습이 변화해 간다. 취기로 붉은 얼굴은 악귀의 붉음으로, 머리의 뿔은 더욱 더 크게 뻗어 올랐다. 완전히 변모해 버린 인상은 한명의 악귀나찰. 이 세상의 모든 악의를 담은 흉악한 괴물의 모습이었다. 몸 전체가 붉은 악귀가 된 켄이 검을 고쳐 쥐고는 이부키를 향해 강한 살의를 내뿜었다. 그러나 어떤 강심장이라도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흉악한 모습에 이부키는 동요하지 않았다. 한 손으로 귀를 파며 같잖게 쳐다볼 뿐. 위축되긴 커녕 덤빌 테면 덤벼보라는 눈치였다. 그 여유있 는 모습에 자극을 받았는지. 귀화한 켄이 땅을 박차고 앞으로 튀어나갔다. 이부키의 코앞 까지 단숨에 당도한 그가 휘두른 검극은 아주 미지근한 시간동안 행해지는 수십 번의 휘두름. 위에서 아래, 왼쪽 대각선에서 오른쪽 대각선으로, 그 반대로 베고 또 가로로. 요력을 담은 베기는 한 번으로도 단단한 바위조차 깨끗이 양단한다. 그걸 눈으로 따라잡지 못할 속도로 총 4번을 행한 그는 이부키의 등 뒤로 안착했다. 스르릉. 자세를 잡은 켄이 확실히 베었다는 손의 감각을 확인하고는 검집에 검을 찬찬히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가 전력을 다한 검극이 먹혀들었다는 자신에 긴장을 풀고, 뒤를 돌아봤을 때였다. 「시뻘게 졌다고 잘난척 하지 말라고.」 틀림없이 베었을 이부키가 생체기 하나 없이 멀쩡한 상태로 자신의 등 뒤에 서 있었다. 손에 감각은 거짓이 아니었고, 베는 순간 어떠한 방어도 없었을 텐데. 이해되지 않는 일이지만 켄은 놀랄 틈도 없었다. 바로 이어진 이부키의 손날치기에 목덜미를 강타당한 그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기절해 버린 것이다. 털썩. 그대로 앞으로 엎어진 켄은 그 상태로 귀화가 풀려 다시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이부키는 쓰러진 그를 내려다보며 손을 털며 혀를 찼다. 「뭐 이런 ㅁㅁ가 다 있어?」 그러고는 구석에서 벌벌 떨고 있는 주인장에게 큰 소리로 물었다. 「이 놈 말야. ㅁㅊㄴ 소리 많이 듣지?」 「네.. 마을 사람들뿐만 아니라, 요괴들 까지도 ㅁㅊㄴ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몸을 웅크리고 있던 주인장은 이부키의 물음에 슬그머니 머리를 내밀고는 떨리는 음색으로 대답했다. 이어 그의 별명이 미치광이 켄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감히, 두 번이나 나한테 대들다니. 그것도 ↗같은 이유로.」 퉷하고 바닥에다 침을 뱉은 이부키가 주먹을 말아 쥐고서 손가락 마디마다 뿌드득 소리를 냈다. 이어서 성난 목소리로 읊조린다. 「지금 당장 숨통을 끊어 놔?」 아직 확정짓지 않은 말을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벌써 결정을 내렸다. 뿌드득뿌드득. 손가락 마디의 소리가 아까보다 더 커졌다. 어깨를 빙글 돌리며 몸을 푼다. 그 모습은 끝장을 내기 전에 행하는 일종의 준비 운동으로 이부키는 켄을 죽이고 난 다음, 어떻게 할까하는 고민에 뜸을 들이는 중이었다. 처음 정했던 것처럼, 마을 사람들을 죽여 공물이나 얻어먹을까? 그런 잔악한 갈등을 하며 몸을 풀고 있는 이부키에게 간절한 주인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부탁입니다. 저 미치광이를 죽이지 말아 주십시오.」 「응? 왜?」 「미치광이긴 해도 다른 요괴들로 부터 저희 마을을 지켜주는 고마운 요괴입니다.」 턱. 하고 이부키의 다리를 잡은 주인장이 애원을 하고 있었다. 목숨이 아깝지 않은 게 아니지만, 자신의 목숨보다도 마을의 안위가 우선이었다. 주인장은 비록 겁이 많은 사내이긴 하나 가족을 아끼는 가장이며, 고향을 사랑하는 한명의 주민이었다. 사실 이런 식으로 매달려 봤자, 이부키에겐 씨알도 안 먹히는 일이었다. 그녀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켄과 함께 마을로 들어섰는지 주인장이 알 턱이 없었다. 자신의 다리에 붙은 주인장을 흙을 털어내듯이 뿌리친 이부키가 넘어져 배를 드려내고 있는 그를 살벌한 눈으로 내려다봤다. 「너 부터 죽고 싶어?」 주인장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이부키는 당장 그를 죽이고자 천천히 한 쪽 발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대로 발을 내려 그의 배를 다져버리려는 순간이었다. 「음...」 이부키의 정수리로 부터 사타구니까지 정 일자로 선이 새겨졌다. 이어 배를 양단하는 가로로 선이. 좌우 대각선으로 선이 생겨났다. 이어, 그 깨끗하고 선명한 선으로 부터 피가 흘려 나오기 시작했다. 방심한 상태에서 베인 발도가 아닌, 몸에 힘을 주고 있던 상태에서 베인 상처였다. 이부키의 몸은 늦게나마 켄의 전력이 먹혀든 것이었다. 「이거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는데?」 설마. 자신에게 이정도의 피해를 입힐 줄은 생각도 못했었다. 발도도 그렇지만, 이건 그것 보다 훨씬 더 대단한 것이었다. 이부키는 요력을 끌어올리고, 몸의 재생을 바로 마쳤지만, 가슴에 그어졌던 상처처럼 그 아픔이 재생 후에도 이어졌다. 만약, 켄이 자신의 일격에 기절하지 않고, 계속해서 전력을 휘둘려 왔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천하의 자신이라도 위험한 상황까지 갔을지도 모른다. 입가에 미소를 띄운 이부키는 들었던 다리를 원래 자리로 돌리고는 기절한 켄의 목덜미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휘익-. 주인장 쪽으로 던지고서 이렇게 일렀다. 「이 미치광이에게 절대로 술을 주지 마.」 「그러면 저희 마을을 더 이상 지켜주지 않을 겁니다.」 「아니. 대신 마을은 내가 지켜주지.」 「네!?」 주인장의 눈이 만월의 달 만큼이나 동그랗게 뜨여졌다. 저 미치광이 켄 대신에 마을을 지켜준다니. 방금 싸움을 지켜본 바로, 저 오니소녀는 켄 보다도 더 강한 요괴였다. 적어도 술버릇이 나쁜 켄 보다도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술을 제공하지 않으면, 화가 나서 제 가게를 때려 부술지도 모릅니다요.」 켄이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 같은 존재라지만, 그 본질은 오니라는 요괴. 술 없이는 못 살 것 같은 그가 술을 제공해 주지 않는 주점을 가만히 내버려 둘 리가 없었다. 미치광이란 이명대로 광포하게 날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걱정을 말끔히 지워주는 말이 이부키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만에 하나 술을 마시려 든다면 나부터 쓰러뜨리고 마시라고 해.」 즉, 술이 금지된 이유를 전부 자신의 탓으로 돌리라는 말이었다. * 그로부터 몇 주가 지났다. 술을 금지 당한 켄은 이부키 몰래 마실 생각은 하지 않고, 정직하게 그를 쓰러뜨리려고만 했다. 그 결과는 일방적인 패배. 그는 수십 번이 넘는 굴욕을 맛 봐야만 했다. 켄의 검을 인정한 이상, 더 이상 방심하지 않게 된 이부키는 격이 다른 강함을 보였다. 수많은 야마토의 나라에 오니라는 공포를 심어준 장본인답게 그녀의 주먹 하나하나가 거대한 암벽을 분쇄하고, 산을 깎아 낼 정도의 패력이 둘러져 있었다. 요컨대, 적당히 손대중 하지 않았다면 켄은 수십 번은 더 죽었을 거란 얘기였다. 격이 다른 만큼. 켄이 이부키를 이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 절망적일 만치의 강함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켄은 그만 포기 할 만도 한데도 그러지 않았다. 매일 아침 마다 꾸준히 이부키에게 대들었고, 역으로 꼴사납게 패배하는 일의 반복이었다. ─그리고 본디 정이 깊은 요괴인 그들은 그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정을 싹 틔우고 있었다. 서로 싸우기만 하는 사이가 아닌 때로는 마을을 노리고 몰려드는 요괴들을 쓰러뜨리거나 같이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간혹, 이부키가 선심 쓴다고 술을 허용했을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 마다 켄은 사양을 했다. 술이라면 환장하던 그 답지 않은 행동이었다. 사양하던 켄에게 이부키가 그 연유를 물었다. 그에 켄은 초연한 얼굴로 말했다. 「널 이길 때 까지 미뤄두는 거야.」 그는 술에 대한 애정이 컸을 뿐이지, 술 중독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 증거로 술을 금지 당한 이후로 단 한 번도 금단 증세를 겪지 않았다. 혹시, 이부키 몰래 술을 마시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갈 만도 하건만, 술에 약한데다 그 버릇마저도 고약한 그가 여태 티를 내지 않았다는 게 더 말이 안 되었다. 언젠가 달이 만월에 가깝게 차오르던 밤에, 주점의 지붕 위에서 켄이 보라는 듯이 이부키가 홀로 술을 마시던 때였다. 아직도 술 특유의 주향과 쓴 맛에 적응하지 못한 이부키는 연신 욕을 늘어놓으며 불평을 했고, 그걸 지켜보고 있던 켄이 밤하늘의 달을 바라다보며 시를 읊조리듯이 자신의 술 철학을 늘여놓았다. 「술이 쓸 때는 달을 안주 삼아 마시는 거야. 봐, 달이 저렇게 나 밝은데, 안주 삼지 않으면 아깝지 않아? 잔에 담긴 달을 술과 함께 삼키면 뭔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는 기분이 들지.」 「맨 정신에 그런 소리가 잘도 나오나보네.」 켄이 오늘따라 감상적이었다. 취기가 없이 맨 정신이라 해도 간혹, 술은 나쁘지 않다느니, 내 인생이 술과 같다는 둥 미친 소리를 어김없이 내뱉기 일쑤인데, 이번엔 달랐던 것이다. 이부키의 귀에는 여전히 미친 소리로 들렸지만, 미친 소리도 미친 소리 나름. 이전에 늘어놓던 미친 소리와 확연히 다르다는 것쯤은 눈치 없는 그녀라도 잘 안는 사실이었다. 그 평소 같지 않은 모습에 이부키가 칫. 소리를 내며 비아 냥을 했다. 「부랄 밑에 숨겨놓은 조개라도 있냐? 부족한 부분은 개뿔. 그렇게 외로우면 마을 처자랑 오입질이나 해라.」 추잡한 조롱에 켄은 흐흐흐. 하고 낮은 웃음을 내뱉었다. 「조개가 있으면 혼자서 오입질 하지. 뭐 하러 처자랑 하겠어?」 「어이구. 그럼 넌 ↗이 마음대로 탈부착 되나 보네? 잘 됐어. 네 ↗이나 함 빌려 줘봐. 나도 좀 써보게.」 「아서라. 나는 탈부착 되는 게 아니라 그만큼 엄청 길다는 거다.」 「자랑이다.」 이부키는 콧방귀를 뀌며 비웃었고, 이어서 켄이 피식하고 웃었다. 「그런데 말이야.」 켄이 술잔을 들고 있는 이부키의 얼굴을 살피며 물었다. 「그렇게도 쓰다며 싫어하더니, 무슨 생각으로 마시는 거야?」 그에 이부키는 「글쎄?」하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문득, 올려다 본 밤하늘은 구름 한 점 끼지 않은 밝고 아름다운 별들의 세상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밝게 빛나는 것은 달빛. 내려다 본 술잔엔 또 하나의 달이 청아한 자태로 담겨져 있었다. ─ 잔에 담겨진 달을 술과 함께 삼키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 채워 진다라. 시상에 젖은 미치광이의 소리지만, 어째서인지 지금은 그의 말을 따라보고 싶었다. 들고 있던 잔을 입술에 옮기고는 단번에 꿀꺽꿀꺽 삼켜 넘긴다. 코를 찌르는 주향도, 쓴 맛도 어느 정도 견딜 만 했다. 그러나 부족한 부분이 뭔 질 모르니 채워지는 것 또한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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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기가 탈부착이었다면 레알 정장추남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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