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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들이란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다. 그 이유는 인간과 달리 강한 힘을 타고 나서이기도 하고, 또 자신의 힘을 과신하거나, 좀 더 강한 힘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서이다. 인간들처럼 외로움을 많이 타거나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생물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은 주로 집단을 형성하고 있지 않다. 요괴들 중에 인간처럼 집단을 이루어 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종족이라면 하늘을 자신의 영역이라 호언(豪言)하는 오만한 텐구라던가 아니면 요괴 치고는 약하여 서로가 서로를 지키며 사는 캇파 정도다. 그래서 간혹, 텐구나 캇파가 아닌 요괴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다 한다면 백귀야행 무리라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예외도 있는 법이다. 아무런 연관성도 없는 요괴들이 모여 마을을 형성한 곳도 있었다. 그런 곳은 대게 인간 마을을 덮친 요괴들이 인간들을 몰아내고, 그곳을 기점으로 축제를 즐기다 그대로 자신의 영역이 되었다거나 아니면, 인간을 흉내 내고 싶어 하는 별난 요괴들이 모여서 형성된 곳이었다. 후자의 경우, 인적이 닿지 않는 험준한 산속에 위치해 있었는데 요괴들의 마을답게 낫에는 한산하다가도 밤만 되면 축제의 장이 열렸다. 그 축제의 장에 서로 술을 나누는 인요가 있었다. 하나는 머리에 커다란 뿔이 쌍으로 나 있는 소녀고, 또 하나는 차가운 인상의 남자였다. 요괴들이 떠들썩한 가운데 인적이 드문 곳에 자리를 깔고 앉아, 술을 밤하늘의 달의 안주 삼아 마시는 두 인요의 이름은 이부키 스이카와 소노하라 유이치. 스승이었던 기예유가 떠난 후, 서로 동행하기로 한지 벌써 일 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래서 그 중놈의 식구를 묻어주는 일에 조금 거들 긴 했어. 국상사는 그 길로 폐절이 되어버렸고, 나는 고향 땅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거지.」 자신의 과거를 자랑스레 떠벌이는 스이카의 얼굴은 그 과거가 씁쓸했던 거와는 달리 무척이나 즐거워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듣고 있던 유이치는 관심이 없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스이카는 상관없다는 듯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런데 고향에 돌아오는 도중에 어떤 한 오니를 만났는데 말이야.」 스이카는 도중에 말을 멈추고는 널찍한 술잔에 채워져 있던 술을 한 입에 벌컥 들이마셨다. 그리고 이내 「푸하~」하는 쓴 숨을 뱉어내고는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술은 그 놈한테서 배운 거야. 뭐랄까? 술의 참맛을 알게 해준 남자라 해야 하나.」 「그 남자도 너처럼 술주정뱅이였겠군.」 「아니. 주정뱅이는 아니지만, 술을 좋아하는 놈이었어.」 유이치는 의외라는 듯이 한쪽 눈썹을 들어올렸다. 저 스이카가 태어날 적부터 술을 해온 게 아니라니. 표정은 여전히 무심해 보였지만, 유이치는 조금이 아니라 꽤 많이 놀라했다. 요 1년 간 같이 동행을 하며 지내온 바로 술이 요화해서 태어난 요괴가 아닐까 싶을 만큼 술에 환장한 요괴가 스이카 였으니까. 그는 매일 밤 마다 같이 한잔 하자는 스이카의 닦달에 시달리며 반강제로 술을 들이키던 날들을 떠올렸다. 그녀의 주량은 밑이 깨진 독과도 같이 그 끝을 알 수 없었으며, 그 탓에 같이 대작하던 자신까지 지금은 어지간한 인간은 상대도 안 될 정도로 주량이 늘어나 버렸다. 지금도 보라. 주변에 빈 술병들은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만치 많다. 아까까지 스이카의 얘기에 관심 없어 하던 유이치는 그녀를 이런 술중독자로 만들어 버린 장본인이 과연, 어떤 인물이었는지 조금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술로 채워진 잔을 들어 홀짝 마신 뒤. 그 쓴맛에 살짝 인상을 쓰며 스이카의 이야기를 경청하기로 했다. 조로로. 술병을 들고 자신의 술잔을 꽉 채운 스이카는 시선을 옮겨 유이치의 술잔도 비워져 있음을 발견하고는, 그의 술잔도 채워주며 하던 얘기를 이어갔다. 「그 놈을 처음 만난 건 어느 작은 마을에서였어.」 ------------------------------------------------------ 국상사를 떠나 고향으로 향하던 오니 소녀는 발길이 닿는 곳 마다 소동을 일으켰고, 인간이나 요괴 할 것 없이 어마어마한 공포를 새겨 넣는 존재가 되어있었다. 시비를 걸어오는 자는 누가 되었던 간에 그 자리에서 때려죽인다. 배가 고프면 짐승을, 짐승이 없으면 인간, 인간이 없다면 요괴들마저 씹어 먹었다. 인간이 사는 마을에 들려서는 닥치는 대로 휘젓고 다니며 약탈을 일삼았다. 이런 소녀를 퇴치하기 위해 수많은 퇴마사들이 동원되었으나 강한 대요의 힘을 지닌 소녀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이전에는 절대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던 소녀였지만, 뿔을 달고 오니가 된 이래로 강박에 사로잡힌 것처럼 날뛰었다. 마치, 자신은 잔악한 악귀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고 싶다는 듯이. 그로 인해 소녀가 지나온 자리엔 오니라는 거대한 공포만이 남겨져 있었다. 오니는 강하다. 오니는 무섭다. 오니는 악귀다. 그 강한 공포가 오니라는 요괴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고, 강해진 오니는 더 많은 공포를 먹어치우며 보다 강대해져만 갔다. 그 오니는 소녀였지만, 소녀만을 지칭하지는 않았다. 야마타노오로치의 피는 소녀를 바탕으로 새로운 종족을 만들어 냈으니, 소녀 홀로 오니였던 것이 이제는 오니라 함은 복수를 가리키는 단어가 되었다. 소녀가 지나간 자리에 있던 무색의 요괴들이 불길한 힘의 영향을 받아 오니로 새로 태어났고, 인간의 시체더미 속에서 그 피와 살을 받아 태어난 요괴들도 오니가 되었다. 그들은 소녀와 같이 강한 힘을 지녔으며 잔학무도했다. 그러면서 정이 깊고, 인간을 좋아한다는 점에서도 소녀와 같았다. 하지만, 모두가 제각각 개성을 지닌 요괴이기도 했다. 어떤 오니는 농담을 좋아하는 유쾌한 성격이고, 또 어떤 오니는 오니이면서 겁쟁이였다. 소녀가 처음 자신과 같은 오니 역시, 상당히 특이한 성격이었다. 만난 장소는 어느 작은 마을 앞. 그 오니는 스스로를 검객이라 자처하는 외뿔의 남자였다. * 자신을 막아서고 있는 요괴는 자신과 같은 기운을 풍기고 있는 외뿔의 남자. 마치, 자신이 이 마을의 수호신을 자처하고 있다고 말하는 듯이 장도를 어깨에 걸치고, 소녀의 입장을 불허하고 있었다. 소녀는 그가 자신과 같은 오니임을 알았지만, 그의 행동이 이해가지 않았다. 어째서 그는 오니임에도 자신으로 부터 고을을, 인간들을 지키려고 하는 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강한 바람이 불어 나뭇가지에서 떨어진 잎사귀가 소녀의 얼굴을 쓸고 지나갔다. 서로 마주한 채 응시하고 있던 둘 중에 먼저 입을 떼고 말을 건 것은 남자 쪽이었다. 「이거 누구인가 했더니, 위대한 오니님 아니십니까?」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너도 오니잖아.」 「나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무서운 오니니까 하는 말이지.」 입 꼬리를 찢어 올리는 그의 얼굴은 소녀에 대한 비웃음이 아니었다. 정말로 자신과는 비교가 안 되는 진짜를 만났다는 기쁨의 표출이었지만, 그 표현이 썩 좋지 않았다. 「너, 뒈지고 싶어?」 소녀의 눈에는 그저 얕잡아보는 걸로 비춰질 뿐이었다. 비록, 처음 만난 같은 동족이라 해도 자신의 비위에 거슬리는 자는 용서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성미를 건 드는 자가 있다면 가차 없이 쳐 죽여 버리는 게 소녀였다. 분명, 싸운다면 저 건방진 남자는 자신에게 한 주먹 거리도 안 될 것이다. 그걸 남자도 모르지는 않을 텐데 여유 있는 얼굴로 거들먹거리는 것이었다. 남자는 양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며 좌우로 흔들었다. 「싸우자는 게 아니야. 뭐랄까. 진짜 오니를 만난 게 너무 기뻐서.. 하하.」 아앙? 소녀는 남자가 갑자기 저자세로 나오자, 인상을 쓰며 사납게 노려봤다. 「기쁘다고? 그래서, 지금 내 앞을 막아선 거야?」 「막아선 이유는 좀 달라. 아무리 진짜 오니님이라지만, 이 마을 사람을 해치는 건 용납하지 않으니까.」 소녀의 눈이 게슴츠레해졌다. 지금 저 남자가 무슨 소릴 하는 거야? 하고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치를 주니 남자는 자세한 이유를 들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난 이 마을 사람들과 꽤 친하단 말이지. 술도 자주 얻어 마시고. 그 대신이라지만, 지금 이렇게 마을을 습격하는 요괴들로 부터 지키는 일을 하고 있어.」 「허어..」 「요괴가 인간을 지키는 게 이상하다 여겨질지 모르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남자가 친절하게 설명을 들려주었지만, 그래도 소녀는 영문을 몰랐다. 왜냐하면 남자는 오니니까. 오니는 인간을 해치는 게 당연했고, 또 잔혹해야 했으니까. 헌데, 남자는 오니이면서도 그러지 못했다. 반대로 인간과 친해져서 되러 그들을 지키는 입장이 되어있었다. 소녀는 울컥하고 짜증이 솟아올랐다. 왜 저놈은... 왜 저놈이! 추악한 질투심이었다. 소녀는 오니인 자신은 결코 인간과 친해질 수 없을 거라 단정 지어왔는데 그걸 저 남자가 보기 좋게 부정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직도 미련이 남았는가. 이제는 두려움만 안겨주는 악귀가 되었음에도 정을 갈구하는 자신이 몹시도 못마땅해 땅이 꺼지라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인상을 잔뜩 쓰며 당장이라도 자신을 쳐 죽일 요량으로 쳐다보던 소녀가 갑자기 허탈한 표정으로 한숨을 길게 뱉어내자, 남자는 그 연유가 궁금해 슬쩍 물어보는 말을 건넸다. 「내가 그렇게 이상한가?」 「아니, 오니라도 나와는 틀리겠지.」 자신은 흉악한 요괴조차도 떨게 만드는 오니다. 그러나 눈앞의 남자는 어떤가? 같은 오니라도 무척이나 달랐다. 오니라도 모두가 자신과 같으리라는 법은 없었다. 소녀는 찬찬히 남자의 모습을 올려다보며 한 마디 했다. 「비켜.」 「싫다.」 바로, 즉답 하고는 비켜서지 않는다. 소녀는 남자가 순순히 자신의 말을 들어 비켜주길 바랬지만, 남자는 완고했다. 대요인 자신을 앞에 두고 겁을 먹기는커녕 오히려 당당하게 막아서고 있다는 것은 그가 진심으로 마을을 지키고 싶어 한다는 강한 의지인 거겠지. 물러서지 않고 있는 남자는 꼴에 어울리지 않은 물건을 들고 있었다. 오니 주제에 검이라니. 주먹보다도 약한 인간의 무기 따위 들고 검객 시늉을 내려는 모습이 어찌 보면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었다. 소녀는 피식. 비웃음 가득한 어조로 물었다. 「오니가 그런 걸 차고 댕겨서 뭔 소용이냐?」 「어허. 이건 내가 검객이라서 차고 있는 거다.」 남자는 자신 있는 얼굴로 손에든 장도를 어깨에다 툭툭 쳤다. 그러나 남자는 검객이라 자처한 거 치고는 손에 들린 장도를 빼곤 그렇게 보일만한 구석이라곤 없었다. 머리에 솟아오른 뿔을 제하고도 행색을 보아 걸인에 더 어울렸지. 절대 검객이니 낭인으로 불릴 모습이 아니었다. 특히나 다 찢어져 이젠 국부나 겨우 가리고 있는 바지는 현대로 치자면 공공외설죄가 적용되기에 충분했다. 소녀는 그런 꼴로 '나 검객이네'하고 있는 남자를 참 한심하다는 눈으로 쳐다봤다. 「검객이 아니라 걸인 아니냐?」 「걸인이라니! 난 적어도 빌어먹는 짓은 하지 않아!」 「아니, 그게 아니라. 네 꼬라지를 보라고. 네가 지켜준다던 인간들로 부터 옷 한 벌 못 얻은 거야?」 「아... 그거 그냥 난 이 차림이 편하고 익숙해서.」 남자는 불만이 없더라도 소녀는 불만이었다. 처음으로 만난 동족이 하필이면 저런 똘추라니. 행색이 추레한 것도 모질라 그 꼴로 검객을 자청하는 건 오니로서 위엄이 안서는 모습이었다. 그런 거보다도 인간과 친해져서 마을을 지킨다니. 남자를 여러모로 골치 아픈 오니였다. 쯧. 혀를 찬 소녀가 남자의 검을 노려보며 한 가지 지적을 했다. 「네가 가진 그 검. 오니에겐 안 맞는 무기야.」 「엥? 검객이 검을 안 들면 뭘 들라는 거야?」 소녀의 지적에 남자는 과장된 몸동작으로 화들짝 놀라했다. 그게 그렇게 놀랄 말인가?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소녀는 자신의 지적을 이어갔다. 「기왕 무기를 쓸 거 같으면 절대 안 부셔질 쇠몽둥이 정도가 좋아. 바위도 분쇄 할 수 있는 걸로.」 「우와. 그거 엄청 무식해 보이는군.」 「네 생김새가 더 무식하다.」 어억. 남자가 입을 크게 떠억 벌리고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지었다. 그 과장된 반응에 소녀는 하나하나 일일이 놀라지 말라는 핀잔을 주고 싶었지만,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았다. 귀찮다는 얼굴로 고개를 돌리고는 칫! 하고 혀를 찰 뿐이었다. 자신도 뭐하려 저런 놈을 상대로 말상대를 하고 있는지 모를 노릇이었다. 그냥 힘으로 뚫고 지나가면 그만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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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텐 탄생 설화를 나름 짬뽕해서 각색했고, 거기다 오니라는 종족의 탄생까지 각색해버렸습니다.
2차 창작이니 이정도는 괜찮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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