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어디야?
방금전 까지 파츄리님과 같이 내 항문의 상태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던 중이었는데, 순간 눈 앞이 컴컴해지더니... 정신을 차렸을 땐 어딘지 알 수 없는 숲속이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심판이냐!
이건.. 공명의 함정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연고도 없는 장소에 워프가 될 리가 없지.
「누구냐! 정체를 밝혀라!」
혹시나 나를 이리로 불려들였을 흑막이 숨어서 지켜보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 일단, 지르고 봤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보다 어쩐지 쪽팔려 이거!
누가보면 자의식 과잉. 아니, 숲속에서 중2병 놀이를 하는 안쓰러운 악마로 보이겠는 걸. 아무튼, 우선은 이곳이 어디인지 부터 알아야 하니까. 나는 적당히 주변을 둘려보며 내가 있는 장소를 파악하기로 정했다.
*
해서, 판단한 바. 여기는 마법의 숲이었습니다!
내가 신세지고 있는 마리사의 집이 마법의 숲에 있었으니 당연히 한 눈에 이곳이 마법의 숲이라고 알아봤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어. 괘..괜찮아! 나는 인도어파니까 모를수도 있지 뭐. 암튼, 나는 숲속을 10여분을 걸어다니다가 익숙한 건물과 마주하고는 그곳으로 서스럼없이 걸어갔다.
폐타이어와 표지판, 각종 잡동사니들이 너저분하게 널려있는 마당을 보건데 이거이거.. 하루도 못 참고 어지려놨군. 분명, 여긴 마리사의 집이 확실하다. 하지만 왜일까? 묘한 위화감이 느껴졌다. 마치, 나의 손을 전혀 안 탄것 처럼 나라는 존재를 처음 받아들이고 있는 듯 보였다.
그게 뭐야? 이곳에 온 게 처음이라고. 난 또 무슨 엉뚱한 생각을 한 거지?
쓸데없는 생각 말고.
똑똑. 문을 두번 두드리고 거침 없이 열어 재낀다. 눈에 들어오는 광경은 그야말로 엉망. 눈뜨고 봐줄수 없을 만큼 어질러져 있었다.
내가 고생해서 정리해 두었던 잡동사니들이 언제 정리했냐는 듯이 거실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새하얀 먼지들이 공기중에 날아다니고 있었다. 여기서 또 다시 드는 위화감. 이건 틀림없다. 나의 손이 처음 부터 안 닿았던 집의 내부다. 그럼 어째서?
그런 의문에 골몰해지려는 찰나. 책상에 엎드린 채 새근새근 잠이 든 마리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 본인한테 물어보면 되는 일이다.
어째서 집이 또다시 개판이 된 것인지.
나는 곤히 자고있는 마리사의 어깨를 붙들고 흔들었다.
「우웅?」
눈은 떴지만, 아직 잠에 들 깬 듯, 몽롱한 표정으로 나를 멍하게 응시하다가 이내 고개를 숙이며 잠들었다.
「자지마!」
다시 한번 어깨를 흔드는 것으로 마리사를 완전히 잠에서 깨어나게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나를 보는 마리사의 눈초리가 이상하다. 마치, 불신자를 보는 듯한... 아니, 그 보다도 더 혹독한 시선이었다.
마리사가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벌렸다.
「으아아악! 벼..변태야 ── !」
있는 힘껏 내지른 소리에 나는 깜짝 놀라 그만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서고 말았다. 변태라니! 아니 나 변태 맞지만.. 그래도 주인이 사역마한테 할 소리가 아니지. 나는 항변했다.
「너 자기 사역마 얼굴도 못 알아보는 거야?」
「사역마?」
「그래. 나야 나!」
그랬더니 물끄러미 나의 얼굴을 쳐다본다. 음.. 이제 알아보는 구나.
싶었는데.
「마스터 스파크 ── !」
에구.. 잔넨~ 마스파 였습니다!
─ 쿠콰콰콰콰콰!
빛의 입자들이 나의 몸을 집어 삼켰고, 나는 그 자리에서 혼절.. 할 뻔 했다.
최근 엉덩이의 통증으로 인해 어지간한 데미지로는 정신을 잃지 않게 되었으니 이걸 기뻐해야 하나, 아니면 울어야 하나.
너덜너덜해진 나는 「에구구」하는 신음을 흘리며 타버린 옷을 대충 털어내고, 중요 부위가 보이지 않게끔 갈무리를 했다. 그리고 여전히 수상쩍다는 눈으로 쳐다보는 마리사에게 감정을 담아 큰 소리로 말했다.
「이년아! 환자에게 무슨 지거리야!!」
그런데 마리사는 나의 불만을 듣고 뭐가 그리도 놀란 것인지. 눈을 끔뻑이며 영문 모를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설마.. 내가 모르는 마리사인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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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도를 처단하기 위해 루키드를 그쪽 세계관에다 던져 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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