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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들어서기 전 부터 퇴마사 같지 않아 보였다고 생각 했었는데 정말로 퇴마사가 아니었을 줄이야. 뇌조를 영격해 캇파들을 상대하고 있는 음양사. 이 쓸모없는 퇴마사 무리 중에 유일하게 진짜라 칭 할 수 있는 퇴마사. 소노하라 유이치는 뇌조를 유지할 만큼만 집중한 채 진언을 외는『척』 하는 가짜들을 증오의 시선으로 쏘아보며 이를 으득 갈았다. 그 중에 자신과 같은 진짜도 있을 테지만, 부족한 실력이 드려나는 게 싫어 분수에 맞지 않는 무리한 술법만 고집하고 있는 행색이었다. 보나마나 고작 세 구절의 진언만으로 뇌조를 소환한 자신에게 자극을 받은 거겠지. 정말이지 보기 추한 질투가 따로 없었다. 그의 감상대로 대다수의 퇴마사들은 여지 것 술법 하나 완성하지 못한 채 같은 구절만 되풀이 하고 있지 않은가. 저 유치하기 짝이 없는 행태는 유이치의 신경을 있는 대로 자극했다. 그는 올라오는 구역질을 억지로 참아가며 뇌조의 영격에 집중했지만, 쌓여가는 불만은 어쩌지 못했다. 머리는 복잡했고, 속으로 부터 열불이 터져 나온다. 자신이 아무리 미워도 그렇지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자존심을 우선하는 건 바보같은 짓이었다. 이 토벌전을 뭘로 보는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죽어가는 병사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없냔 말이다. 거기에 지휘관이란 놈은 어찌나 한심하던지. 유능을 타고난 그에게 무능의 끝을 보여줬다. 어떻게 된 게 상대를 해야 할 적에 대해서 이리도 무지 할 수가 있을까? 그런 주제에 토벌대의 지휘를 맡고 있다니, 기도 안 찰 노릇이었다. 사전에 캇파들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만 알았더라면 이토록 궁지에 몰리는 일도 없었을 터. 그리고 병사들도 문제가 있긴 마찬가지였다. 칼도 제대로 휘두를 줄 모르는 놈들 주제에 분위기에 휩쓸려 개죽음이나 당하는 처지라니. 고향에서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란 생각은 안하는 건지. 이 토벌대는 한 마디로 평해 총체적 난국이라 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열받게 만드는 건, 참전비를 노리고 온 가짜들이었다. 퇴마사도 아닌 것들이 돈에 눈이 멀어 거짓을 일삼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제기랄...' 이럴 줄 알았으면 겁쟁이 취급을 받게 되더라도 도중에 빠져나왔어야 했다. 어떻게 봐도 지금 상황은 답이 안 나올 정도로 엿 같았고, 이 토벌대의 군세 속에서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게 자신이 유일하다는 사실이 유이치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유이치는 속으로 온갖 저주를 퍼부으며 이를 빠드득 갈았다. 뇌조의 영격은 억지로라도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의 얼굴은 당장이라도 폭발 할 듯 분노로 차 있었다. 그가 개판 같은 토벌대로 인해 점점 미쳐갈 때 즈음, 드디어 뇌조를 제외한 또 다른 술법이 완성되어 나왔다. 주문이 실패하기를 수십 번. 초조할 때로 초조해진 퇴마사가 간신히 자신이 원하던 술법을 완성시킨 것이었다. 완성된 술법은 영력을 머금은 수십 장의 부적들이 푸른 불꽃에 휘감긴 채 길게 가로로 줄지어 서 있는 요격탄으로, 어떤 상대라도 닫는 즉시 푸른 불꽃에 휩싸여 잿더미로 만들어버리는 청화적. 그가 행 할 수 있는 최대인 동시에 특기이기도 한 술법이었다. 원래는 여 덜 장의 부적을 허공에 원형으로 나열 시키는 팔룡청화적이란 술법이지만, 그것의 몇 배나 되는 양의 청화적을 동시 발현 시킨 이 술법은 누군가를 의식해서 만든 일종의 대항심의 발현이었다. 그는 완성된 술법을 만족스런 얼굴로 쳐다 보다 돌연, 유이치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는 저열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술자는 아침의 행군 도중에 유이치로부터 무시를 당했던 유약한 인상의 사내였다. 그가 이런 혼잡한 전장 속에서 자신의 능력에 벗어난 술법을 굳이 무리까지 해가며 완성시킨 것은 온전히 유이치 때문이었다. 시건방지다고 생각했던 놈이 미지근한 시간 만으로 높은 수준의 술법을 완성시킨 일은 그를 자극시키기엔 충분한 사실이었다. 술자는 심호흡을 한 뒤, 손을 앞으로 쭉 뻗었다. 그러자 길게 일자로 늘여서 있던 청화적이 그 의지를 반영한 듯 일제히 캇파들을 향해 날아들었다. 푸른 불꽃을 휘감은 부적은 병사들의 머리 위를 지나 가장 가까이 있는 캇파의 몸 부터 달라 붙어갔다. 청화적이 붙은 캇파는 자신의 몸에 달라붙은 그것을 채 떼어내기도 전에 푸른 불꽃에 휘감겨 고통스런 비명과 함께 재가 돼 버렸다. 그것은 몸에 닫기만 해도 상대를 확실히 재로 만들어 버리기에 매우 무서운 술법이었다. 일격에 목숨을 앗아간다는 점에서는 뇌조와 비슷하게 보이지만, 위력만 놓고 본다면 청화적쪽이 한 수 위일 것이다. 하지만, 단점이라면 청화적 한 장을 완성하는 데 드는 진언은 네 소절. 역량이 좋은 술자라면 두 소절로도 가능하지만 지금 이 술법을 완성한 술자는 아무리 애를 써도 세 소절 정도가 한계였다. 그걸 가장 효율 좋은 방식으로 짜 놓은 술식이 바로 여 덜 장의 부적을 동시에 청화적으로 만드는 팔룡청화적. 그런데 그 방식을 포기한 시점에서 단연 효율이 떨어진다. 거기다 ─ 청화적의 약점을 간파해 낸 캇파 몇몇이 자신의 몸에 달라붙기 전에 입에서 물줄기를 뿜어내어 미리 저지하기 시작 한 것이었다. 뇌 속성의 뇌조와는 달리 불 속성의 술법인 청화적은 물에 저지당하기 십상이었기에 캇파와 같이 물을 다루는 상대에겐 큰 효용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게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유이치에게 대항심을 불태우던 퇴마사는 애당초 실력으로, 머리로도 그에게 상대조차 안 되는 그저 그런 놈이었을 뿐. 유이치는 그런 한심해 빠진 퇴마사 나부랭이를 비웃음 섞인 눈초리로 노려보며 소매로 부터 부적 한 장을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단, 한 소절만으로 청화적을 만들어 냈다. 그것도 뇌조로 영격하는 와중에, 문관 같은 퇴마사에게 보란 듯이. 이건 말도 안 된다. 보통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뇌조를 소환해 조종하는 와중에 또 다른 술법을 부린다니. 이 상식을 벗어난 일이 유약한 문관처럼 생긴 퇴마사의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그것도 모질라 단 한 소절 만에 청화적을 만들어 내다니. 완패 정도가 아니었다. 자신은 평생 갈고 닦아도 범접할 수 없는 경지에 경외심마저 들었다. 이로서 유이치는 미운 감정으로 대항해야 할 건방진 놈이 아닌 자신이 진정 목표로 삼아야 할 동경의 대상이라는 걸 깨달게 되었다. 헌데, 저 만 한 자가 어찌해서 이런 토벌전에 참가하게 된 걸까? 수도인 헤이안쿄에서 벼슬을 하고 있어도 이상할 게 없는 인재인데 자신과 동등한 보수를 받는다는 게 영 이해가 가질 않았다. 퇴마사는 그 연유를 아무리해도 떠올릴 수 없었다. 그러고는 이내 아무렴 어떤가. 정신을 차리고 캇파들을 퇴치하는 데 열중하기로 했다. 유약한 퇴마사의 소매로 부터 부적들이 흘려 나온다. 허공에 원을 그리며 떠있는 여 덜 개의 부적. 진언과 함께 푸른 불꽃이 타오르는 그것은 그의 주특기 술법인 팔룡청화적. 자신의 분수를 확실히 알게 된 퇴마사가 수준에 맞는 술법을 부림으로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게 된 것이었다. 그 모습에 유이치는 만족스런 얼굴로 방금 만들어 냈던 청화적을 거둬들이고는 뇌조의 조종에 집중하기로 했다. 치이이지지직! 불꽃이 타들어가는 소리를 내는 뇌조가 맹렬한 기세로 전장을 누볐다. 지금 이 전장에 최고의 공을 세우고 있는 건 바로 뇌조. 캇파들에게 있어 대적이 불가능한 거대한 공포고 순식간에 목숨을 앗아가는 사신이었다. 그와 더불어 청화적이 날아 든다. 그 많은 퇴마사들 중에 제대로 된 술법을 부리는 자는 단 둘 뿐이지만, 최소 열 명의 퇴마사의 몫 아니, 수십 명의 몫은 해내고 있는 듯 보였다. 두 퇴마사의 맹활약에 진언을 외는 척만 하던 가짜들은 이젠 외는 척도 하지 않은 채 멍하니 닭 쫒던 개 마냥 화려한 술법의 향연을 넋 놓고 구경하기 이르렀다. 반면 그 활약에 힘입어 간신히 술법을 하나 완성 시켜 힘을 보태는 이도 있었지만, 극소수였다. 그런데도 캇파들은 자신들이 크게 밀리고 있다는 듯이 주춤 거리더니 점차 뒷걸음질 치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 수상한 행동에 가장 눈여겨 본 것은 뇌조로 영격하던 유이치였다. 그는 뇌조를 멈추고, 그들이 무얼 하려는 건지 예의주시하며 지켜봤다. 캇파들은 처음엔 뒷걸음질 치며 조금 뜸을 들이는가 싶더니, 아예 몸을 돌려 달아나고 있었다. 마치 자신들의 술법에 기세가 눌린 것처럼, 맹수의 습격에 겁을 집어먹은 초식 동물들 마냥 여러 갈래로 산개하여 도주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토벌대들에게 있어 승기가 온 걸로 보였으나, 실상은 다른 법. 달아나는 캇파들은 손에든 무기속의 암기가 떨어진 것도, 자신들이 열세에 빠졌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도주를 택한 것엔 이유가 있었으니. 토벌대를 유인책으로 수공에 빠지게 만들고 본진에 눈치 채기 어려운 함정까지 설치한 그들이기에, 이러한 행동은 하나의 작전이라고 봐야 옳을 것이다. 모두 약속이나 했다는 듯이 토벌대에게 멀어지는 캇파들을 보며 지휘관은 무언가 심상치 않은 예감에 사로잡혔다. 저것들이 또 무슨 속셈일까? 이미 두 번의 함정으로 애꿎은 병사들만 개죽음 당하게 만들었던 그는 갑작스런 캇파들의 행동에 함정의 기운을 느꼈다. 엄습하는 불안감에 뭐라도 해야 된다는 강박에 사로잡혔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캇파들의 행동을 예의주시하며 앞으로 다가올 공격에 대비하는 것뿐으로. 캇파들이 걸어 올 수작이 무엇인지에 대해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굳은 얼굴로 도주하는 캇파들의 등을 지켜보던 지휘관은 지금이라도 군을 물러 남아있는 병사들을 보존해야 할지 아니면, 이대로 치고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선 듯 판단이 서지 않았다. 이러고 있는 동안 저들이 뭘 해올지 모른다. 빌어먹을! 지휘관은 입술을 깨물고 비통한 심정으로 눈을 내리깔았다. 이래서야 저 놈들 손안에 놀아나는 꼴 아닌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자신의 무능함에 이때만큼 치를 떨었던 적이 없었다. 토벌대가 주춤하고 있던 사이 도주하던 캇파들이 갑자기 멈추어 서더니 방향을 돌려 토벌대 들을 바라보았다. 뭐하려는 거지? 캇파의 행동은 의문투성이이었다. 이쪽을 향해 가만히 응시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 토벌대는 지휘관도 병사들도 퇴마사들도 호기심 반, 두려움 반의 감정으로 저마다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 무거운 분위기는 수많은 병사들의 움직임을 멈추게 만들었고, 입까지 꾹 다물게 했다. 공기마저 분위기에 짓눌린 채 뜨겁게 달아오른 대지를 낮게 덮어버렸다. 그로인해 찾아오는 정적에 가까운 고요. 꿀꺽하고 침을 삼키는 소리가 옆자리로부터 뚜렷이 들려올 정도로 조용했다. 표현하자면 폭풍이 몰려오기 직전의 광경. 이른바 폭풍전야였다. 지휘관의 입술이 기괴하게 비틀렸다. 지금 와서 병사를 후퇴시키기엔 이미 늦었다고 직감한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자책하며, 곧 있을 캇파의 공격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그 뿐만 아니라 병사의 수가 토벌을 시작하기 전에 비해 거의 절반에 가깝게 줄어있었기에 그는 절망감마저 들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 된 것일까? 여기서 패해 많은 병사를 잃고 돌아가는 날엔 책임을 추궁당할 것이다. 영주로부터 목숨이 몇 개라도 부족할 판국이었다. 그 최악의 상황을 떠올리는 지휘관의 얼굴은 사색이었다. 죽을상으로 악몽이라도 꾸고 있는지 ‘끝장이다.’라고 중얼대고 있는 지휘관의 등 뒤로부터 귀를 찢는 굉음이 울렸다. 쿠앙 ─ ! 지진이라도 일어났는지 지축이 크게 흔들리며 무언가 산산조각 나는 소리와 끔찍한 비명소리가 한데 뒤섞여 들려오자, 지휘관은 숨을 멈춘 채 조바심을 가지고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 눈앞에 드려난 참상은 상상을 초월했다. 자신이 보고 있는 게 이젠 꿈인지 생시인지 조차 분간되지 않았다. 캇파들의 짓이 틀림없을 진데 한 낮 요괴가 한 짓이라기 보단 신이 천벌이라도 내린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그를 무너져 내리게 만들었다. 지휘관은 나라를 잃은 왕족과 같이 초점을 잃은 눈으로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엄청난 충격에 의해 파여진 땅. 그 주변으로 보이는 건 산산이 찢겨져 걸레조각이 되어버린 병사들의 시체로 어디하나 사지가 온전한 시신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렇게 말 그대로 다진 고기가 되어버린 병사의 수는 어림잡아 10 ~ 30 명. 즉 수십 명에 달했다. 정확히 무엇에 공격당한 건지 그 누구도 알지 못했지만, 한 가지 확실 한 건 하늘로부터 날아든 괴이한 물체가 원인이라는 것과 땅에 닿자마자 조각으로 흩어진 그것이 주변의 병사들을 도축장의 백정처럼 찢어발겼다는 것 정도였다. 토벌대는 캇파들의 수상한 기척에만 신경 쓰느라 그것이 날아온 위치를 측정해 내지 못했고, 또 다시 날아올 그것을 경계하며 하늘 쪽을 주시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날아오는 그것. 이번에는 어디로부터 날아오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저 시커먼 기둥 덩어리가 날아오는 방향은 캇파들의 본진 쪽. 거대한 암벽으로 부터였다. 후우우웅. 둔탁하게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후, 그것. 시커먼 기둥은 궁병들이 밀집되어있는 지점에 정확히 낙하했다. 쿠아아앙! 하는 파공음과 함께 흙이 튀고 피가 튀었고 짜부가 된 병사들의 살점이 뒤섞였다. 이윽고 분해된 기둥으로부터 철로 된 파편이 튀었다. 파편은 주변의 병사들을 자비 없이 찢어 죽였으며 기둥이 떨어진 지점 반경으로 100미터 안으로는 처참하게 흩어져 있는 고기 조각 이외엔 어떠한 것도 존재하지 않게 만들었다. 파편으로 인한 영향은 그 보다 더 넓었다. 낙하의 충격으로 튕겨나간 파편들은 200미터 이상의 위치에 있던 병사 까지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본진 암벽으로부터 쏘아진 철로 된 기둥. 이것은 토벌대에게 암기를 발사하는 무기보다도 더 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 보다 더욱 더 충격 적인 것은 ─ 이 원거리 요격을 위해 캇파들이 토벌대로 하여금 진영을 최대한 밀집 시키도록 유도했다는 사실로 다시 말해, 토벌대는 처음부터 캇파들의 손바닥 위에 놀아난 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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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좀 헤깐 할 때 써서 그런지 문장이 너무 개판이라
몇 번의 수정을 거치고 나서야 겨우 글이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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