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거기로 갈거야?"
"응! 이번에는 확실해!"
오늘도 렌코는 활기차다. 무슨 원동력으로 저렇게 활기차게 살아갈수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가끔은 이런 미소를 보고있는것만으로도 뭔가 마음 한켠이 따스해지는 느낌이 든다.
"근데. 무슨 생각으로?"
"지난번에 이걸 주웠거든"
한 쌍의 곡옥이였다. 두 곡옥은 서로를 맞부딪치며 잘그락거리는 소리를 냈다.
"헤에...곡옥이네? 어째선지 우리가 알고 있는 색깔과는 다른데?"
그도 그럴것이 한 곡옥은 붉은색을, 다른 곡옥은 노란빛을 띄고있었다.
기묘하고 처음 보는 색깔이긴 하지만 어디서 주웠다니 그런 테마를 하고 있는 요즘 물건이라고 치자.
"이게 뭔가 매게채가 될수 있는건가?"
"글쎄? 메리. 넌 뭐가 보이지 않아?"
"우웅...글쎄. 딱히 뭔가 느껴지지 않는게 그냥 평범한 물건인거같아"
"음. 그런가? 그래도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둬. 혹시 모르지. 정말 신통력이 뛰어난 물건일지 누가 알아?"
그러면서 렌코는 나에게 노란빛 곡옥을 쥐어주었다.
후에 카페에서 헤어진뒤 나는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늘 다니던 골목길을 지나던중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어라? 곡옥..."
주머니에서 곡옥을 꺼내들었을때 곡옥에서 작지만 밝은 빛이 나고있었다.
"역시 이상해..."
정말로 꺼림직한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이대로 가지고 가다가 열을 내서 바짝 타버릴수도 있다면 있을수도 있다. 하지만 열을 내거나 그런건 아닌거같았다.
빛을 내는것 외에는 딱히 대단한게 없는 모양이다.
"...랄까. 이 곡옥 떨리고 있잖아"
곡옥은 옛날에는 일종의 신통한 부적으로서 자주 애용됬던 물건이라고 한다. 야사카니의 곡옥이라는 신기가 있듯이 대부분의 곡옥은 신통한 힘을 가져 미약한 기에도 강렬한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노란색 빛을 띄는 조잡해보이는 곡옥이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고?
'아무리 봐도 그냥 평범한 돌을 깎은다음 염색한거같은데'
이 꺼림직한 기운을 무시할수 없었다. 렌코였다면 분명 무언가 있을것이라며 꺅꺅대며 기의 흐름을 본격척으로 찾겠다며 나서겠지.
그렇다면 이번에는 렌코의 감이라는걸 믿어보자. 나는 곡옥을 손바닥 위에 올려두고 천천히 골목길을 걸었다.
한동안 골목길을 돌아다녀도 그렇게 격한 반응을 보이거나 하지는 않았다.
"역시 기분탓이려나?"
그렇게 말하며 샛길에 들어섰을때 곡옥의 진동이 매우 커졌다. 빛도 밝아진 느낌이었다.
"어라. 점점 진동이 강해지네? 그렇다는건..."
이 샛길에 뭔가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샛길을 지나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이 샛길을 지나면 뭐가 있을까. 어떤 오컬트적인 구슬일지도 모르고, 또는 엄청난 양의 금맥이 있을지도 모른다. 다우징 로드가 수맥에 반응하는것처럼 이 곡옥이 금맥을 찾아낼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수천년전의 미지의 기술이라면 가능할지도.
약간의 시간을 투자한 결과 곡옥이 가장 강하게 반응하는 곳은 여기 있는 폐신사라는 결론이 나왔다.
주변이 어두운데도 손전등만큼이나 밝게 빛나는 곡옥을 바라보고 있자니 뭔가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이 보면 뭐라고 변명해야 할까'
곡옥을 손전등삼아 신사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지만 마땅히 대단한것을 찾을수는 없었다.
"으으...! 이게 뭔데! 딱히 대단한것도 없잖아"
정말로 완벽한 시간낭비였다.
지금 이시간쯤이라면 코타츠에 웅크리고 들어가 맥주와 함께 과제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정말로. 완벽한. 시간낭비다.
그 딸기 교수가 과제를 안해왔다는걸 알면 어떤 처벌을 내릴지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해졌다.
어둡운 밤에 다 무너져가는 폐신사에서 귀신보다 무서운 딸기교수의 모습을 생각하니 진심으로 무서워졌다.
어서 돌아가야지.
돌아가는 길에 렌코와 메일을 주고받았다.
'에? 그런곳에 샛길이 있었나?'
'응. 근데 거기에 곡옥을 가지고 들어가니 뭔가 엄청난 반응을 보였어'
'오오. 뭔데 뭔데'
'빛이 난다던가 진동이 느껴진다던가'
'에. 그거 바이브 아니야??'
'아니야'
렌코 이녀석은 생각하는거 하고는...
'어쨋거나 한번 다음에 시간내서 신사로 가보자'
'좋지! 곡옥 챙기는건 잊지 말라고'
그 뒤 과제 이야기와 딸기 교수 뒷담화로 메일을 주고받다보니 어느새 집에 도착해버렸다.
그리고 역시 내가 생각했던 대로 나는 간단히 목욕을 한 뒤 코타츠 안으로 들어가 느긋하게 과제를 했다.
'리포트는 정말로...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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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교수의 분노의 과제로 일주일은 엄청난 속도로 흘러가버렸다. 덕분에 우리들의 클럽 활동도 생각만큼 진전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 일에 대해서 완전히 잊어버렸다고 해야할까.
다시금 곡옥의 주제가 꽃핀건 딸기 교수의 분노가 사그라들어 시간이 널럴해졌을때. 카페에서 느긋하게 딸기 쇼트케이크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렌코의 입에서 나오게 되었다. 그 와중에도 그거 잊지 않았구나. 열정 하나만큼은 인정해줘야겠다.
"내일. 네가 말한 그 신사에 가보지 않을래?"
"내일?"
"응. 내일"
"빠르다고요"
"빨라?"
"준비할 시간은 줘야지. 나도 그게 그렇게 간단히 부왘! 하고 되는게 아니란 말이야"
"그런가..."
렌코가 축 늘어져버렸다.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던중 렌코가 다시 입을 열었다.
"역시 안돼. 내일 모레에 딸기 교수의 분노가 다시 시작될지 누가 알아."
하긴...언제 폭발해도 모르는 교수지 그 붉은 악마
"음...그렇게 이야기 한다면야..."
"좋아! 고마워 메리!!"
정말로...이길수가 없네.
그렇게 나와 렌코는 다음날 신사에서 만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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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소설 리메이크 리메이크
주제는 똑같지만 내용은 다를거야.
옛날 소설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을까나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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