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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까지 떡이 되어있던 스이카가 어느새 원상복귀했다. 요괴 그것도 오니라면 바위를 깨부수는 용력 말고도 금강력의 육체와 초월적 회복력으로 유명하지만, 저 제자라는 오니 소녀는 이해가 안 될 정도로 튼튼했고 또 회복이 빨랐다. 유카리는 기예유라는 당나라에서 건너온 대요괴 뿐만 아니라 제자라 칭하는 오니 또한 범상치 않음을 깨달았다. 저 오니는 대체. 스이카를 보는 유카리의 시선은 뜨거웠다. 혹시, 나에게 연정을 품은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라 스이카는 오싹함을 느꼈지만, 이내 그게 아니라는 것을 눈치 챘다. 저건 단순히 자신을 향한 경외심과 호기심이 담긴 눈빛이다. 그것을 아는 데도 유카리에게 난감한 시선을 던지며 이렇게 말했다. 「아.. 그런 눈빛으로 쳐다보면 곤란한데...」 ─ 아. 유카리는 저 오니가 자신의 시선을 그런 쪽으로 오해 하는 걸로 판단하고는 서둘러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다소 떨리는 음색으로 「아니에요.」하고 그쪽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런데도 스이카는 쉽게 수긍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기 쪽에서 음흉한 눈길을 보내는 것이었다. 미망인에게 치근덕대는 몹쓸 중년의 상판 때기로 낄낄대면서 「이 소녀. 이쁜 언니가 좋답니다. 그 찌찌.. 한 번 만져 봐도 될까?」 소녀의 모습으로 중년 변태들이나 할 법한 소리를 내뱉으며 치근거렸다. 유카리는 오니의 상상도 못 한 발언에 두 눈이 크게 떠진 채 어리둥절해했다. 저 오니는 겉보기에는 자기보다 어린 소녀이건만, 행동거지는 완전 아저씨가 따로 없었다. 어쩌면 소녀의 탈을 쓴 아저씨 오니일 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며 바로 대처하지 않은 사이, 오니가 자신의 곁으로 성큼 다가오더니 어느새 바로 옆에 와있었다. 유카리의 옆에 바짝 붙어 선 스이카는 그녀의 몸에서 은은하게 풍겨오는 향기에 코를 벌름거리며 허리를 감쌌다. 그리고 헤헤. 입 밖으로 침을 질질 흘리며 손가락 마디마디를 음흉하게 놀렸다. 그리고 그 탐스런 가슴에 손을 얹히려는 찰나─ 「야이, 몸 쓸 제자 년아!」 가슴을 노리는 음흉한 변태 오니를 기예유가 발로 날려 제지했다. 쿵.쿠쿵.쿵! 기예유의 발차기로 멀리까지 날려진 스이카는 땅바닥에 크게 세 번을 찍은 뒤 뒹굴뒹굴 굴러서야 간신히 멈추어 섰고, 머리를 내저으며 정신을 차리고는 바로 큰소리로 따졌다. 「그 찌찌. 스승님 혼자 독점하시게요?」 아이고 머리야. 기예유는 저런 몹쓸 제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골머리가 아파왔다. 야쿠모 유카리란 여자가 확실히 너무 아름답다. 그 탓에 제자가 자신의 아저씨 본능을 주체 못하는 모양이었다. 제자는 평소에도 예쁜 여자만 보면 자신의 성을 망각하고 절제 없이 추파를 막 던지곤 했으니까. 하물며, 저런 절세미인 앞에서 오죽하랴. 스이카는 몸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터벅터벅. 날려지기 전 장소로 걸어왔다. 「좋은 건 공유해야지요.」 몹쓸 소리를 내뱉으면서. 음흉하게 웃는 낯짝으로. 저건 아저씨 정도가 아니다. 유카리는 온 몸에 돋아 오르는 소름에 긴장한 얼굴로 뒷걸음질 쳤다. 저 오니는 자신으로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존재였다. 분명 귀여운 소녀의 모습인데. 그럴 터인데. 지금의 스이카는 유카리의 눈엔 너무나도 징그러워 보였다. 「이년아! 유카리 씨가 무서워하지 않느냐. 이제 그만 하거라.」 그런 스승의 질타에 스이카는 네에- 하고 그녀답지 않게 깨끗하게 수긍 했고, 이제 장난도 질렸다는 듯이 음흉하게 웃어대던 얼굴은 소녀다운 천진난만함으로 바꾸었다. 그것이 내심 안심이 되었는지 유카리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뒤로 물렸던 걸음을 다시 원래자리로 되돌렸다. 아저씨에서 소녀로 돌아온 스이카는 유카리의 얼굴을 지긋이 쳐다보다가 분위기를 바꿔 사뭇 진지한 어조로 물었다. 「내가 누구인지 궁금해 하던 눈치던데. 누구일 것 같아?」 그 물음에 유카리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몸을 꼿꼿이 한 채 긴장을 했다. 아까는 아저씨 같더니 이제는 지옥수귀장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니. 저 오니는 대체 몇 가지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저건 절대로 예사로운 존재가 아니며, 기예유라는 사내 정도는 아니라도 틀림없이 거대한 재앙이었다.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분명이 저 오니는 오니 중에서도 이름 높은 대요괴. 재앙의 씨앗이라는 그가 분명했다. 유카리가 쉽게 대답을 들려주지 않자. 스이카가 대신 정답을 말하며 이죽거렸다. 「내가 스승님과 함께 이부키산을 내려온 지 어언.. 몇 년이 되었더라? 암튼, 아직까지 이름 높은 이부키산의 슈텐동자다.」 슈텐? 유카리는 자신이 생각하던 그 대요괴임이 확실시 되자, 벙 찐 얼굴로 한 줄기 식은땀을 흘렸다. 스이카는 그런 유카리가 아직도 자신을 모른다고 생각해 다시 한 번 말했다. 「응? 슈텐 몰라? 이부키동자라고도 불리는데. 지금은 스승님이 스이카라고 부르지만.」 「아.. 아뇨. 잘 알고 있어요.」 마지못해 대답하는 유카리에 스이카는 그래도 자신을 잘 모른 다 여겼는지 머리를 긁적이며 뿔난 얼굴로 짜증을 냈다. 「내가 여자라서 그런가? 대게 인간들은 슈텐이라고 하면 우락부락한 떡 대를 떠올리니까.」 스이카의 말대로 유카리가 봐도 스이카의 모습은 자신이 아는 그 슈텐과는 거리감이 있었다. 소문으로 듣기엔 틀림없이 남자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슈텐에 관련된 일화들은 그 모습이 7척에 이르는 거대한 사내였다고 표현되었으니 말이다. 잠깐. 7척의 사내라고? 순간 유카리의 눈이 기예유에게 향해졌다. 그러고 보니 이부키동자라는 오니가 슈텐과 동일인이다 아니다 하는 논란이 있었고 작은 쪽의 오니가 이부키동자라는 소문도 있지 않은가. 그렇군. 그렇게 된 거였어. 유카리는 지금 슈텐과 관련된 소문의 진상이 바로 눈앞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것은 사소한 오해로 비롯된 소문에 불과했다. 유카리는 기예유와 스이카의 모습을 번갈아 가며 보다 납득했다는 듯이 두 눈을 지긋 감았다. 그리고는 옅은 미소와 함께 기다란 속눈썹이 열렸다. 앵두 같은 입술도 열린다. 「그렇군요. 세간에 알려진 슈텐의 모습은 스승 쪽이었네요.」 그런 깨달음은 스이카의 귀엔 제대로 들려오지 않았다. 눈을 감을 때 보였던 그 기다란 속눈썹. 미소를 지었을 때 나타난 보조개와 싱그럽게 촉촉거리는 그 조밀한 입술이 시선을 빼앗아 저도 모르게 현혹되 버린 것이었다. 꿀꺽하고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스이카는 동성이라지만, 어쩜 저리도 아름다운 미색인지 사타구니에 짝대기만 달려있었다면 당장이라도 덮쳐 오입질을 해버리고 싶은 욕망이 일었다. 그 욕망이 지금 스이카의 얼굴을 또 다시 변태 중년의 상판 때기로 만들어놓았다. 「스승님, 보세요. 이야~ 불끈 불끈 하네요!」 옆에 같이 넋 놓고 바라보고 있는 스승을 팔꿈치로 툭툭 치며 말했다. 그에 기예유도 그 기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그 답지 않게 엉뚱한 소리를 내뱉었다. 「내 오늘 부로 서는 남자가 될 게야.」 「그거 잘 됐네요! 이제 스승님의 여자 불감증도 안녕이구만.」 「아아.. 저건 좋은 치료제다.」 입이 쩍 벌어진다. 유카리는 자신을 소재로 저질 만담을 나누고 있는 사제간이 어이없었다. 적어도 그. 기예유라는 남자는 신사적일 줄 알았는데. 불쾌감에 찡그러진 눈은 주름이 잡혀 파르르 떨렸고, 벌어진 입은 아직 닫혀 지지 않았다. 스승과 제자는 서로 닮는 다더니. '저 기예유란 남자도 바보였어.' 여태 가졌었던 그에 대한 좋은 인상은 와장창하고 깨지고, 제자와 같은 인상으로 탈바꿈하는 순간이었다. * 「미안하게 됐군.」 제자와의 만담을 끝낸 기예유가 머쓱해하며 사과를 해왔다. 자신에게 중요한 용건이 있어 이른 아침부터 찾아왔을 텐데 본론에 들어가지도 못 한 채 여지 것 놀아났으니 말이다. 예기치 않았다곤 하나 제자의 무례를 말리지는 못할망정 자신도 거기에 놀아나는 꼴이었기에 더욱 무안했다. 기예유는 신사적인 모습을 되찾았지만, 이미 한 번 변질된 인상은 쉽게 되돌리지 못하는 법. 유카리는 애써 웃음을 지어보이며 얼굴에 만연했던 실망의 흔적을 없애려 노력했다. 「늦었지만, 중요한 용건을 들어 보고 싶은데.」 기예유가 그렇게 묻자, 유카리는 기다렸다는 듯이 차분한 목소리로 「네. 말씀들이기 앞서 한 가지 보여드릴게 있어요.」하고는 허공에 검은 공간을 열어 그 속에다 손을 집어넣었다. 공간 안에 들어갔던 손이 다시 밖으로 나왔을 때, 무언가 쇠로 된 물건을 잡고 있었다. 얼핏 보면 활인데 그 모양새가 독특하여 활이라 잘라 말할 수 없는 처음 보는 요상한 무기였다. 처음 보는 것인데도 무기라는 걸 안 것은 사출되어 나가는 부분에 뾰족한 화살촉이 달려 있어서였다. 기예유는 그 특이한 형태의 무기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며 물었다. 「참으로 기괴한 무기로고. 이걸 보여준 이유가 무엇인지?」 손에 들린 철제 무기를 차가운 눈으로 내려 보고 있는 유카리는 그 질문에 대답하기 앞 서 철컥. 옆에 달린 손잡이를 뒤로 당겨서 홈이 나있는 부분에 걸쳐 고정시키고는 허공에다 조준했다. 이어 당겨진 손잡이를 살짝 위로 들어 올리자 고정이 풀림과 동시에 손잡이가 원래의 위치로 순식간에 이동했고, 그 반동으로 칵! 하는 쇠가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사출부에 있던 화살촉이 눈이 따라가기 힘든 속도로 허공을 향해 날아갔다. 그 기발한 작동 방식과 간단한 조작. 그에 비해 상당한 위력으로 화살이 날아가는 것에 기예유는 적잖이 놀란 눈을 했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사출구에 화살을 보충해 놓은 유카리는 다시 한 번, 철제 무기를 조작하여 화살을 날려 보냈다. 이런 식으로 짧은 시간 안에 여러 발의 화살을 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었다. 「그건 대체 어디에서 가져온 거지?」 「캇파들에게 서요.」 기예유가 물었고, 유카리가 대답했다. 이 처음 보는 철제 무기는 기존에 존재하던 무기들과는 그 차원을 달리했다. 활과 닮았지만, 활과 다른 저것은 특출 난 숙련 없이도 간단히 조준하여 맞출 수 있는 무기고, 또 활보다도 빠르게 쏠 수가 있다. 보면 작동 원리만 알면 나무로도 만들수 있을 것 같지만, 굳이 철을 고집한 것은 캇파답다면 캇파다운 부분이었다. 캇파란 물가에서 생활하는 주제에 금속류를 좋아하는 종족이니까. 유카리로 부터 무기의 출처를 들은 기예유는 고베의 영주가 대규모 캇파 토벌을 벌이려는 배경을 떠올리며 그 흑막에 저 여인이 관여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해냈다. 유카리가 캇파의 무기를 보여준 것은 그것과 관계되어 있을 테지. 기예유는 그렇게 짐작 하며 유카리를 노려보았다. 설명을 요구한 것이었다. 설명을 요구하는 그 무언의 눈빛에 유카리는 차가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것은 보다시피 기존의 무기 개념을 송두리 채 바꿔 놓을 물건입니다. 지금 봐서는 철로 만들어 진 탓에 무겁고 어지간한 힘 없인 손잡이를 당기기도 힘든 조악한 것이죠. 하지만, 이대로 계속 개량을 거처 발전해 나간다면 머지않아 인간 뿐 아니라 요괴들에게도 큰 위협이 되겠지요.」 자신의 생각을 사무적으로 늘여놓는 그 어조는 딱딱하면서도 감미로운 미성과 조화를 이뤄 그 내용이 쉽게 전달되었다. 상대방을 반드시 설득시키겠다는 유카리의 강한 의지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 의지가 전해 진 걸까? 기예유는 조용히 시선을 돌리며 생각에 잠긴 얼굴을 했다. 그리고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반론을 제기했다. 「허나, 저 정도 물건이 누구나 쓸 만하게 개량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흐를 것인데 그에 대한 방비를 세우면 될 게 아닌가? 어차피 무기란 진화해 나가는 것이고. 너무 서둘러 걱정할 필요는 없을 건데.」 「그러면 다행이지만...」 유카리는 말하다 말고 침음을 삼켰다. 기예유의 반론이 틀린 건 아니지만, 사실 그렇지만도 않기 때문에 고민하는 것이었다. 유카리는 그의 반론이 틀렸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또 다시 허공에 검은 공간을 열었고, 그 안에서 아까와는 다른 무기를 꺼냈다. 이번에 꺼내든 것은 아까보다 더 투박해 보이는 철제 덩어리였다. 더 이상 활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고 네모 넙덕한 몸신에 사출구가 길쭉하게 나 있는 형태였다. 그 네모난 몸체 옆에는 이중구조로 된 손잡이가 있었는데 끝부분을 잡고 빙글빙글 돌리도록 되어있었다. 「이것은 처음 보여줬던 무기 보다 나중에 만들어진 무기예요.」 들고 있는 철제 무기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 유카리는 사출구 방향을 먼 곳에다 조준하고는 한 손으로 몸체의 밑 부분을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 손잡이 부분을 돌렸다. 손잡이를 몇 바퀴 빙글빙글 돌리고 있자 도중 타탁 하는 마찰음이 들리더니, 피잉-. 사출구로 부터 날카로운 암기가 발사되어 나갔다. 유카리는 암기가 발사된 후에도 손잡이를 돌리는 걸 멈추지 않았고, 곧 이어 타탁타탁 하며 또다시 암기가 발사되었다. 그리고 타타탁타탁. 다음 암기가 발사 된 것은 아주 짧은 시간 내였다. 저 무기는 아까의 무기 보다 훨씬 진보된 무기였다. 화살을 장전할 필요도 없었고, 무엇보다 짧은 시간 동안 연달아 날릴 수 있는 연사력이 위협적이었다. 그 점에 기예유는 저건 이미 무기라기보다는 하나의 요술처럼 보였다. 저 무기만 있다면 누구라도 손쉽게 요술을 부릴 수 있을 것이다. 내심 놀라하는 기예유에게 유카리가 말했다. 「이 무기가 만들어 진 것은 처음 보여줬던 무기가 만들어진지 불과 십 년 만입니다. 캇파들은 그 짧은 세월 동안 자신들의 무기를 이정도로 진보시켰어요.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현명하신 대요괴께서 잘 아실 거라 믿어요.」 캇파들의 무기는 그 발전에 있어 너무 빨랐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을 기예유가 모를 리 없었다. 오히려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예전 일본이라는 섬나라로 건너오기 전, 천하에 무서울 것이 없었던 그를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던 그것. 아직, 먼 훗날의 일이라지만 인간과 요괴의 종말을 예견했던 그는 아직도 한없이 유치해 보이는 저 무기가 가져오는 건 그 종말의 시초라는 것쯤은 저 유카리 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다. 그 암울한 미래를 예견했던 기예유는 그 직후, 해결의 실마리로 보였던 예언을 점지 받았는데 그 내용이 이러했다. 『동방의 섬나라에서 경계의 요괴를 만나니, 다가올 미래를 걱정하다.』 이 신탁과도 같은 예언이 그를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만들었다. 이부키산에서 오니 소녀를 제자 삼고, 전국을 유랑했다. 그리고 예언대로 자신이 만나야 했던 인물과 대면하게 되지 않았던가. 자신을 틈새 요괴라고 소개한 야쿠모 유카리. 그녀야 말로 자신이 찾아다닌 예언 속의 인물. 경계의 요괴였다. 야쿠모 유카리가 예언의 요괴임을 확신한 기예유는 곧바로 예언의 내용을 이해했다. 자신을 유카리와 만나게 한 이유를. 그것이 예견 돼 있던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유카리의 자색 눈동자를 올곧은 시선으로 마주 보는 기예유는 다소 상기되 있었지만, 그 기쁨을 겉으로 내비치지 않았다. 그저 유카리가 해결책이라 생각하는 방법을 자기가 대신 발설하며 웃었다. 「그래서 인간들을 꼬드겨 산의 캇파들과 동귀어진을 시킬 생각이란 거군.」 그리고는 코웃음을 치며 언성을 높였다. 「흥, 그것이 정말로 올바른 해결 방법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구나.」 점지된 예언이 유카리와 만나게 한 이유는 그녀의 잘못을 바로잡아 주라는 천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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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불기분방의 스이카. 1 - 꽃향기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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