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새해가 밝기 전날 밤. 하쿠레이 신사는 사람들이 모여 복작거리는 소리로 요란하다.
이날만큼은 모두가 모여 새해에 소원을 비는 인요들로 신사가 복작거렸다.
덤으로 연회도 열렸다.
"우그으...어째서 레이무씨네 신사만 이렇게..."
"그도 그럴게 너네 신사는 위험한 산중에 있는걸? 야밤에 올라가다간 긿잃고 요괴밥이 되기 십상이라고."
마리사가 사나에의 질투심을 가중시켰다.
"하지만...신앙을 얻기에는 이쪽이 최적의 장소인거로 알고있는데..."
"아야야야? 우리 텐구나 캇파에게서 억지로 끌어얻는걸 신앙이라고 하시지 말아주실래요?"
"윽...흐윽...너무해..."
"아. 바보 텐구! 얘 울어버렸잖아!"
"걱정마세요. 이럴땐 술 몇잔만 마시면 조용해진답니다?"
"우웁!!어그억!! 우에에!!!"
"자자~ 쭉죽 들이키세요! 옳지~잘한다"
텐구의 무지막지한 힘은 제 아무리 2p무녀라 할지라도 이길수는 없는 모양이다. 눈에 눈물을 머금고 한가득 텐구가 주는 청주를 벌컥벌컥 들이마셔버리고는 사나에는 이내 잠들어버렸다.
"와. 잠들었다."
"후후..."
레이무는 신사 뒷편,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장소에 조용히 않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어머 어머. 연회의 메인격 인물인 네가 직접 나서질 않다니 의외야. 레이무?"
"레밀리아"
홍마관의 당주 레밀리아 스칼렛이 다가왔다.
"사쿠야는?"
"플랑 돌보느라 바쁠거야...제 멋대로 힘을 써버리면 연회가 아니라 도살장이 되버릴테니까"
"우와...그거 참 끔찍한 말이네"
"그래도 홍백과는 어울릴지도?"
"네 생각은 정말로 알수가 없어"
"후후..."
레밀리아가 쿡쿡거리며 웃었다.
어려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상당히 어른스럽고 점잖은 행동. 하지만 그 안에는 뭔가 무리를 하는듯 애쓰는 모습도 섞여있었다.
"하아...춥다"
"술 마셔. 몸 데워주잖아"
"응...고마워"
레이무가 레밀리아에게 술을 건내주었다.
"후우...가끔은 이런 술도 괜찮겠지?"
"그럴지도? 네가 가끔씩 식사때마다 마신다는 '와인'이라는것보단 맛있지 않아?"
"난 맛있던데?"
"전혀? 비릿하니 피같던데?"
"음? 피? 우리 집에 그런게 있던가...?"
"에?"
"아니야. 나중에 시간나면 알아볼게"
레밀리아가 하늘을 바라보았다.
"햐. 보름달. 그것도 붉은 보름달."
레밀리아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나와 참 어울리는 달빛이야! Blood Moon(적월)!"
레밀리아가 달빛을 한껏 받으며 신나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한편으로는 순수한 면도 있겠거니 싶었다.
"우...우와...!"
"조심해! 이 바보...!"
레밀리아가 돌부리에 걸려 휘청거렸다. 뒤에는 위험하게 강이 있었다.
"야...이런...!"
차칫하면 빠질판이다. 레이무는 재빨리 날아가 레밀리아의 손을 잡아 끌어당겼다.
"꺄앗...!"
레밀리아가 가볍게 레이무쪽으로 끌려당겨져왔다.
폭. 하고 레이무의 품안으로 들어와 우연찮게도 포옹하는 자세가 되어버렸다.
"...원래 이런건 남녀끼리 하는게 맞지 않나?"
"...여자끼리 하는것도 나쁘진...않네"
레이무가 조용히 레밀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비단같은 머릿결이 부드럽게 손끝을 스쳤다.
"헤헤. 왠일로? 잘한것도 없는데..."
"그냥. 솔직히 이야기 하면 귀여워서야"
"귀엽다니...숙녀한테 실례라고"
"그래? 그럼 이런건 어떨까?"
레이무가 레밀리아에게 입술을 맟췄다.
달빛이 조용히 둘을 비췄다. 레밀리아는 크게 놀란듯 한번 움찔거렸지만 이내 잠잠해져 레이무의 품 안에 조용히 들어와있었다.
"하아...더...할수 있지?"
"으...응..."
레이무가 레밀리아의 옷의 단추를 천천히 풀었다.
있는듯 없는듯한 가슴팍이 달빛을 받아 창백하게 빛났다.
부끄러운듯 풀어진 옷 매무새를 다시 바로 잡으려 했지만 레이무의 손길이 그것을 저지했다.
"숨기는건 안좋은 버릇"
레이무가 레밀리아를 끌어안아 풀밭으로 넘어졌다.
풀냄새가 눈냄새와 함께 섞여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기묘한 향이었다. 하지만 정겨운 향이었다.
아마 둘은 겨울이 올때쯤이면 이 향기를 다시금 기억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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