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
옛 지옥의 근처에 위치한 작열지옥터
레이우지 우츠호는 작열지옥의 열기를 조절하는 반면 이런저런 실험에 몰두하고 있었다.
"우웅...이것도 아니야...이것도 아니고..."
손 끝에서 밝은 빛을 만들어냈다 사그라트렸다를 반복하면서 계속 '아니야 아니야'를 반복하기만 했다.
"으으..어떻게하면...으악! 뜨거워!"
너무 이상한곳에 집중을 하다보니 열기가 우츠호에게까지 미치고 있었다는걸 잊어버린 모양이다.
하나에만 집중하는 성격은 매우 좋지만 안타깝게도 우츠호의 특성상 2가지 이상에 집중하기는 힘들다.
"으으 데였어...아프다..."
우츠호가 화상을 입은 부위를 바라보았다.
오른 팔뚝에 검게 그을린 자국이 남아있었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조직이 괴사하고 이미 바스라지고도 남을 정도의 상처였다.
하지만 신의 힘일지 요괴의 특성일지는 몰라도 그 상처는 머지않아 새 살로 메워졌다.
"마음에 들어. 아픈건 금방 없어지네"
우츠호가 만족스러워 하며 상처가 있던 자리를 둘러보던중 종소리가 들렸다.
"아? 벌써 끝날시간인가?"
우츠호는 아쉽다는듯 작열지옥터를 바라보았다.
"한번만 연습 해봐야지..."
우츠호가 양 손을 모아 힘을 집중시켰다.
밝은 빛이 우츠호의 손 안에서 맴돌았다.
이윽고 그 빛은 점점 밝고 뜨겁게 변해갔다.
우츠호의 이마에서 땀이 흘러나왔지만 머지않아 한 줄기의 수증기가 되어 작열지옥 어디론가로 흘러가버렸다.
"지...지금...!"
우츠호가 오른손에서 제 3의 다리를 생성해내며 외쳤다.
육각 기둥이 손에서 철컹거리며 조립되더니 이내 여러 침들이 삐져나와 거대한 빛을 움켜쥐었다.
찌릿찌릿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제 3의 다리가 무시무시하게 덜걱거렸으나 이내 빛이 소리도 없이 사라진 덕분에 분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우츠호의 얼굴은 실망에 가득찬 표정이였다.
"또 실패네..."
힘이 빠져 축 늘어진채 작열지옥을 지나 지령전으로 터덜터덜 날아왔다.
"역시 내가 바보라서 안되는걸까..."
지령전의 입구에 도착해 사토리를 바라보았다.
한없이 애완동물들에게 친절한 그녀.
오늘도 그녀는 변함없이 우츠호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냈다.
"어서오렴 오쿠. 오늘도 재미있게 보냈니?"
"..."
우츠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실망감에 짓눌려 사토리의 말이 들어오지 않았다.
'오...쿠?"
땅바닥에서 툭툭 하고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기에 우츠호를 바라보았다.
"어머...오쿠 울고있잖아. 무슨 일이니?"
"사토리님...저는 바보라서 안되나봐요..."
우츠호가 말했다.
울음을 애써 참고 말하는 목소리는 가느다랗게 떨리고 있었다.
"무슨소리니? 바보라서 안된다니..."
사토리는 재빨리 서드아이로 우츠호의 마음을 읽어보았다.
'빛...'
'빛...?'
빛이라니 무슨 소릴까?
지상으로 나가려다 실패라도 한것일까?
그것이 아니라면...
"오쿠"
사토리가 오쿠에게 다가와 천천히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지금 당장 되지 않는다고 실망해버리는건 진짜 바보가 하는짓이야"
"하지만 저는 바보인걸요..."
사토리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내가 보기에는 우리 오쿠가 제일 똑똑해보이는걸? 실수도 하지않고 작열지옥에서 완벽하게 일을 해내고 있잖아"
사토리가 빙그레 웃었다.
"원래 힘든 일이라는건 계속되는 연습으로 이루어 지는거야. 누군가가 단번에 원한다고 그게 불쑥 이루어지면 살아가는게 재미가 없잖아. 안그래?"
"..."
"이 세계에서 너가 원하는대로 되는게 힘든건. 신이 우리를 만들면서 좀더 살아가는 재미를 느끼라고 그렇게 만든거야. 여러 방법을 찾고, 시도하면서 해결 해나가라고"
"그러면...저도 계속 연습하면 제가 원하는걸 만들수 있을까요?"
"그럼? 안될것도 없지. 오쿠라면 빛으로 이 어두운 지저마저 밝게 비춰줄수 있을거야"
"사토리님..."
오쿠의 얼굴이 점점 밝아졌다.
천천히 미소를 짓다가 이내 사토리의 품에 파묻혔다.
"사토리님...저 힘낼게요. 안된다고 바보같이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힘낼게요...!"
"그래. 오쿠...끝까지 힘내서, 네가 원하는것을 이뤄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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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뒤 작열지옥터
오쿠가 한 구석에서 힘을 모으고 있었다.
"..."
이런 저런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며칠전에 사토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끝까지 힘내서, 네가 원하는것을 이뤄내렴"
오쿠가 천천히 손을 하늘을 향해 뻗었다.
수많은 기운이 한곳으로 모였다.
오쿠는 오른손에 있는 제 3의 다리를 꺼내 한 곳에 모인 기운을 집어넣었다.
제 3의 다리가 위협적으로 부들거렸다.
'포기하지 않아...!'
우츠호가 오른팔을 번쩍 들어 모였던 힘을 방출했다.
번쩍하고. 잠시동안이었지만 작열지옥을 뜨겁게 달구는 빛조차도 이겨버릴 정도로 밝은 빛이 지저 전체를 밝혔다.
며칠 지나지 않아 갑자기 생긴 낮선 빛줄기에 지저의 요괴들은 한동안 그 이야기로 지저 안을 뜨겁게 달궜다.
번개라느니 새롭게 환상들이한 요괴일지도 모른다느니 1초도 안되는 짧은 순간의 빛줄기에 여러 이야기가 나돌았다.
며칠이 지난 지금도 오쿠는 그 순간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다른곳에서 보였던건 한 줄기 빛뿐이었지만 분명히 자신은 보았다.
그 빛 안에 들어있는 거대한 태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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