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조금 더 기울면 오늘 하루도 지나간다.
오늘도 딱히 별다를것 없는 평범한 하루였다. 뭐, 할로윈이라고 몇몇 요정들이라거나 그런 아이들이 찾아와서 다짜고짜 뭘 달라고 했던거 빼곤 말이다. 그나저나, 오늘따라 달이 유난히 크고 밝은듯한게 마치 마녀라도 나올듯…
"트릭 오어 트릿!"
하다 라고 생각하기가 무섭게 저 멀리서 커다란 달을 배경으로 작은 별가루를 흩뿌리는 검은 마법사가 무언가를 외치며 빗자루를 타고 날아와 내 앞에 안착했고, 나는 내 눈앞에서 생글생글 웃고있는 마법사를 한번 슥 보고 다시 밤하늘감상에 빠졌다.
"우와, 못본척?! 나름 화려한 등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아, 아. 봤어, 봤다고. 그냥 반응하기 힘들어서 그런거다."
"오늘따라 귀차니즘이 더욱 강한 홍백무녀! 그 이변은 어디서 나오는거냣!"
"이변이고 뭐고 그 원흉이 지금은 너인것같은데."
나는 내 나름대로 장난이라고 생각하며 부적을들어 흑백에게 겨눴지만, 흑백은 어딘가 좀 움찔하며 말했다.
"거기, 그거 장난이라고해도 나한테 겨누지 말아줬으면 하는데? 그거 요괴가 아니더라도 맞으면 무지 아프다구?"
"설마 내가 진짜로 하겠냐마는. 뭐, 탄막대결이라면 조금 끌릴수도?"
"에이, 좀. 봐줘라 오늘은. 나름 옷도 신경써서 입고나왔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평소에 입고다니는 옷이랑 비슷하다고 느끼던 나는 '그게 평소에 입고다니는거랑 어디가 다른거지?' 라는 생각을 잔뜩담은 눈빛으로 흑백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흑백은 어딘가 자신만만하다는듯 주먹으로 가볍게 자신의 가슴을 통 하고 치며 나름 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일단 이거봐! 치마쪽에도 약간의 프릴이 들어갔다구? 그리고 모자도 나름 잭 오 랜턴 느낌을 살린 모자로 골라서 썼고, 자. 봐봐, 여기 빗자루 끝에 달고온 등불이 나름 내 회심의 포인트야! 여기서 별가루가 사라락! 하고 쏟아진다구!"
"아, 그렇군요 정말 대단하네요 흑백아가씨."
내가 영혼없는 대답으로 답하자 흑백은 '역시, 센스가 떨어지는 홍백씨! 뭘 모르시네.' 라고 말하며 놀려댔지만, 딱히 상대하기도 귀찮아서 그럭저럭 넘겨버렸다.
"그리고 원래는 기껏 꾸미고 여기까지 찾아온 내가 받아야하는거지만."
흑백은 그렇게말하며 무언가를 입에물고 그대로 내 입에 물려주었다.
"대신 특.별.히! 내가 서비스 하는거니까 잘 받아두라구! 그럼 난 다른곳도 가봐야하니까 나중에 보자!"
흑백은 그렇게 내가 뭐라고 할 겨를도없이 정신없이 지나가버렸다. 그리고 내 입속에는 은은한 호박향만이 감돌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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