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과연 살벌한 두 오니 사이에 끼어들어도 되나 싶지만 이대로 두면 요괴의 산을 죄다 망가뜨려놓을 것 같아서 불안해 못견뎌서다. 그러니 어떻게 보고만 있을수 있겠나. 스쳐도 최소 사망이지만 유우기와 스이카가 잠시 교전을 멈추고 있을때가 내가 끼여들 유일한 기회. 그리고 그 기회가 지금 내 눈앞에서 생겨났다.
신이라던지 텐구들의 상층부가 사건의 진상을 파해치기 전에 내 선에서 수습해야 할 문제인거다. 이미 산의 일부분을 초토화 시켜버린 지금에야 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당사자라 할수 있는 두 오니.. 아니 스이카 만이라도 예상보다 커져버린 사태에 대해 수습을 거든다면 주동자인 나와 공범인 하타테는 어떻게든 어물정 넘어갈수 있을지 모른다.
나는 유우기와 대치하여 짙은 요기를 발산하고있는 스이카의 앞에 멈춰섰다.
스이카는 나를 보자 요력을 누그러뜨리고 물어왔다.
“어. 무슨일이야? 한 참 재밌는 중이었는데.”
지금 요괴의 산이 어떻게 되가고 있는지 전혀 모르나보다. 무신경하기 짝이없네. 신들이 언제 개입해도 이상할게 없는 데다 텐구들 마저 전쟁을 하겠다고 떼거지로 덤벼들어도 그들을 탓할수 없는게 지금 상황이다. 하지만 그런 태평한 소리를 하며 멀뚱히 나를 보고있는 스이카.
레이무가 심상치 않은 낌새를 눈치채고 이쪽으로 날아오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나 까지 퇴치 될수도 있으니 그만 둘이서 싸우는건 나중으로 미뤄줬으면 했다.
“재밌긴요. 보는 이쪽은 간담이 다 서늘한데. 왜 계획대로 안하고 저 자와 싸우는겁니까?”
“유우기가 먼저 싸움을 걸어왔으니 받아주는거잖아.”
“받아주면 안되죠. 작전대로 해야지 탈이 없을거 아니예요?”
“그럼 지금 문제라도 생긴거야?”
“주변을 둘려보세요. 산림이 엉망입니다. 이 환경파괴자 양반아!”
나의 불 같은 성에 스이카가 고개를 돌려서 주변을 확인했다.
“네 말대로 이정도면 충분히 난동 부린게 되겠네~ 음음!”
만족스럽다는 듯이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이는 스이카. 이게 어딜봐서 난동 수준이란 거야? 누가봐도 운석이 떨어진 것 같이 괴멸적이구만. 오니들의 기준은 대체 어떻게 되먹은건지 알수가 없다. 한 번 더 난동부렸다간 산이 없어지겠네.
아무튼 스이카는 자신의 행동이 과하다는걸 전혀 인식하고 있지 못하는 모양. 주변이 이 꼴이 되어도 그저 가볍게 넘겨버린다.
나는 미간을 찌푸리고는 스이카를 탓하듯이 말한다.
“이제 그만하고 돌아갑시다. 저 오니와 계속 싸우고 싶다면 나중에 둘이서 한적하고 부술게 없는 곳에 가서 치고박든가 하세요. 지금은 저와 하타테도 얽혀있으니 곤란합니다.”
“에~~, 내가 그동안 제자를 도와준다고 한건데 너무하잖아.. 모처럼 재미를 보겠다는데 그걸 미루라니..”
“그러니까 끝까지 도와주시라고 말하는겁니다. 스.승.님 !”
스이카가 나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알았어’하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을 흔들어 유우기를 불렸다. 스이카의 부름에 응한 유우기가 나와 스이카에게로 다가온다.
유우기는 아리송한 얼굴로 뒷머리를 긁적이며 걸어왔고 갑자기 나타난 내가 스이카를 설득하고 싸움이 중단된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라도 한건지 미심쩍게 웃으면서 땅에다 피가 섞인 침을 뱉었다.
그리고 스이카와 마주보고 있던 나의 모습을 훑어본 유우기가 눈썹을 일그러뜨리며 입을 쩍 벌렸다.
“뭐야.. 이녀석 레이무가 아니잖아!”
아니 그걸 바로 옆에서 봐야 아는건가요? 멀리서도 체격이 다르다는걸 알수 있을텐데 훑어보고 난 뒤에 한다는 말이 고작 그거라니. 나 더러 레이무가 아니라고 말한 유우기가 다시 한번 나를 쳐다보더니 이번엔 눈을 크게 부릅뜨고는 경악한 표정을 짓는것이었다.
“넌... 그때 그 연회에서 봤던 여장남자!”
이제야 나를 제대로 알아 본 모양이다. 비록 유우기가 기억하는 나의 모습은 흑역사인 루쨩☆이지만 그대로 알아봐 준다는게 어디야? 나에 대해서 그저 여장이나 즐기는 변태로 볼지 모르겠지만 유우기에게 사태를 크게 벌이지 말고 얌전히 물러나 줬으면 좋겠다고 말을 해야 할텐데. 스이카와 다르게 나와의 접점이 없는 그녀에게는 어떤식으로 설득해야 할지 명확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일단, 최대한 알아듣기 쉽게 중요한 요점만 말해야겠다.
“흥이 식을지 모르겠지만 제 스승과의 싸움은 다음으로 미뤄줬으면 합니다. 지금 신들이 개입할지도 모를 정도로 민폐라서 차후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대비를 하시는게 먼저라고 봐요.”
이렇게 정중하게 부탁하는데 무시해버린다면 더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유우기는 그 정도로 매너 없진 않을테지?
호승심으로 피가 끓는 오니라 할지라도 그 힘과 더불어 두령의 자리에 있는 자라면 자신의 일에 대해서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이건 내 생각이긴 하지만 기본이고 상식적인 것이기도 하다. 무책임하게 휘두를 정도로 유우기의 패력은 만만한게 아니며 기합을 담은 정권 지르기 한 방에 고속도로가 뚫릴 정도다. 저런 무력을 아무렇게나 행사하고 다녔다간 환상향 멸망이란 말이다!
그러나 유우기는 나의 정중한 말 보다는 다른 것에 관심을 가졌다.
“너 이자식.. 아직도 그런 꼴을 하고 다니는거냐? 남자가 붕알 두쪽 달고 뭐하는 짓거리야?”
“저기... 호시구마님, 지금 중요한건 그게 아닌데 말이죠.”
“전 보다 더 심한 차림이잖아? 무녀복이 그렇게나 좋아? 거울이나 좀 보고 다니라고. 보고있는 이쪽이 다 민망해질 정도로 꼴불견이란 말야.”
“압니다. 제가 꼴불견에 안구 테러범이란 것 정도는!”
“아는 놈이 그러고 다녀? 차라리 곱상하게 생겼으면 뭐라고 안해. 사이즈도 안 맞아서 옷이 찢어질려고 하는데 억지로 껴 입은 모양새에 빈약해 보이는 얼굴이 맘에 안든단 말야.”
어이구... 안그래도 나도 지금 이 차림이 죽을만큼 쪽팔려 죽겠는데 그렇게 까지 돌직구를 날려야 쓰겠어요! 왜 굳이 화제를 이 쪽으로 돌려서 나를 책망하는건지 저 유우기라는 오니가 원망스럽게 보이지만 내가 뭐 어쩌겠는가? 이럴 때 스이카가 좀 해명이라도 해줬으면 하건만 그저 옆에서 구경이나 하고 있었다.
지금 언제 들이 닥칠지 모르는 신들이 걱정이라서 길게 설명을 못하겠고 최소한 얌전히 돌아갈수 있게 나의 이 옷차림의 이유나 말해야겠다.
“저는 스승에게 부탁해서 레이무가 활약하는 모습을 사진에 남기려고 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스승이 거대화 해서 난동을 부렸던거고 제가 레이무인 척 연기하려는 찰나에 호시구마님이 오신거죠. 스승도 그렇다고 해주세요. 거짓말 싫어하는 오니가 제 말이 사실이라고 해주신다면 신용해 줄 거니까 말입니다.”
나는 스이카를 보며 나의 말에 사실이라고 긍정을 해주길 바랬다.
“그래, 내 제자의 말이 맞아. 그렇게 됬으니까 아쉽지만 결투는 다음에 미루자고.”
역시 스승이야. 저렇게 말하는데 납득해주지 않는다면 진짜 돌대가리다. 아니 바보오니다.
스이카가 내말을 진실이라고 하자 유우기도 납득이 가는지 눈동자를 굴려 나를 바라보면서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도 말이 통하는 오니라 살았다.
나는 십년감수라도 했다는 듯이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유우기에게 입을 열었다.
“스승 말대로 이번 일은 전부 제가 주도했습니다. 하지만 결코 해가 될 만한 짓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만약 누가 이번 일에 대해 추궁해 온다면 스승과의 단순한 다툼이라고 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스승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하겠다고 말해주세요. 저는 두 분과는 달리 요괴의 산을 위협한 일에 대해 책임을 묻게 된다면 무사하지 못할 거니 말입니다.”
그것은 만에 하나 두 오니가 신님 혹은 텐구의 상층부나 환상향의 두 관리자에게 추궁당하게 되면 솔직하게 나의 책임으로 돌리게 되었을때 벌어질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나의 안간힘이었다. 부디 나의 부탁을 들어줘서 최악의 사태 만큼을 피해야 한다. 나도 일이 이렇게 커질지 생각지도 못했으니 책임을 져야한다는 막연한 불안감과 공포심은 어쩔수 없었다.
나의 간곡한 부탁에 스이카가 먼저 입을 열었다.
“걱정하지마. 설령 누구든지 너에 대해 죄를 물으려고 한다면 스승인 내가 감싸줄거니까 말야. 나도 책임이 있는데다 이정도 소란 가지고 시끄럽게 떠든다면 그 녀석 목을 비틀어버릴거야. 그렇지 유우기?”
“아아―, 당연하지. 아무리 신이라고 해도 우리 둘의 정정 당당한 승부를 방해한다면 가만히 안 있을거라구. 그리고 저 여장남은 구경만 했을 뿐이니 책임을 묻는다는건 말도 안되는거야.”
이야.. 역시 호쾌하고 의리있는 누님들이야~ 저렇게 나의 죄에 대해서도 감싸주겠다는 스이카를 보니 스승으로 두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유우기 성님은 왜 저렇게 멋진거야? 차라리 나와 성별이 반대인게 어울릴 것 같은데 그렇게만 된다면 내가 성님에게 프로포즈를 하겠수다!
너무 감사한 나머지 두 눈에 눈물이 글썽이려 한다. 오니들이란 멋지구나. 다음 생엔 악마가 아니라 오니로 태어나고 싶다. 그리고 멋진 썬그라스에 가죽 재킷을 입고서는 ‘으으으으리이이~~!’를 외치고 싶어.
저 둘의 모습에선 신들도 범접할수 없는 패기가 넘쳐 흘렸다. 나는 이제 두 오니를 돌려보내고 하타테에게 돌아갈 생각을 하고있었는데 이제는 불청객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무녀가 차아온 것이다.
“너희들 민폐 좀 그만끼쳐, 텐구들이 찾아와서 절을 하면서 사정을 하더라구!”
화가 잔득 났는지 이마에 핏줄이 솟아오른 하쿠레이 레이무가 이쪽으로 날아오면서 소리를 꽥 질려댔다. 레이무의 곁에는 두 개의 큼직한 음양옥이 떠 있었고 왼 손엔 불제봉을 그리고 오른 손엔 봉마침을 손 깍지 끼워놓은 그야말로 전투태세를 갖춘 모습이었다.
하지만 레이무는 두 오니를 상대로 싸움을 걸어오지 않았다.
나와 두 오니의 앞에 지상으로 발을 내려놓은 레이무가 나를 보더니 ‘읏!’하고 짧게 신음을 흘렸다.
레이무는 입술을 잘근깨물더니 나를 향해 화를 냈다.
“네 이놈, 아무리 여장이 좋다지만 이젠 하쿠레이 무녀복 까지 쳐입은거야?”
레이무가 직접적으로 나에게 봉마침을 던진 것은 아니지만 마치 그녀의 손 깍지에 끼여있는 봉마침에 사정없이 가슴이 찔려버린 것 같았다. 여기엔 사정이 있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랬다간 모든 일의 배후엔 내가 있다고 자백하는거나 마찬가지이니 속상하더라도 여장에 대해 매도 당하더라도 변명할 거리가 없는 현실인거다.
레이무는 스이카와 유우기에게 시선을 옮기고 그 두 오니에게 일의 경위를 묻기 시작했다.
“너희들이 아무리 다른 맘은 안 먹었더라도 이런 소란을 일으키게 되면 나는 좋던 싫던 간에 해결하려 올 수밖에 없다고. 더운데 이변해결 모드로 만들지 좀 말아줘.”
저 무녀는 소동을 해결하는 쪽 보다 더운데 귀찮게 되는 쪽이 싫은 모양이다. 직업 의식이 너무 없다고 이 게으른 무녀야.
나의 마음속의 외침은 저 레이무의 무녀답지 않은 행태의 비난이지만 지금은 그 게으른 점을 이용해 다시 돌려보내고 싶었다.
“그렇지? 더운데 그런 중무장을 하고 여기오는데 싫었겠다.”
내가 그렇게 운을 띄우자 ‘응?’하고 나를 살벌하게 쳐다보는 레이무.
“네놈은 뭘 안다고 그런 말을 하는거야? 너야 말로 왜 무녀복인데? 보아하니 스이카용 무녀복이네. 너 혹시, 로리콘인지 뭔지 하는 종류의 변태였어?”
나라고 좋아서 입은게 아닌데. 꼭 그렇게 말해야 되겠냐! 그리고 로리콘이라니.. 너무하잖아. 그런 말은 어디서 배운거야? 유카리인거야? 유카리인거지! 대체 유카리는 무슨 수로 그런 네타들을 습득하고 있는건지 알수가 없다. 그 스키마란 걸로 바깥세계에도 자유롭게 왕래를 하는 걸까? 지금은 그런 생각보다 나를 로리콘으로 취급하는 레이무가 괘씸했다.
고작 이런 도발에 욱하면 안되지만 적어도 나는 저 무녀보다 한 참이나 연장자인데 애가 말하는게 참 싸가지 없다고 지금까지 생각했었다. 아무리 환상향의 관리자라는 위치라지만 좀 예의가 있으면 어디 덧나나?
나는 올라오는 불만을 가라않히지 못하고 차분하게 따지기로 한다.
“네 멋대로 로리콘이라고 정의를 내리지마, 넌 어떻게 된 애가 아직 이마에 피도 안마른게 어른한테 자꾸 막말을 할래?”
“어른은 무슨? 나이가 의미없는 요괴들에게 공손히 대할 이유가 없어.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요괴나 악마라도 연장자는 연장자다. 그게 한 두 살 차이도 아니고 백단위인데 그걸 무시하기엔 너무 크다고 생각 안해? 굳이 연장자라도 무조건 예우 해달라는건 아냐 하지만 넌 무녀잖아? 무녀라면 신의 사자나 다름이 없는데 기본적인 예의가 너무없어.”
“많이 산 걸로 훈장질이냐? 그렇게 나이 많다는 양반이 그 꼬라지는 뭐야? 나이를 똥구멍으로 잡수셨수? 으이그.. 쪼그만 스이카의 무녀복을 간신히 쳐입어놓고 나한테 훈계질을 하다니. 그쪽이야 말로 그런 몰골로 누구를 가르치려는 거야?”
“이..이 모습에는 다 사정이 있다니까.. 너 임마,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 하지마!”
“그 꼬라지를 보고 겉모습을 판단안하게 생겼어? 넌 그 모습을 한 것 만으로도 퇴치대상이야! 변태야.”
레이무의 불제봉의 끝이 나를 향했다. 나는 뭐라 항변하고 싶었지만 꿀먹은 벙어리가 된 듯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다. 레이무의 말대로 지금의 나의 모습은 누구를 가르칠 자격이 없다는 거다. 누가 사이즈에 안 맞아 아동복처럼 되 버린 무녀복을 입고있는 남자에게 훈계를 듣고 자신의 잘못을 늬우치려고 하겠는가? 그러고 보니 이 무녀복 치마가 짧아서 그런지 아래쪽에 트렁크가 그대로 드려날 듯이 바람에 펼럭이고 있었다. 아까부터 바람이 아래쪽으로 불어오다가 ‘휘잉-’하고 어디선가 작위적인 바람이 나의 치마를 들어올렸다.
“이 새끼야-!!!!”
마침 바람에 들려버린 나의 치마 아래로 헐렁한 트렁크 팬티를 본 것인지 레이무는 버럭 욕설을 내뱉고는 손에 든 불제봉을 있는 힘껏 나의 머리에 내려찍었다.
레이무의 혼신을 담은 불제봉에 정통으로 맞은 나의 머리는 그대로 갈라져버릴 듯이 아팠다. 어찌나 쌔게 내려쳤는지 한 동안 앞이 안 보일 지경이다. 그렇게나 나의 팬티가 역겨운 것일까? 얻어 맞은 머리보다 마음쪽이 아파오는 것 같다.
레이무는 강렬한 불제봉 공격에 주저앉아버린 나를 두고 시선을 두 오니에게 옮겼다. 불제봉을 어깨에 걸친 레이무가 그들을 추궁하듯이 말을 한다.
“산의 신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길래 안 움직인 건지 몰라도 결국 내가 와버렸으니까 더 이상 말썽 일으키지 않을거지?”
레이무의 눈이 번뜩였고 그런 레이무의 눈초리에 스이카가 능청맞게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내 무녀복을 입은 제자녀석이 말려준 덕분에 더 이상 유우기랑 싸우는걸 포기했으니까 말썽도 없을거야.”
내 덕분에 싸움이 중지 됐다고 말하는 스이카는 스승으로서 나를 감싸주려는 의도로 한 말인지는 몰라도 제자를 위하는 스승의 진심이 보이는 것 같았다. 이제 말썽을 안 일으키겠다고 소동의 장본인이 인증했으니 해결된 문제로 받아들일수 있는 일.
레이무가 순수히 그것을 받아들이고 더 이상 추궁을 안 할것인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지만.
“스이카 말이 맞아. 스이카 혼자서 날뛰고 있길래 도전장을 내고있다고 판단해서 지저에서 올라와 한 판 붙은거 뿐이야. 뭐, 저 여장남이 민폐를 끼친다고 하길래 결판을 나중으로 미룬 참이었어.”
유우기도 스이카의 말을 거들었다. 두 오니 성님들이 말을 들어보니 마치 내가 그 둘을 말린 영웅이라도 된 듯한 착각이 든다.
봐라, 레이무. 내가 비록 이런 차림이지만 신들은 방관하고 텐구들이 떨고있을 때 나는 단신으로 산을 박살내고 있던 두 오니를 말렸단 말이다. 어때? 굉장하지 않아?
“정말이야?”
미심쩍다는 얼굴로 스이카에게 물어보는 레이무.
“그래. 오니는 거짓말은 하지않아.”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는 오니의 보증이 붙었다.
레이무는 그래도 믿을수 없다는 얼굴이었지만 더이상 따지고 들지는 않았다. 그저 나를 쳐다보며 눈을 가늘게 뜰 뿐이었다.
“흐음~, 넌 내 흉내를 내고 있었다는 거지?”
“어.. 아음..”
제멋대로 해석하는 레이무다. 아무래도 그녀가 보이엔 나의 이 모습에 대한 나름의 당위성을 찾은 모양이다. 경위야 어떻게 되었건 하쿠레이 레이무를 흉내내고자 했던 것은 사실이니 해석에는 문제가 없다. 단지 그 해석을 좀 더 파고 들때가 문제일 뿐이다. 가령, 어째서 자신을 흉내 냈었냐고 말이다. 그렇게 물어온다면 애드립으로 둘려대자.
“뭐, 말썽을 안 일으킨다니까 알았어. 더 이상 탓할 생각없으니 이제 조용히 물러나줘.”
레이무는 그렇게 말하고는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더 이상 문제 없을거라 판단한 그녀는 순순히 물러난 것이다. 그리고 다행히도 내가 자신을 흉내낸 이유에 대해서도 물어오지 않았으니 결과는 올라잇 아니겠나. 레이무가 해결을 하고 갔으니 더 이상 산의 신도 텐구들의 상층부도 따지러 오지 않을 것이다.
모든 위기 상황이 눈 녹듯이 사라지자 나는 긴장이 풀려서 그대로 온 몸에 힘이 빠질 것만 같았다. 정말 운이 좋았다.
만약, 레이무가 아니라 카나코나 스와코가 왔었다면 그땐 정말 위험했을 뻔 했으니 얼마나 다행이야? 텐구라도 문제였다. 산의 사천왕이라 불리우는 오니 두령에겐 쩔쩔 맨다지만 나는 아니다. 자신의 영역을 훼손시킨 책임을 물어왔을 것이다. 그런 경우를 전부 제쳐두고 적당적당한 레이무가 온 것이다. 이게 운이 좋은게 아니라면 무어란 말이냐?
그동안 너무 긴장을 한 탓에 피로가 몰려왔다. 나는 순식간에 피폐해져 가는 느낌이 들었지만 하타테에게 휴대폰을 돌려주지 않으면 안된다. 무서운 오니들의 다툼을 피해 잠적해 버렸지만 멀리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하타테가 나에게 다가오기 쉽게 오니 성님들과 헤어져 공중으로 떠 올랐다.
어디서든 잘 보이게 끔 공중에 날아오른 나는 하타테를 찾기위해 주변을 둘려보았다. 그리고 내가 자신을 찾고있다는걸 알았는지 멀리고 날아오고있는 하타테가 보였다.
하타테는 나에게 자신의 휴대폰을 돌려받고는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하마터면 요괴의 산이 작살 날 뻔 했지만 그런대로 잘 마무리 지었으니 자신의 취재를 도와준 나에게 감사를 표한 것이다. 나는 솔직하게 하타테의 감사를 기쁘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녀에게 신문 대회의 결과가 나오는데로 나에게 알려달라고 부탁한 뒤 나의 거처를 가르쳐 줬다.
“역시, 키리사메 마리사의 사역마였구나. 아야의 기사를 통해 알고있었지만 신용하지 않아서 다른 마법사의 사역마인줄 알았는데... 그 아이는 악마를 사역할 정도로 성장했을 줄이야. 아야가 관심을 가지는 인간 다워.”
하타테는 그런 자신의 감상을 들려주고는 나에게 예쁜 웃음을 보여준 뒤 내 앞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날아가버렸다. 나는 멀어져 가는 하타테를 바라보며 나 나름의 감상에 젖어든다.
저렇게 짧은 치마를 입고 잘도 날아다니는 구나. 아야도 그렇고 텐구 여성들은 미니스커트가 유행인건가? 아, 나도 지금 짧은 치마를 입고 있구나.
짧은 치마를 입고 하늘을 난다고 해도 팬티는 쉽사리 보이지 않는다. 저것도 일종의 스킬인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스킬이 없으니 이대로 하늘을 날아봤자 밑에 있는 모두에게 나의 트렁크 팬티를 보여줄 뿐이다.
아래로부터 스이카와 유우기의 요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쯤 그 두 오니성님은 자신이 있던 곳으로 돌아갔나보다. 나도 얼른 이 엽기적인 옷을 벗기 위해 하쿠레이 신사로 가야겠다.
◆
하쿠레이 신사로 온 나는 새전함 옆에 앉아서 레이무와 재잘 거리고 있는 마리사와 눈을 마주치고 말았다. 하필 저녁이 다 되가는 시각에 마리사는 언제 이곳에 온 거란 말인가? 되도록 이 모습을 아는 인물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데 말이다.
나의 옷차림에 싫은 표정을 드려내고 있는 마리사를 보니 나도 절로 인상이 찡그러진다. 마리사가 뭐라고 나무랄지 대충 예상이 되는데. 그놈의 루쨩☆드립이 또 튀어나오겠지.
“아... 홍마관의 시종 차림이 낫지 저건 너무 흉물스러운데?”
나를 보고 대놓고 흉물이라고 하는 마리사. 이건 또 무슨 정신 공격이란 말인가? 나도 지금 내 모습이 얼마나 끔찍한지에 대해 잘 알고있으니 넘어가자.
“네가 그렇게나 여장을 좋아하니 네 주인인 나도 어쩔수 없네. 파츄리에게 부탁해서 널 여자로 만들던가 해야겠어.”
“그.. 그것 만은 안돼!”
무슨 무서운 소릴하는거야? 날 여자로 만들겠다니. 이 주인녀석이 돌았나? 농담이라도 선이 있는거다. 한 번 고자가 되었던 전적이 있는 나에게 아예 성을 갈아 치워버리겠다는 말이 나올수 있냐구? 마리사는 저런 무신경한 말을 하는 입이 문제라고.
본인은 가볍게 던진 말이라지만 나에겐 치명상이 될수있다는걸 한번 생각해 줬으면 했다.
아무렇지 않게 ts플래그를 세우려는 마리사를 뚱한 눈으로 보던 레이무가 입을 열었다.
“그 말 잘했어, 저 녀석이 여자가 되 봐야 이쁠 것 같진 않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흉측하지 않겠지.”
네년도 ts플래그 세우지 말라고. 진짜 그렇게 될까봐 조마조마 하다니까!
마법사와 무녀가 쌍으로 나를 여자로 만들고 싶어 환장한 것 같았다. 그런다고 내가 순순히 여자가 될 것 같냐? 나에게는 환상향의 여자들 전원을 임신 시키고도 남을 마초적 남성성이 있단 말이다. 주체할수 없는 남자로서의 본능으로 눈 빛 만으로 임신 시킬수도 있는 나를 감히 여자로 만들겠다니. 나는 오냐, 너부터 임신 시켜주겠다~ 라는 심정으로 레이무를 쏘아봤다.
내가 불만을 담은 눈으로 노려보자 한쪽 눈썹을 치켜세우는 레이무.
“지금와서 하는 말이지만, 여장하려면 최소한 다리의 털은 좀 밀고 나서 치마를 입으라고!”
나는 레이무의 지적에 치마 아래로 노출된 나의 다리를 내려다 봤다. 정강이에 수북하게 솟아오른 곱슬거리는 수풀림이 노골적으로 드려나 보였다. 내가 보기에도 참 역겨운 다리털이지만 저 소녀들에게 어떻게 보이고 있는걸까?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다. 지금의 난 존재 자체가 죄악인 것이다.
하아........ 내가 두 번 다시 치마를 입나봐라. 치마를 안 입더라도 다리털은 밀어야 겠다. 내 다리털이 이렇게나 무성할 줄은 왜 그동안 몰랐을까? 스스로 의식하고 있지 않으니 이렇게나 심하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내 자신의 역겨움에 짜증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어째서 나는 이리도 여장에 안 어울리는 외모를 타고난거란 말이야? 쇼타나 미소년은 안 바란다. 적어도 치마를 입더라도 안어울리는 정도로 그쳐야지. 이리도 치명적이게 역겨워서야 되겠냔 말이다.
그러니 나는 그동안 못 볼 꼴을 보여준 레이무나 마리사에게 미안하다고 마음속으로 사죄해야겠다.
『못난 사역마를 둔 마리사에게 미안하다!』
◆
다음날 오후, 하타테는 약속대로 나를 찾아와 신문대회의 결과를 알려줬다. 무슨 신문 대회가 하루도 안 돼서 경합이 끝나고 결과가 나오는지 의아했지만 신속함이 생명인 언론이라서 그런거라고 납득하자.
결론을 말하자면 신문 대회의 우승은 샤메이마루 아야가 차지했다고 한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 아니, 무슨 수로 우리들의 특종 기사들을 제치고 그 엉터리 분분마루 신분이 우승을 차지할수 있느냔 말이다.
나는 믿을수 없는 결과에 하타테에게 그게 정말이냐고 따졌지만 자기도 분한지 신경질을 내며 사실이라고 소리를 질려댔다. 목표가 우승이 아닌 오로지 아야를 이기겠다고 결심했던 하타테는 자신의 자존심도 버리고 나에게 도움을 받았지만 그 결과가 이거였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기사를 썼길래 나와 하타테의 화과자념보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걸까? 그 이유에 대해선 하타테가 가져온 분분마루 신문의 1면을 보자마자 확연해 졌다.
화과자념보 1면에 실렸을게 분명한 산의 사천왕의 결투가 아닌 전혀 다른 방식으로 요괴의 산에 닥쳤던 사건을 해석한 기사였다.
그리고 크게 실려있는 사진은 스이카나 유우기도 아닌 바로 몸에 맞지도 않는 하쿠레이 무녀복을 입은 나의 모습이었다.
사진속의 나는 얼굴이 확연하게 다 드려나있었고 무녀복 핏이 있는데로 팽팽하게 당겨져 당장이라도 찢어질듯한 그런 모습이었다. 거기에 어제 저녁에 확인하고서 심하게 미안해졌었던 수북한 다리털.... 도대체 어디에 숨어있었길래 이런 모습을 찍었던 건지 아야의 신출귀몰함에 새삼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거기에 기사 내용이 압권이다.
「환상향의 각종 사고를 일으키는 말썽쟁이 사역마가 요괴의 산에 오니 두령을 불렸다. 그는 하쿠레이 무녀의 복장으로 백귀야행의 이부키 스이카님의 수하로 충실히 따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이부키 스이카님의 제자로 스승의 명으로 레이무를 연기했고..... 이하 중략, 호시구마 유우기님과 격렬한 싸움이 벌어져 수습할수 없는 지경에 이르니 결국 자신의 잘못을 늬우치며 이부키 스이카님에게 사죄하는 모습을 보인다.」
나는 당장이라도 분분마루 신문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대회에 출품된 이 신문으로 인해 나의 위상은 무녀복을 입고 스이카의 쫄다구 행세를 하는 골칫덩이가 되고 난 후다. 설마 이런 일이 될 줄이야. 어제 위기가 넘어갔다고 안심했던 내 자신이 한심스러워졌다. 결국은 내가 어제 있었던 요괴의 산 난동사건에 주동자나 다름없다고 까발려진게 아닌가? 스이카의 제자라는 입장 때문에 텐구들이 대놓고 나를 책망하려 오진 않겠지만 그들의 원망은 피할 길이 없어보인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다음 장을 넘겨보니 앨리스의 발을 핥고있는 나의 모습이 찍혀있었던 것이다. 나는 머리에 큰 충격을 받은 듯 골 안이 띵해져왔다. 이 빌어먹을 아야년이 도대체 언제부터 나를 미행했던 걸까? 내가 특종을 만들어 낼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거냐? 아무튼 촉 하나는 더럽게 좋아요. 기척을 숨기고 스토킹 하는 솜씨도 일류답고 말이죠.
이 사진 하나 만으로도 나의 굴욕적인 모습이 만 천하에 드려나는 건데 그것도 모잘라서 기사 내용이 내가 저런 플레이를 진심으로 즐기고 있는걸로 휘갈겨 써놨다. 앨리스도 타격을 입겠지만 나도 만만치 않게 타격을 입는 기사임은 틀림없다. 그 다음 기사는 산의 경비를 맡고있는 백랑 텐구 모미지의 꼬리를 만지며 냄새를 맡고있는 나의 모습이 찍혀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스토킹을 했던 것일까? 추측해 보건데 내가 처음 하타테에게 다가갔던 순간부터 주시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때 하타테와 헤어졌던 아야가 몰래 어디서 숨은채로 나와 하타테의 접촉을 확인하고 그 뒤로 쭉 뒤를 쫒으며 기사 소재로 써먹어온게 아닐까 싶다.
나를 스토킹하며 내가 계획했던 특종을 역으로 이용한 아야의 분분마루 신분은 한마디로 말해서 나, 루키드 디드 레이시스 특집 기사나 다름 없는 것이었으며 온통 어제 하루 나에 대한 기사만 써져 있었지만 그것 만으로도 우승을 차지할 만큼 파괴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인정하자. 샤메이마루 아야. 니가 진심 짱이예요.
그리고 나는 환상향의 유명인이 되었다.
그것이 이 텐구들의 신문 대회에 개입한 결과다.
더 이상 흑역사 수준이 아니라 공공연한 여장남자에 변태, 요괴의 산을 작살 낼 뻔한 사고뭉치 말썽쟁이 사역마. 이제 어쩌겠나? 누구를 만나도 나를 보면 그렇게 정의를 내리고 판단할건데 더 이상 위선의 가면을 쓰지 않아도 좋은거지. 좋게 생각하자. 긍정적인게 최고인거야.
흐하하하하하하... 시발...
나는 입을 웃고있는데 눈은 크께 떠져있다. 나는 그런 표정으로 하타테를 보고있자 부담을 느낀 하타테가 불쌍한 강아지를 보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힘내, 나도 분하긴 하지만.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는 없어.”
닥쳐. 나는 그게 문제가 아니란 말야. 내가 이런식으로 알려질 것 같았으면 차라리 루쨩☆이 낫다고! 그래 나는 루쨩이 되고싶었던거야!
플랑쨩, 나는 다시 한번 너의 언니가 되겠구나. 레밀리아, 기뻐해라. 네가 그리도 원하던 루쨩☆이 컴백을 한다. 레이무에게는 미안하겠지만 이번엔 다리털 만큼은 철저하게 밀어주겠어. 스승님, 저의 멘토를 다시 부탁드리겠습니다. 유카 씨, 어느때라도 찾아가 뵐수있겠죠? 마리사, 너는 꽝을 뽑은거야. 나는 귀엽지도 멋지지도 않은 삼류 악당같은 악마였어. 파츄리님 이번엔 고자가 아니라 아예 여자가 되겠습니다.
짧은 순간이지만 수많은 상념들이 나의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기껏 단련된 멘탈인데 이런식으로 무너져서는 안된다. 정신차려라!
기합을 넣고 정신을 차린 나는 하타테의 손을 두손으로 붙잡았다. ‘엣?’하고 놀라는 하타테의 눈을 지긋이 바라보면서 입을 연다.
“그래, 결심했어. 나는 철저하게 사고뭉치가 되 주겠어. 너는 내가 사고치는 모습을 찍으면서 기사를 내. 평온한 환상향에 나같은 어설픈 악당 정도 한명 있어도 나쁘지 않겠지?”
“... 그.. 그런거야?”
“그래, 그리고 너도 이젠 혼자서 아야와 라이벌 구도를 잡아야하지 않겠어? 아무도 너의 신문을 읽지 않는다면 나라도 널 응원해주지.”
“그건 고마워.”
“두고봐, 이렇게 된거 확실하게 환상향의 유명인사가 되어줄테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참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결심을 세운거다. 그렇지만 그게 나라는 악마가 아니겠어?
나의 잘못된 결심에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는 하타테를 보며 안면에 사악함이 만연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래, 악마라면 악마답게 행동해야겠지.
찌질하고 약해빠진 하급 악마 루키드 디드 레이시스는 이 날 부로 환상향을 살아가는 방식을 정한 것이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외쳐본다.
『나의 시작은 이제 부터다!』
근데 이거 완전 조루 결말과도 같은 소리잖아?
으이구.. 나는 끝까지 병/신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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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완결 입니다.
그리고 리메이크를 했죠.
처음 부터 끝까지 지존 ㅄ력을 보여준 주인공.
이 저질에 한심하고 비열하기 짝이 없는 악마는 리메이크에서도 여전합니다.
오히려 더 심해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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