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의 위험성.
주지승의 편협한 논리를 논파하고 그대로 명련사를 떠났지만 나즈린을 비롯한 명련사의 식구들이 나를 잡으려오지 않았다.
어쩌면 요괴인 그들은 알고있을테다. 요괴라는 숨길수없는 사실과 주지승이 주장하는 인간과의 동등한 관계속에 이루어지는 공존이라는게 요괴쪽이 요괴다움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같아질수는 없다.
알고있는 사실일텐데 뱌쿠렌의 억지에 어울려주고 있는것은 아마도 그녀가 자신들을 진심으로 이해하여 받아들여준 은인이기 때문이 아닐까?
주지승은 나와의 논쟁으로 더이상 날 명련사에 붙잡아 둘만한 이유나 명분도 없을것이다. 오히려 내가 그곳에 있다면 주지승 입장에서는 손해 밖에 안되겠지. 자신의 이상을 비웃으며 그동안 자신이 길들여 온 식구들이 혹시나 나의 사상에 감화되어 등을 돌려버리지 않을까? 그 가능성을 무라사가 보여주었다.
나는 좀 더 명련사에 머물면서 유치하기 짝이없는 주지승을 비웃으며 명련사의 식구들에게 여러가지 장난을 치며 재미 좀 봐볼까 했지만 이만하면 됬지. 연애 장사나 하면서 모았던 돈으로 다음 사업에 대해 구상이나 해봐야겠다.
하던 대로 연애 장사를 계속하지 않고 관두는 이유는 이번엔 주지승이 훼방을 놓았지만 다음엔 케이네 선생이 나설수도 있다는 염려에서다. 소문이란게 항상 좋은 방향으로 만 흘려가는게 아니라 주지승 말대로 넋이 나가버린 손님들로 인해 수상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때문에 마을의 인간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식으로 와전된 소문이 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며 다음엔 무슨 장사를 해볼까 하고 고민하고 있을때 뒤에서 누군가가 나를 따라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뒤를 돌아봤더니 호쥬 누에였다.
"너 새로 봤어. 그 히지리한테 한 방 먹이다니. 제법이야."
내가 누구한테 한 방을 먹여? 나는 내 할 말을 했을 뿐이다. 하도 들어주기 딱할 정도로 유치한 논리라서.
그런데 저 누에라는 짧은 치마에 오버니삭스는 내가 히지리와의 논쟁 측에도 못 끼는 말다툼이 멋져 보인 모양이다.
"너는 주지편이 아닌거야?"
처음 봤을때 부터 다른 명련사 식구들과 달리 주지승을 존경하지 않아보였던 누에지만 그래도 일단 한번 물어봤다.
그러자 고개를 가로로 내젓고는 방긋이 미소를 지어보이는 누에.
"딱히 있을 곳이 없어서 머물고 있을뿐이야. 명련사의 요괴들이 전부 이치린들 처럼 불제자인것도 아니지."
"음, 그럼 넌 비교적 정상적인 요괴로구나."
"당연하지, 다른 녀석들은 나를 별종 취급하던데 오히려 내가 그녀석들이 별종으로 보여."
"뭐.. 요괴라도 이런저런 녀석들이 있는 법이지. 근데 너는 별종들만 모인 명련사에 있으면서 답답하지 않았어?"
"전혀, 히지리가 뭐라고 하던간에 신경을 안쓰거든."
"정말 부러울 정도로 무신경한 성격이네. 나는 법문을 들을때마다 속이 다 뒤틀리더만."
"하하하. 솔직히 법문 만큼은 나라도 못 견더. 그래서 평소에 자주 피해다니는거고."
"그렇다고 나 까지 피할건 없었잖아!"
나는 절대영역을 소유한 그녀에게 몇번인가 접촉을 시도해 봤지만 홀연히 도깨비에 홀린것 마냥 사라지는것을 반복해서 전혀 말 한마디 붙여보지 못했었다. 그게 또 억울했는지 반대로 나에게 먼저 접촉해온 그녀에게 신경질을 부렸다.
그런 나의 반응에 손으로 입을 가린채 '피식'하고 웃는 누에.
누에는 재밌다는듯 '시시시'웃다가 등짐을 지고 다리를 꼬면서 입을 열었다.
"너도 명련사의 가르침에 감화된 줄 알았지."
"구라치긴, 너 내가 그곳에 불만 많은걸 알면서도 피했잖아."
"그런데 너는 왜 나와 대화하고 싶었던거야?"
그렇게 물어오는 누에. 솔직히 말하자.
"너의 절대영역이 나의 하트를 저격해서야."
"절대영역? 그건 또 무슨말이야??"
"오버니삭스를 신은 주제에 그걸 모르다니. 이런 사도를 봤나?"
응? 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누에. 이게 정말 몰라서 저러는지 아니면 시치미를 떼고 있는건지 알수가 없었지만 친절한 설명을 해주기로 했다.
"몸 치수에 딱 맞게 제단된 검은색 원피스가 허리와 엉덩이선을 그대로 살리고 있지. 거기에 허벅지가 충분히 드려날 만큼 짧은 치마 아래로 검은색 오버니삭스를 신고있는데 치마와 니삭스 사이에 노출된 흰 허벅지 살갖이 뭐라고 생각해?"
"우와... 진짜 너무 상세히 말하는거 아냐? 그게 뭐 어때서 그래? 너도 다른 녀석들 처럼 상스럽다고 말하려는거야?"
"내가 아까말한 절대영역이란 그 부분을 말하는거야. 그리고 확실히 상스럽지. 허나 나는 이렇게 단언한다. 그것이야 말로 좋은거라고!"
나의 결정적 대사에 입을 다문채 놀란 표정을 한 누에. 눈을 몇 번 껌뻑 하면서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너.. 완전 변태구나! 역시 남자들이란 다 그런 생각만 가지고 있지?"
누에가 나의 발언에 모든 남자들을 연관지으려한다. 그건 잘못된 상식이야. 모든 남자가 아닌 신사만의 고차원적 사고라는 것을 알아야 할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신사의 자격으로 말한다.
"나는 신사라는 이름의 변태이지. 평범한 남자 취급은 하지말아줘."
"변태라는건 부정하지 않네? 결국 그게 그거잖아. 이 변태!"
"사실 너의 그 절대영역을 볼때마다 이 머리속으로 몇 번이나 널 범했는지 모른다."
"으.. 진짜 저질이야."
"자, 모처럼 네가 나를 만나려 와줬는데 어떻게 할까? 우선 이 몸이랑 하나가 되보지 않을래?"
너무 기세를 탄 걸까? 누에는 얼굴이 사색이 되더니 그대로 증발한것 처럼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모습은 보이지 않는데 들려오는 누에의 외침.
"이 변태자식아! 너 그동안 나를 그런 눈으로 봤다는거네!"
그런 누에를 향해 나는 정직한 대답을 돌려주기로 한다.
"네년이 그런 눈으로 보라고 쳐 입어놓고 뭔 개소리야!"
그 대화를 끝으로 누에는 내앞에서 그 모습을 완전히 감춰버렸고 기척도 느껴지지 않는걸 보니 다시 명련사로 돌아간것 같다.
누에도 없으니 나는 다시 갈길을 가려고 마법의 숲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까의 누에와 대화를 통해서 느낀것은 나는 역시나 평범한 연애 따위는 죽어도 못하는 성격이라는 거다. 악마라는 이유도 있지만 알콩달콩한거 자체가 오글거려서 견딜수가 없다.
원하는것은 그저 재미와 흥분 그리고 쾌락. 여자에게 바라는 것은 이 세가지의 감정들이었고 이것은 내가 본질적으로 악마이기 때문에 그런것이다 라고 이해하고 싶지만 모든 악마가 나와 같이 연애 행위자체를 싫어하지는 않는다. 악마도 남녀가 존재하고 서로 연애를 하며 사귀는것은 흔했기 때문이다. 걔중에 인간과 사귀는 경우도 있지만 나 처럼 그런것에 일체 흥미를 가지지 않고 학문을 파거나 또는 쾌락만 쫒는 악마들도 많다.
그러니까 악마라서기 보다는 나라는 개인이 문제란 거지.
나는 마법의 숲에 들어서기 전에 향림당에 들려 쓸만한 상품이 들어왔는지 한번 둘려 볼 참이었다. 운이 좋으면 바깥세계의 용품이나 옷을 구할수 있을지 모르니 말이다.
그런데 또 누군가 나를 찾아온듯 하다.
"안녕, 악마 씨."
공중에서 선이 갈라져서 생긴 틈새로 금발의 미인이 불쑥 튀어나왔다. 요괴 대현자인 야쿠모 유카리는 매번 내 앞에서 두서없이 나타나는 바람에 만날때 마다 놀라고 만다. 이건 앞으로도 익숙해 질수 없겠어.
저번에는 나의 영혼을 육체에 완전히 안착시키는 일로 나타났으나 이번엔 또 뭐지?
단순히 흥미 본위인지는 모르겠으니 굳이 일개 악마인 나에게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는게 부담스럽기만 하다.
"안녕하신가요. 현자님."
유카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수가 없지만 알 필요는 없다. 그저 그녀에게 밉 보이지만 않으면 그만이다.
검은 공간에 걸터앉은 유카리는 살짝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요즘 능력이 각성한 이후로 즐거워 보이는군요."
"그렇게 보이나요?"
"후훗, 네에~ 정말 재밌는 능력이예요. 물리적이든 정신적이든 다 연결할수 있다니 정말 탐나는데요."
"그쪽의 경계를 조작하는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잉~ 그치만 야한짓을 할때는 악마 씨의 능력을 따라갈수 없는걸요."
유카리는 교태를 부리듯이 아양을 떨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어울리지도 않을 뿐더라 그저 기분이 나빠지려했다. 저 정도의 미인은 가만히 있어도 점수를 벌 것을 굳이 이상한 소릴 해대며 이미지를 깎아먹을까?
그치만 나의 능력의 가장 위대한 점을 집어낸 유카리. 얕볼수 없겠는데?
이 능력을 제대로 악용해버린다면 카사노바 저리가라 할 정도로 하렘을 차리는건 일도 아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평범한 여성을 대상으로 했을때 뿐이다.
쿄코쨩이라는 궁극의 행복감 병기가 있으면 또 달라지지만 말이야.
근데 이번에 또 무슨 연유로 내 앞에 나타나셨을까?
"설마 제 리비도 능력이 부려워서 내 앞에 나타난겁니까?"
"저는 그런 능력이 없어도 남자들을 노예로 부리는건 일도 아니랍니다~"
"그럼 왜 내앞에 나타난거죠? 현자가 되서 이유없이 모습을 드려낼리가.. 아.. 있네."
"참, 짓궂으시네요. 현자라고 꼭 이유가 있어야 누굴 만난답니까?"
"아뇨, 특히 당신같은 경우엔 더 더욱 그래요."
"과찬이예요. 그런데 악마 씨는 그 능력을 이용해 앞으로 뭘 하실 거예요?"
딱히 칭찬한적 없는데 과찬으로 받아들이는 유카리. 내가 능력을 가지고 앞으로 뭘 할것이냐고 물어보는 시점에서 그녀는 나의 능력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깨닳았다. 한마디로 내 능력이 악용되어선 안된다고 말하고 싶겠지. 뻔한 소리다.
나는 유카리가 하고있을 걱정을 미리 해소시키기로 했다.
"악용만 안하면 문제없는거겠죠? 그러니까 상세하게 말하자면 레이무나 케이네 같은 인간들의 수호자를 희롱하거나 인요가리지 않고 하렘을 차리거나 하는 짓은 안 합니다. 그로 인한 환상향의 평화가 깨지니 마니 하면서 고민하지 마세요. 이건 제가 약속하니까요."
나의 그 대답에 유카리는 눈 웃음을 흘리면서 접은 부채를 손에다 '탁' 쳤다.
"괜찮으시겠어요? 모처럼 그게 가능한 능력인데. 악마 씨는 꽤나 밝히는 음흉한 남자시잖아요? 아니면 설마.. 저 한테 반해서 저에게 밉보일짓을 하지 않는다는것은.."
"밉보일짓은 하고 싶지 않는건 맞는데. 현자님에게 반하지는 않았습니다."
"반했으니까 밉보이지 않을려고 한거지. 악마 씨도 참~ 차라리 제가 좋다고 고백하세요."
저런 공주병을 봤나.. 절세의 미인인것 맞지만 그에 비례해서 짜증을 유발시키는 희귀종이 따로 없었다.
보통의 인요였으면 유카리의 저 마이페이스에 휘둘렸겠지만 나는 달랐다. 여기서 그녀의 공주병에 짜증을 부리거나 부정만 해봤자 오히려 더 말려들어갈 뿐이다.
이럴때 장단에 맞춰주면서 보케가 되는게 제일이지. 멋모르고 츳코미가 된 녀석들은 유카리의 능청에 희생양들이다.
"하아... 역시 현자님의 눈을 속일수 없는거네요."
"예? 그럼 저에게 고백이라도 하실거예요??"
"저의 능력은 현자님의 외로움을 달래주라는 신이 주신 능력입니다."
"악마가 신을 거론하다니. 후후훗, 정말 재밌는 분이네요."
유카리 역시 만만치 않았다. 예상을 했는지 모를 보케에 대해 능청을 떨며 넘기려는 모습이다. 이 앞으로 얼마나 한심한 촌극이 될지 모르겠지만 갈때까지 가보자.
"현자님의 외로움을 잘 아는 제가 현자님의 그 아름다움에 반한것은 필연이지요."
"그러니까 저에게 그 능력으로 기쁘게 해주겠다는 거네요?"
"맞습니다. 원하신 다면 오늘 밤이라도 저랑 침소에 드시는 것이.."
"어머나, 악마 씨는 참 야하시군요. 벌써부터 그 짓을 할 생각이라니."
"신사로써 당연한 덕목입니다. 밤마다 만족못하고 외로워하는 여자를 즐겁게 해주기 위한 책임이있는거죠."
"그런데 어쩌죠? 저는 이미 충분히 만족하고있는데."
"그렇다면 저는 그보다 훨씬 더 만족시켜드리겠습니다."
유카리가 돌연 표정을 굳히고 아까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입을 열었다.
"그 말을 지킬수 있겠어요?"
"만족 시켜준다는 거 말입니까?"
"그 능력으로 다른 여자들을 건들지 않을거라는 말. 확실한가 묻는겁니다."
진지하게 물어오는 유카리. 능청을 떨며 연기하는게 아닌 진심이었다. 이대로 정말로 침소까지 갈수있을것 같았는데. 아쉬워라.
그건그렇고 저렇게 정색해서 진지하게 물어오는 유카리는 정말 무섭다. 과연 대요괴라는 건 겉치례가 아니다.
이대로 수긍을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면 내가 완전히 패배하는거다. 최소한 내 능력을 좀 더 써먹을수 있도록 허락받지 않고서야 손해지.
나는 속으로 엄청 겁먹고 있지만 유카리 앞에서 당당한척 목소리를 흐리지 않고 또박또박 물음에 답하기로 했다.
"말했잖습니까. 레이무 등 인요가리지 않고 희롱하지 않겠다고요. 저는 환상향에서 하렘을 차릴 생각은 없습니다."
"네. 하지만 그 뿐만이 아닙니다. 환상향의 대결계가 당신의 능력으로 손상이 갈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무엇이든 연결하는 능력으로 환상향과 바깥세계를 연결하고자 하는 시도 만으로 결계에 이상이 가고 말겠죠."
"저, 거기까지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제가 그 부분이 걱정이되서 미리 알려드린것 뿐입니다. 절대 그런 시도는 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요."
그쪽이 진짜 이유였다. 고작 능력으로 여자들 꼬시고 다니는걸 태클걸려고 나타난게 아니란거지. 하지만 상대가 레이무라면 유카리 입장에서 난감할 거다. 그전에 내가 퇴치 당하겠지만.
유카리가 진정으로 걱정하고 있는것은 환상향 존속여부이고 내 능력은 그것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한 것이었다. 단지 바깥세계와 연결을 시도하는 것 만으로 말이다. 실제로 나는 그것을 시도해 볼 만할 정도로 능력을 개발시킨것도 아니지만 만에하나의 가능성이 유카리의 마음에 계속 걸렸겠지.
나는 그녀의 말을 충분히 이해하고 납득했다. 나라고 해서 굳이 환상향을 무너뜨릴 이유가 전혀 없으니 말이다.
"아~ 그럼요. 당연히 환상향을 망치는 짓은 하면 안되는거죠. 그 말 절대로 명심하겠습니다!"
"후후.. 믿음직 스럽군요."
"바깥세계와 연결이라니 그런 짓을 할 이유가 전혀없어요. 쓸데없는 짓이죠."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내가 자신의 말에 충분히 납득하고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자 다시 얼굴에 미소를 띄는 유카리였다. 그리고 진지해 지기 전까지 했던 촌극은 마무리 지어야 할것 아니야?
나는 아직 하다 만 촌극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제 걱정거리가 없어졌으니 어서 침소로 갑시다! 집이 어딘가요? 아.. 가족분이 있으면 곤란하실테니 어디 방앗간이라도 갈까요?"
"..... 악마 씨 같은 분은 정말 처음이네요."
"저같은 신사를 여태 만나지 못한게 불행입니다. 자.. 어서~ 침소로!"
"아~~ 정말 상대하기 싫어."
유카리는 질색을 하며 틈을 열고는 그대로 그안으로 모습을 감춰버렸다. 틈새가 닫히고 난뒤 혼자 남은 나는 틈새의 흔적이 남지 않은 허공을 바라보며 입을 다셨다.
"아.. 내뺐네.. 혹시 처녀인거 아냐?"
현자님과의 정사를 놓친 나는 혼자말을 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하지만 그 혼잣말을 또 어디서 들었는지 내 머리 위에 틈새가 열리더니 유카리가 고개를 빼내며 말하길
"제가 처녀로 보이나요? 맞답니다. 영원한 17세 유카링이예요☆"
하고는 윙크를 하며 애교를 부렸다. 나도 거기에 질세라
"영원한 17세는 타X라 유카리지 당신이 아냐!"
라고 되받아쳤다.
저거 분명히 아키바의 성우 오타쿠들 사이에서 유행한 네타를 흉내낸게 분명하다. 이름이 같으니까 적절한 농담이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참 재수가 없어지는 류의 자뻑 완전체 대사. 영원한 17세니 여고생이니 하는 팬들에게 나이를 망각하고 어필하는 대사는 누구나 써먹을 수 있는게 아니다.
타X라 유카리 처럼 자신만의 왕국을 만들 정도의 팬덤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데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써먹다니. 저 유카리란 여자는 나 보다도 뻔뻔한것 같다.
"뀽뀽."
이제는 보란듯이 역겨운 애교를 부리는 유카리. 역지사지다.
"냥냥~ 데헷★"
나는 양손에 주먹을 쥐어 머리에 붙인채 고개를 갸웃거리며 애교를 부렸다. 그모습에 유카리는 동공이 없어진 눈으로 입을 막은채 그대로 내 앞에서 사라졌다.
지가 애교를 부리는 모습이 남 한테 어떻게 보여지는지 이게 깨닳았냐?
하지만 나는 유카리가 부린 애교보다 몇 백배는 더 역겹고 재수없는 애교를 떨었다는것을 그녀가 사라지고 난 후 한 참이 지나고 나서야 깨닳았다.
이거 누가 봤으면 흑역사가 추가되겠는데?
본문
[웹코믹] [처녀작] 마리사의 사역마 -5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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