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무식한 오니를 어떻게 진정시킬 방법은 떠오르지 않는다. 마치 성인이 무력한 아이를 사정도 안봐주고 패는 것 처럼 나는 스이카의 폭력에 휘둘려질 뿐이다. 이제는 몸 어디 성한 구석이 없어서 자포자기한 심정이된다. 이제 그만 때릴때도 됬는데 나에게 무슨 기대라도 걸어오듯이 여지없이 주먹을 휘두르는 스이카.
누가 오니 더러 폭력의 상징 아니랄까봐. 이래서 요괴란 종자들이 싫은것이다.
더 이상 서있기도 힘든 지경이라 오감이 둔감해진다. 무식한 힘으로 구타당한 육체는 이미 촉각을 잃고있었고 시각은 머리에 받은 충격으로 흐릿해졌다. 후각은 내 몸에서 터져나온 피로 인해 비릿한 냄새로 마비되었고 청각은 안에 반고리관이 망가졌는지 '우웅~'거리는 소리가 시종일관 들려오고있다.
이런꼴인데도 스이카는 부풀려서 위압감이 느껴지는 몸으로 나의 멱살을 잡아들었다. 나는 그대로 들어올려져서 발이 지상에서 떠버렸지만 이제 몸에 힘도 들어가지 않아 바둥거리지 않는다. 저항이 없어진 것이다.
"이젠 한계인거야?"
걸레와 같은 나의 상태를 보고 그렇게 물어오는 스이카.
네~ 한계입니다. 그러니까 이제 해방해 주세요! 라고 대답하고 싶지만 목구멍에서 신음소리 외엔 어떠한 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머리를 조아려서 싹싹 빌고싶지만 그럴 힘도 없으니 어쩌란 거지.. 진짜 위험해.
나는 있는 힘을 짜내서 겨우 고개를 끄덕 거려보았지만 나의 그 행동의 의도를 알아차리지 못한듯 스이카는 멱살을 잡은 상태로 다른 손으로 주먹을 쥐어 한 대 날릴 준비를 하고있었다.
"이 악물어!"
그렇게 외치며 나의 얼굴에다 주먹을 날리는 스이카.
이 악물긴 뭘 물어!! 나는 속으로 절규를 하면서 떠올릴수 있는 욕이란 욕은 있는대로 마음 안으로 펴부었다. 이 꼴이 되도록 정신이 멀쩡한게 너무나도 싫어진다. 차라리 충격으로 인해 혼미한 상태라면 덜 괴로웠을 텐데. 나는 나의 얼굴에 직격해 오는 스이카의 주먹을 보며 그것이 매우 천천이 오고있는게 느껴졌다. 극한의 위기속에서 발현되는 두뇌의 가속이란 거겠지. 그만큼 위험을 감지하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와 동시에 이미 마비되어있는 오감이 아닌 전혀 생소한 감각이 솟아오르는걸 느꼈다. 무언가 끈과도 같은 이미지가 머리속에 그려졌고 그 이미지를 본능적으로 나를 위기에 몰아넣는 스이카와 감각처럼 연결지었다.
나만이 느낄수있고 다룰수있는 끈이라는 개념.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본능이 알려준다. 나와 스이카의 감각을 연결하여 공유할수있다고.
스이카의 주먹이 나의 얼굴에 닿는것과 동시에 나는 뒤에 날아가서 땅바닥에 그대로 쳐박혔다. 광대뼈가 산산히 부셔지는듯한 통증을 느끼면서 어지러운 머리를 일으켜 내가 날아왔던 방향을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나에게 주먹을 날린채 서있어야할 스이카가 누워있는 것이다.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지만 한 동안 누워있는 스이카가 몸을 일으키더니 나에게 걸어오며 물어왔다.
"너 방금 무슨짓 한거야?"
스이카는 방금 일어난것이 무엇인지 전혀 알수없다는 눈치였다. 나 역시 나를 때려서 날린 스이카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누웠을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본능적으로 깨친 생소한 감각과 관계가 있는지 나는 그때 그 감각을 떠올려본다.
지금까지 느껴왔던 오감과는 다른 처음 가져본 감각. 그리고 끈의 이미지. 본능적으로 그걸 스이카와 연결했고 그것이 감각을 공유하는것이라고 저절로 알게되었다.
그러니까. 내가 새롭게 얻은 능력으로 인한 스이카와의 감각을 공유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날린 주먹에 대한 통증이 그대로 자신도 느끼게 된것이지.
나, 본인 조차도 이런 능력을 얻게된것에 영문을 모르겠다. 하물며 이 능력에 의해 자신의 주먹의 통증을 느낀 스이카가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알리가 만무하다.
나는 입안의 얼얼함을 참아가며 스이카에게 방금전의 일을 설명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저는 능력을 각성한것.. 같아요."
"능력.. 대체 무슨 능력이길래 나한테 충격이 닥친거야?"
"그건 감각을 공유하는 것 같습니다. 에구구... 아파라."
나는 입안의 상처와 광대뼈가 내려앉은것 같은 충격 때문에 더 말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그래도 이정도만 말하면 충분히 알아듣겠지.
나의 능력을 듣고 생각에 잠긴 스이카는 다시 몸을 원래 크기로 되돌리고는 뭔가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입을 열었다.
"역시, 일단 두들겨 패는게 정답이었어!"
"순 억지다 ──!"
스이카의 말도안되는 주장에 나는 곧바로 소리를 질려 그것에 대해 항의했다.
도대체 뭐가 정답이란 말이야. 나를 아주 개패듯 잡아놓고는 어쩌다가 운 좋게 각성한걸 가지고 한건 해냈다는 듯이 굴다니. 만약 내가 각성이고 뭐고 맞다고 죽었으면 어쩔뻔 했냐구!
나는 스이카에게 잔뜩 따지고 싶었지만 괜히 화나게 만들었다간 또다시 두들겨 팰까봐 속으로만 삼키고 분을 삭혔다.
수행을 시켜준답치고 두들펴 패다가 죽으면 허사가 아니겠나. 주객이 전도되는건데 저 꼬맹이 오니는 그런 당연한것 조차 모르는지 어쩌다가 나온 성과 하나에 자부심을 느끼고있는 것이다.
나는 그런 스이카의 태도가 참으로 불만이었다. 역시 따져야 할건 따져야한다.
"이러다 내가 죽었으면 죽도 밥도 안되었겠네요. 어쩌다가 운 좋게 능력 하나 각성한건 스승의 의도가 아니었으면서 뭘 그리 잘난체 합니까."
입을 움직이는것 조차 통증으로 얼굴이 일그려졌지만 지금은 내 의사를 확실히 표현해야 하기에 참았다. 나의 항의 표시에 스이카는 풀린눈을 손으로 비비고는 눈을 크게 떴다.
"그건 맞는말이네.. 내가 너무 들떠있었구만. 미안~ 미안~ 오니들이란 치고박으면서 성장하는게 당연해서 말이야. 이건 수행이 아닌거구나."
너무나 시원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스이카. 하지만 그 모습에는 일말의 미안함이라곤 보이지 않았다. 그저 단순한 실수 정도로 치부할 셈인가? 이쪽은 진짜 죽을뻔 했는데.. 입 밖으로 욕이 나올뻔 했지만 그것도 참는다....
"정말 잘 나신 스승이네요. 제자를 이렇게 상처입혀놓고 이제 더 어떻게 수행시킨단 겁니까? 지금 몸이 완전 병상에서 생활해야 할 수준인데."
입을 나불거리는것도 아파죽겠단 말이다. 이제 몸을 가누는것도 음식을 먹는것 조차도 어렵게 되었으니 어떻게 책임질래 이 바보 오니야!
나의 불만은 극도로 치솟았지만 저 스이카는 여전히 헤실대면서 날 보고있을 뿐이다. 스이카는 손으로 턱에 괘고는 생각에 잠긴듯 있다가 입을 열었다.
"그러면 이제부터 너의 능력을 개발하는 쪽으로 수행을 하는게 좋겠어!"
자신의 행동에 전혀 반성이 없잖아!
내가 아무리 불만을 토로한다 해도 스이카는 자신의 행동을 단순한 실수 정도로만 인식하겠지. 정말 속편한 성격이 아닐수가 없다. 아마도 어지간한 일은 전부 하찮은 것으로 생각할 정도로 태평한 성격일것이다. 매년 흉년이 들어 가을 결실에 실망을 하면서도 내년에도 변함없이 농작을 일구는 농부들의 태평함도 스이카와 같은지는 모르겠다.
"오늘은 너무 다쳤으니까 이만 끝내고 내일 부터 더욱 힘내서 수행해보자!"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는 스이카. 나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아까 내가 했던 병상에서 지내야 할 상태라는 말을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들었나 보다. 도대체 이정도의 부상을 입혀놓고 내일 또 무슨 수행을 한 단 말이야?
오니란 것들은 요괴 중에서도 최고로 무식한것 같아. 그러니 힘만 그렇게 무식하게 쎈거겠지. 뇌 근육이랑 얽혀서 제대로 된 일이없는데 나는 그런 뇌 근육이랑 얽혀버린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나는 투정을 부릴수 밖에 없다.
"아야야... 아파 ── ! 너무 아파서 견딜수가 없어!!"
나는 그자리에 누워서 온 몸의 통증을 호소하며 울부짖었다. 제 아무리 오니라도 지금의 행동은 거짓도 아니라 순수하게 진짜 아파서 나온거니까 일부러 그러는것인지 알 방도가 없겠지.
스이카는 아픔을 호소하는 나에게 다가오더니 나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너.. 아까전 까지 괜찮았던거 아니었어?"
"전혀... 아파서 죽겠다고요 ── ! 이거봐요.. 온 몸에 뼈가 다 부려진거 같아!"
나는 스이카에게 웃도리를 벗어보이며 뭉개진 갈비뼈를 내 보였고 그것을 빤히 보던 스이카가 무언가 이해가 잘 되지않는다는 표정으로 나에게 물어왔다.
"너 아직 재생이 안된거야?"
"아놔, 내가 뭘로 보이는건가요?"
"너 요괴 잖아."
"... 여태껏 저를 요괴로 알고 그렇게 쥐어 팬겁니까?"
"아니란 말야? 그럼 니 머리에 뿔은 뭔데?? 나랑 같은 동류인.."
"아이구참! 머리에 뿔 만 달렸으면 개나 소나 오니인줄로 아는갑네!!"
나는 그동안 스이카가 나를 자신과 같은 오니로 착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자 마자 속에 있는 울분이 튀어나왔다. 요컨데 로봇물에서도 흔히 있는 비(非)매니아들의 착각 중 하나인 뿔 달린 로봇을 죄다 건담으로 아는것과 비슷한 경우다. 그러니까 저 꼬맹이 오니는 나를 자신과 같은 오니이니까 맘 껏 때려패도 괜찮을 거라고 멋대로 판단했던 거다.
그냥 요괴 정도로만 착각했었다면 나를 때려패는 강도가 덜 했을텐데.. 뭔 놈의 운명이 이런건지 머리에 달린 뿔 가지고 오니로 착각하다니. 불행에도 정도가 있는 법이지. 그런데 스승아. 오니가 아니라도 뿔 달린 존재들 열라게 많거든? 그런 편견을 지우지 않으면 나와 같이 오니랑 엄청 동떨어진 존재들을 봐도 죄다 뿔 만 보고는 오니로 단정짓고 다니겠네.
억울하다는 듯 씩씩대고 있는 나를 보던 스이카는 옆에 찬 이부키효의 뚜껑을 열고 마셨다. '크~~'하며 강한 술의 기운을 내 뱉으며 나에게 묻는다.
"그럼 넌 뭔데?"
"악마입니다."
"악마? 그런 놈들은 잘 모르겠지만 인간 처럼 나약한가 보구나."
"당신네 요괴들이 지나치게 튼튼한 거겠지요."
나는 인간 처럼 나약하다는 소리에 발끈해서 스이카에게 비꼬는 말을 내뱉었다. 그런 나의 반응이 재밌는지 스이카는 '캬하핫-!'하고 웃어댔다.
인간이 나약하다는건 육체적인 의미겠지. 악마라 해도 사실 요괴에 비하면 하찮을 정도로 나약한 신체 스펙을 지녔다. 단순히 육체적 의미라면 나약한 존재가 맞지만 하쿠레이 신사에 살고있는 레이무를 보고도 나약하다는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비록 그녀가 특별하다곤 해도 요괴의 입장에서는 인간이라는 카테고리가 단순히 나약하다는 말로 정의할수 있는 존재인지는 알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그건 틀린 소리다.
그러니까 요괴들이 항상 나약하다고 깔보다가 혀를 찔리는 거야.
그 증거로 오래된 전승이나 신화를 보면 요괴나 마물이라 불리는 강대한 존재들은 인간들에게 퇴치되거나 쫒겨나지 않는가?
"음.. 잘 알겠어, 수행을 위해서라면 그 몸 부터 치료하지 않으면 안되겠네."
스이카가 품속에서 작은 주머니를 꺼내더니 그속에서 하얀 분말을 손위에 털어서 쌓아놓더니 거기에다 '퉷-'하고 침을 뱉었다.
"이건 오니의 약으로 평소 튼튼하기 짝이없는 오니들은 쓸 일이 그다지 없지만 너 같은 나약한 녀석에게 배풀어주기 딱 좋은 거지."
스이카는 그렇게 침을 뱉어놓은 하얀 분말의 정체를 알려주고는 그대로 진흙을 바르듯 내 몸의 생체기 부분에다 문대기 시작했다.
나는 스이카의 손이 닿는데가 쓰리고 아팠지만 이것도 신경써서 치료주는거니 얌전히 있었다. 비록 침이 섞인 좀 드러운 약이지만 효과는 기대해도 나쁠것 같지 않았다. 옛 부터 오니들은 신기한 힘을 지닌 도구나 약을 가지고있기로 유명하니까 말이다.
어느새 생채기 부분에 발라진 약은 진흙팩 처럼 굳어져서 하얗게 막을 형성하고 있었다. 죄다 부려졌을 갈비뼈 부분도 발라졌고 광대뼈 부분도 꼼꼼하게 발라졌다.
이만하면 스이카의 손의 약이 상당히 부족할텐데 다친 부분을 전부 뒤덮을 정도라니 치료효과가 아니라도 이것 만으로 놀라온거 아닌가?
"이걸로 오늘 하루 푹 쉬고나면 몸이 나아있을거야."
나의 몸에 난 상처를 약으로 전부 발라준 스이카는 그렇게 일러주면서 손을 털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 말을 들으니 어쩐지 벌써 약효가 드는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나도 몸을 일으켜서는 흙에 더러워진 옷을 털어냈다. 당장 신사로 돌아가서 레이무의 핀잔을 듣지 않을 만한 장소에 몸을 늬워야 겠다는 생각으로 머리속이 꽉찬다.
"아참, 그러고 보니 너 꼬리도 달려있었네."
신사로 돌아가던 스이카가 문듯 내쪽으로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그걸 지금 눈치 챈겁니까?"
"꼬리 달린 오니는 본 적이없어서 말야."
"이제 그만 오니에서 결별을 합시다. 아직도 착각하지 말고요."
"하하하, 미안~ 내가 널 자세히 못 봤다는 사실을 알아차린것 뿐이야."
그렇게 허심탄회하게 웃은 스이카는 양 손을 머리 뒤쪽으로 깍지를 낀채 뒷머리를 받친채 앞으로 쭉 걸어나갔다.
오늘은 정말이지 피곤하네. 여태 오니로 오해 받아 수행을 빙자한 폭력에 휩쓸리지 않나 신사로 돌아왔을때 이꼴을 보고 레이무가 뭐라고 할지 참 복잡해진다.
이제 곧 점심 시간인데 저 까칠한 무녀로 부터 밥을 얻어먹을수 있을까?
그래도 생각치도 못한 능력의 각성 만큼은 건졌으니 불만만 있는게 아니지.
나는 까칠한 레이무가 나에게 밥 조차 허락하지 않을까봐 불안했었지만 다행히 기우에 지나지않았다. 스이카의 덕분인지 아니면 유카리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레이무는 나의 몪까지 밥을 차린것이다. 밥상에 보이는 찬들은 새전의 상태를 말해주듯 빈곤해 보였지만 나의 입장상 투정을 부릴수 없는 노릇이다. 덜 씻겨진 것인지 흙이 씹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밥알을 제외하고는 딱히 불만은 없다. 스이카에게 맞은 상처로 인해 입안이 다 터져버려 밥을 씹을때 마다 인상을 찌푸리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남길수는 없지. 한그릇을 뚝딱 비워 내고는 몸을 누울 만한 장소를 물색하기로 한다.
레이무는 멍이 들어있는 나의 모습을 보고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물어오지 않는다. 마치 철저하게 관심이 없다는 눈치였다. 오히려 그 편이 나한테 있어서 편하다. 아픈 입을 움직여 가며 설명할 필요도 없을테니.
신사에는 쓸수있는 방이 두개 정도인데 하나는 레이무가 쓰는 곳일 테고 나머지 하나는 손님이 머무는 곳일 것이다. 그런데 그 손님 방도 지금은 스이카가 쓰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럼 난 어디에 누워야 하는걸까? 창고에 가야하나..
그렇게 고심하고 있을때 스이카가 나에게 자신이 머물고있는 방에 누워있으라고 권해왔다. 종족을 떠나서 남자와 여자인데. 그래도 되나?
여자라고 하기엔 아직 어린 모습이지만 겉 모습 만으로는 절대 가늠할수 없는 요괴이기에 선듯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것에 거부감이 일었다. 스이카가 신경쓰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되살아난 거시기를 달고있는 남자란 말이다. 거기에 레이무가 스이카와 한 방에서 지내는걸 보면 뭐라고 하겠는가?
로리콘이라고 오인받는게 싫어서라도 거절할수 밖에없다. 그러면 결국 갈 데라곤 창고밖에 없겠구나.
그렇게 한숨을 내쉬고는 창고쪽으로 걸어가려는데 스이카가 나의 어깨를 붙잡았다.
"괜찮다니까~ 아무도 널 책망하지 않으니까 내 방에서 지내."
그렇지만 나는 로리콘 취급 받고싶지않습니다. 스이카가 신경 안쓰더라도 가끔 신사에 놀려오는 마리사라던가 다른 인요들 보기에 참 안좋지 않나요?
나는 어깨를 붙잡은 스이카의 손을 떼내려 했지만 힘을 주고있는지 잘 떼어지지가 않았다.
"이거 놔주세요. 제가 싫다는데 왜 자꾸 그러는 겁니까?"
"환자가 창고에서 지내려는 거야?"
"어이쿠.. 이제 환자 취급해주는건가요?"
"사내자슥이 부랄달고 뒤끝 심하네. 내가 미안하다고 말했잖아."
"그런거 치고는 전혀 미안한 기색이 없어보여 하는 말입니다."
스이카는 나의 반항에 눈을 가늘게 뜨더니 나의 양팔을 자신의 두 팔로 감싸 굽히더니 그대로 자신의 방으로 나를 끌고갔다. 힘도 힘이고 지금의 나는 다친 상태라 그저 무력하게 질질 끌려갈 뿐이다. 말로는 안되니까 아주 그냥 힘으로 해결하려는 구나.
"좀 살살 다뤄주세요!"
나는 안그래도 몸이 부셔질듯 아파 죽겠는데 힘에 의해 억지로 끌려가는것은 정말로 싫었다. 겨우 붙으려던 뼈들이 다시 부셔져 내리는것 같잖아!
그러나 내가 그러던지 말든지 자신의 나를 자신의 방으로 끌고와서는 제대로 정리해 두지 않은 이불위에 나를 눕혔다.
내가 포기한채 얌전히 누워있자 만족했는지 흡족해하는 스이카.
"내일까지 편히 쉬고있어. 오니의 약은 정말 잘 듣기로 유명한 명약이니까 내일이면 완치는 아니더라도 움직이기 수월해 지겠지."
그렇게 말하고는 스이카는 방의 장지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혼자 방에 남은 나는 스이카의 말대로 얌전히 내일까지 누워있기로 했다. 어차피 방이 두개 뿐인 신사에 원래는 손님 방이지 않은가? 스이카가 겉보기엔 로리라지만 속은 술에 취한 아저씨 같고 거기에 나는 환자다. 그러니까 난 스이카와 한 방에서 지내더라도 절대 로리콘 그런게 아니다. 그러니까 누가 나를 보고 폐도니 뭐니 그딴 소리하면 강력하게 항의할 테니까 말야~
이대로 스이카가 발라준 약에 의존하여 쉬는것도 좋지만 나는 좀 더 빠른 회복을 위해 전에 파츄리님이 나에게 해준 방법을 떠올려냈다. 나의 마력을 몸의 치유를 위해 돌리는 방식. 정확히 어떻게 하는것이지에 대해 그 알고리즘을 알 도리가 없었지만 지금의 나는 그것을 실행시킬수 있을것 같다는 근거없는 믿음이 솟아올랐다.
아니, 전혀 근거없지는 않다. 비록 정석적인 마법이 아니지만 오늘 깨친 능력이라면 어쩌면 가능할것이다. 나는 본능에 의해 연결한다는 것이 상대와의 감각만이 아닌 보다 넓은 의미의 개념이라는것을 알고있었다.
그러니까... 능력으로 나의 마력의 줄기를 찾아 몸의 치유라는 특정 요소에 연결하여 이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본능적으로 해치워 버렸다. 오로지 개념만을 가지고 본능으로 행하는 것은 참으로 이질적이고 기이하지 않을수 없다. 이건 내가 오래전 부터 익혀온 마법과는 완전 상반된 개념.
술자의 술식과 주문을 통해 완성되어 발현되는 마법과는 정 반대의 개념이자 능력인 것이다. 오로지 본능으로 손과 발을 움직이듯 실행시켜 머리속의 이미지대로 구현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이능이란 것인가? 정말로 편하면서도 기이하기 짝이없다. 쉽게 말해 초능력이란 거고 어디의 초전자포가 살고있는 과학도시의 초능력자 처럼 머리속으로 복잡하게 연산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자신의 능력을 본능처럼 느끼며 개념대로 이미지만 떠올려서 집중하기만 하면 실행이되는것이다.
다른 이능력자들도 나와같이 감각처럼 능력을 발현시키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졌다. 지금 떠오르는 이능력자라면 역시 홍마관의 메이드인 이자요이 사쿠야와 요괴의 현자 야쿠모 유카리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어쩐지 나 자신도 그녀들과 동등한 위치가 된것같아 기분이 들떴지만 이제 막 능력을 각성한 나와 그녀들의 차이는 아직까지 하늘과 땅 정도인 거겠지. 나는 능력을 깨치기 전에는 파츄리님에게 정석대로 마법을 배워볼 생각이었지만 지금와서 생각하길 나의 능력을 개발하는 쪽이 훨씬 더 효율적이며 이로울 것이라고 판단된다. 그 이유는 나에겐 마법의 재능이라곤 전혀 없기 때문이고 악마임에도 약한 이유가 이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특기처럼 부릴수있는 마법은 사물을 압축하는 정도와 바람을 날카롭게 날리는 정도의 공격 마법이 전부다. 한마디로 나의 마법 수준은 마법사들에게 있어서 대수롭지 않은 수준이며 같은 악마들 중에서는 걸음마 수준.
지금 부터 꾸준하게 마법을 배운다면 백년이상이 지나도 파츄리님은 커녕 마리사의 집에 있는 마도서를 겨우 읽을수 있는 정도로 그치고 말겠지.
그런것을 떠올리는것 만으로 우울해지는것 같지만 그 대신 능력을 각성해 이능력자가 되었으니 그래도 감지덕지가 아니겠나.
그런데 나의 능력은 정확히 뭘까? 감각을 연결하여 공유하고 마력의 줄기를 몸의 치유라는 요소에 연결해서 특별한 마법의 술식이 없이도 몸의 마력을 치유력으로 돌릴수 있으니 말이야.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게 무슨 능력인 것인지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나의 능력은 이것인 것이다.
─ 연결하는 정도의 능력.
무슨 연유로 이런 능력에 눈을 뜬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나의 마모된 영혼이 유카리의 경계 조작으로인해 강제적으로 육체로 고정된 것이 결정적이었던 모양이다.
그때 부터 생소한 감각이 느껴졌으니 영혼과 육체의 이질적인 결합에서 생겨난게 아닌가 추측해본다.
과연.. 억지로 영혼과 육체를 붙여놨으니 거기서 연결이란 개념의 능력이 생겨났다는 건가? 나는 납득을 하면서도 그 사실에 유쾌해졌다.
험한꼴을 잔뜩 당하긴 했어도 그게 전부 나쁘기만 한게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 능력... 잘만 쓰면 휼륭할것 같지 않은가? 본능적으로 느껴오는 능력의 감각을 보아 개념적인 것 까지 활용해 먹을수 있을것 같은데 말야.
지금은 당장 불가능하겠지만 능력을 계속 개발해 나간다면 약한 본체를 커버하고도 남을 정도의 능력이 될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든다.
나는 내일이라도 몸이 낫게 된다면 당장이라도 이 능력으로 어디까지 할수있는지 실험해 볼 참이다. 스이카도 나와 같은 이능력자라면 분명 좋은 조언을 들을수 있을것이고 하쿠레이 신사에서 지내는 기간 동안이라도 능력에 대해 알아두게 된다면 앞으로 큰 도움이 될것이 분명하겠지.
나는 그런 것들을 떠올리며 상처가 완치되는것을 바라며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본문
[웹코믹] [처녀작] 마리사의 사역마 -35-
추천 0 조회 68 댓글수 0
ID | 구분 | 제목 | 글쓴이 | 추천 | 조회 | 날짜 |
---|---|---|---|---|---|---|
118 | 전체공지 | 업데이트 내역 / 버튜버 방송 일정 | 8[RULIWEB] | 2023.08.08 | ||
1517359 | 공지 | 동방 프로젝트 게시판 공지사항 (62) | 법관。 | 52 | 80333 | 2014.04.29 |
2554276 | 영상 | 이로유 | 1 | 82 | 2024.05.18 | |
2554275 | 스샷 | 이로유 | 3 | 104 | 2024.05.16 | |
2554274 | 음악 | 루리웹-2121185533 | 4 | 244 | 2024.05.07 | |
2554273 | 잡담 | 잔돈 | 4 | 228 | 2024.05.05 | |
2554272 | 잡담 | 비봉구락부 | 5 | 399 | 2024.05.04 | |
2554271 | 잡담 | 양파 파쇄기 | 4 | 350 | 2024.04.18 | |
2554270 | 정보 | 하늬도지 | 4 | 499 | 2024.04.09 | |
2554269 | 정보 | 하늬도지 | 6 | 1139 | 2024.04.08 | |
2554268 | 잡담 | seawi9966 | 4 | 441 | 2024.03.31 | |
2554267 | 잡담 | seawi9966 | 6 | 1487 | 2024.03.19 | |
2554266 | 잡담 | 이로유 | 3 | 488 | 2024.02.28 | |
2554265 | 잡담 | 이로유 | 3 | 522 | 2024.02.28 | |
2554264 | 잡담 | DisParaMaru | 2 | 511 | 2024.02.23 | |
2554263 | 잡담 | 이로유 | 2 | 508 | 2024.02.22 | |
2554262 | 잡담 | 이로유 | 4 | 705 | 2024.02.18 | |
2554261 | 잡담 | 이로유 | 5 | 852 | 2024.02.17 | |
2554260 | 동인지 | 수생 | 6 | 1529 | 2024.02.13 | |
2554259 | 웹코믹 | 八云紫 | 8 | 1757 | 2024.02.08 | |
2554258 | 잡담 | 156 | 7 | 735 | 2024.02.06 | |
2554257 | 동인지 | 수생 | 8 | 1025 | 2024.02.02 | |
2554256 | 잡담 | 군필레이무 | 3 | 392 | 2024.02.01 | |
2554255 | 정보 | 맥그리버 | 3 | 509 | 2024.01.31 | |
2554254 | 잡담 | 맥그리버 | 7 | 1026 | 2024.01.26 | |
2554253 | 잡담 | 빠 킹 | 6 | 1109 | 2024.01.26 | |
2554252 | 잡담 | DisParaMaru | 3 | 398 | 2024.01.21 | |
2554251 | 동인지 | 수생 | 3 | 483 | 2024.01.18 | |
2554250 | 잡담 | 요우무볼짤 | 5 | 794 | 2024.01.12 | |
2554249 | 동인지 | 수생 | 4 | 470 | 2024.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