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랑이 된지 얼마 안지나서 그런지 등 뒤에 돋아난 특이한 날개 때문에 걸을때 중심 잡기가 너무 어렵다. 그래서 날아서 가기로 했지만 역시나 이 날개 때문인지 몸의 벨런스가 자꾸 흐트려져서 중심 잡기가 난감했다. 플랑은 어째서 이런 날개를 달고있는거지? 고위의 흡혈귀들은 악마들과 같은 날개를 달고있는 경우가 흔했지만 이런 여러색상의 수정이 달린 마른 나뭇가지와 같은 날개는 듣도 본적도 없다. 언니인 레밀리아는 아주 전형적인 악마의 날개였지만 동생인 플랑은 자매임에도 날개 만큼은 전혀 닮지가 않았다. 이형적인 날개인 만큼 최근 플랑의 몸이된 나는 그것을 다루는게 너무나 힘든것이다.
차라리 좀 접혀주면 좋을련만...
복도의 통로를 지나고 몸을 꺽어 방향을 틀었는데 날개 부분이 어김없이 벽쪽에 쓸리고 만다. 빌어먹을, 일반적인 날개처럼 접히기라도 하면 어디 덧나나. 이 놈의 날개는 접으려고 애를 써도 제대로 접혀지질 않는다. 플랑은 여태 이런 불편한 날개를 달고 여태 생활해 왔다는 건가? 아주 안 접히는것은 아니지만 악마의 날개처럼 확하고 어깨와 일직선을 유지할 만큼 접히는걸 기대할수 없다. 기껏해야 손으로 두 세 뻠 정도가 접힐 뿐이다.
나는 몸을 꺽을때 마다 벽이나 물건에 스치거나 부딛히는 것을 느끼며 짜증날 만큼의 불편을 느꼈다. 어차피 나의 모습을 하고있는 플랑을 만나서 원래대로 돌아가기만 하면 그만이다.
여전히 독서 삼매경인 파츄리에게 갔다. 혹시나 그녀라면 내가 플랑과 몸이 뒤바뀌었다는 것도 그리고 나의 모습을 한 플랑의 행방도 알고있을지도 모르지.
나는 파츄리님에게 다가가 '저기~'하고 관심을 끌기로했다.
"플랑이니? 무슨일로 나에게 온거야."
파츄리님은 무기질적인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친우의 여동생이라고 해도 타인을 대하던 것과 다르게 특별히 친하게 대하는건 아닌 모양이다. 그런 걸 보면 평소에 나를 대해주던 파츄리님이 얼마나 신경을 써주고있는지 알수가있다.
"혹시 여기에 루키를 본 적이없어요?"
"루키? 아... 방금 도서관을 지나서 위층으로 올라갔어."
"그.. 루키의 모습이 어떻게 보였나요?"
"... 플랑.. 오늘 좀 이상해 보이네."
파츄리님이 의문을 가지는 것도 당연하다. 지금의 나는 플랑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결국 속 알맹이는 나라는 전혀 다른 인격이다. 모습과 목소리는 플랑이라도 행동이나 언변마저 같을수는 없다. 방금전의 대화에서는 그게 여실히 묻어나왔고 파츄리님이 의심의 눈으로 쳐다보는것도 그 이유에서다.
나를 유심히 쳐다본 파츄리님은 알았다는 듯 말하기 시작했다.
"그렇구나. 넌 플랑이 아니야."
"잘 아셨군요! 역시 파츄리님입니다."
"너무 비행기 태우지마, 행동이 진짜 플랑과 극단적으로 달라서 쉽게아는거니까."
입으로는 비행기 태우지말라고 했지만 파츄리님은 내심 기쁜 모양이었다. 그것도 그럴게 입가가 미세하게 올라가있지 않은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마법사 현자라는 칭호까지 있는 파츄리님이라고 해도 다를게 없나보다.
"그럼 한가지 물어볼게. 넌 누구야?"
파츄리님이 나의 정체를 직접적으로 물어왔다. 그래서 나는 솔직하게 말한다.
"루키입니다. 플랑과 몸이 뒤바뀌었습니다."
"몸이 뒤바뀌었다니... 누가 그렇게 한거야?"
"플랑이 마법으로 몸이 바뀌게 된겁니다."
"믿을수 없지만. 눈앞에 직접 보고있는데 안 믿을수가 없겠네."
분명 나의 말은 쉽게 믿을수 있을만한게 아니다. 일반 마법사들은 엄두도 못내는 고위의 마법을 어린 흡혈귀인 플랑이 시전해서 성공시켰다는 것은 못 믿는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하지만 환상향에서 상식이란 뭐다? 나는 메타 발언을 방금 떠올린것 같지만 아무튼 파츄리님은 눈 앞에서 벌어진 사실에 대해 안 믿을수가 없을테지. 그 보다 내가 된 플랑이 급하지 않나? 이제와서 생각이 드는거지만 지금 플랑은 내 몸으로 무슨짓을 저지르고 다닐지 모를노릇이다. 혹시나 밖에 나가서 '아하하하~'거리며 다니니는 모습을 상상하니.. 으... 이건 상당히 쪽팔리는 일이 아닐수 없다.
"지금 내 몸안에는 플랑이 있어요. 들뜬 기분으로 어디론가 갔는데 어서 잡지않으면."
나는 플랑이 나의 몸으로 저지르고 다닐 행동들을 떠올리지마자 초조해졌다. 나야 상식인이니 플랑의 몸이라도 일을 저지르고 다니지 않겠지만 플랑에게 일반적 상식이란게 상당 부분 결여되어있으니 이대로 멋대로 돌아다니도록 놔두는건 위혐하다.
"플랑의 행방은 자세히는 모르지만 네가 오기전에 이곳에서 나갔으니 그리 멀리는 가지 않았을거야."
파츄리님은 나의 초조함을 읽었는지 지금이라면 플랑을 쫒을수 있을거란 얘기를 했다. 그 말대로 라면 이대로 가만히 있을수는 없지. 어서 내 모습을 한 플랑을 찾으려 가야겠다.
몸을 띄워서 윗층 홀쪽으로 날았다. 급한 마음에 서두른 탓인지 익숙치 못한 몸이 자꾸 휘청 휘청 거린다. 안그래도 한시가 급해서 초조한데 컨트롤 되지 않는 몸이 답답하기 이를데가 없다. 플랑이 멋대로 나다니지만 않았더라면 나는 플랑의 몸을 조금이나마 즐겼을 텐데... 그런 불순한 아쉬움은 공연히 짜증을 불려일으켰다.
"그래도 오랫동안 갇혀지냈으니 이해를 해야하나."
나와 몸이 바뀌자 마자 기뻐하며 방을 빠져나온 플랑을 보면 그런 동정스런 감상도 나온다. 그래도 이대로 나두면 내 몸으로 무슨일을 저지를지 모르고 루쨩☆을 이은 새로운 흑역사가 탄생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떠올리자 금새 동정심은 사그려 들었다.
나는 홀을 우선적으로 둘려보았다. 역시나 나의 모습(플랑)은 보이지 않는다. 요정 메이드를 붙잡아 나의 모습을 봤냐고 물었지만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내저을 뿐이었다. 요정 메이드 사이에서의 플랑의 이미지는 공포 그자체인가 보다. 플랑이 된 나를 보는것 만으로도 겁에 질려 뒷걸음질을 치는게.
플랑쨩, 대체 얼마나 상식없이 굴어댔던 거니?
그런 플랑을 상대로 나에게 놀이상대나 시켰던 레밀리아가 새삼스례 염치없음을 깨닳게 된다. 이거야 원, 당주를 한 참이나 추월할 정도의 공포스런 존재였잖아! 요정들이야 과장을 좋아하니까 부풀려진것도 있지만 나를 보는것 만으로 질러서 벌벌떠는 모습은 단순히 과장만으로는 단정짓긴 어려운것이다.
그렇게 나는 플랑의 모습으로 요정 메이드들을 공포에 빠트리고 있을때 사쿠야씨가 다가오는것을 보았다.
"작은 아가씨, 무슨 일이신가요?"
나의 의중을 물어오는 사쿠야의 모습은 좀 전의 부끄러움에 얼굴을 숙이던 모습이 아니었다. 어느새 회복이 되었는지 평소의 완벽한 자태를 뽐내고있었다. 스타킹도 갈아신었구나. 역시 여자력의 상징이라면 단연 스타킹이지~ 어디 이 몸으로 스타킹을 요구한다면 벗어줄지 궁금했지만.. 관두자. 순진무구한 플랑쨩을 변태로 만들수 없어!
"어.. 사쿠야씨! 혹시 나를 못봤어?"
"네?"
이런, 실수로 잘 못 말했다. 내가 플랑과 몸이 뒤바뀐 사실을 모르는 사쿠야가 그 말을 알리가 없지. 사실 '사쿠야씨, 팬티를 벗어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플랑쨩의 이미지가 훼손되는게 싫어서 생각만 하고 입에 담지도 않았다. 만약 내가 레밀리아의 몸이었다면 당장 '충실한 시종이라는걸 증명해주지 않을래?'하고 몸에 걸친 속옷을 모조리 가져버렸을 텐데. 어차피 그 초딩 흡혈귀는 알맹이가 나와 별반 다를것 없는 음흉한 아저씨이니 유독 사쿠야 앞에서 챙기는 주인의 체면이 산산조각 나더라도 미안한 생각은 조금도 없다. 사쿠야가 나의 이해할수 없는 물음에 혼란 스러워 할테니 물음을 정정해야겠다.
"그게 아니라. 방금전에 루키를 보지 못했냐구?"
"그거라면 아까전에 웃으면서 저택 밖으로 나갔습니다."
이런 젠장, 역시 플랑은 같혀지낸 세월이 긴 만큼 밖에 대한 동경으로 단숨에 나가버렸구만. 나는 사쿠야에게 허락도 없이 저택 밖으로 몸을 날렸다. 그러자 어느새 내 앞에 나타난 사쿠야가 나를 막아서고있다.
"죄송합니다. 작은 아가씨, 저택 밖으로 나가는것은 아가씨의 명령으로 금지되어있습니다."
내 뒤에 있던 사쿠야가 무슨 신기를 벌였는지는 몰라도 순식간에 내앞으로 순간이동을 한것이다. 몸이 뒤바뀐것도 상식 밖이지만 사쿠야의 순간이동 역시 그에 못지않은 상식밖이 아닐수가 없다. 그녀는 지금 나를 밖으로 내보내지 않을려고 하고있다. 아니 정확히는 플랑이 저택밖으로 나가는것을 저지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 닥쳐온 난간에 심란해졌다. 이러고있는 동안에도 내가된 플랑이 밖에서 무슨 짓을 저지르고 다닐지 모르기 때문이다. 사쿠야의 방해를 강행돌파 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내 앞으로 순간이동한 것을 보면 보통의 실력자가 아님이 분명하다.
"저택 밖으로 나가는것이 금지된건 플랑이지 내가 아냐."
나는 나를 막아선 사쿠야에게 사실대로 털어놓고 양해를 구하기로 했다. 아직 사실을 모르는 사쿠야는 내가 한 말의 의미를 알리가 없지만 조금의 자세도 흐트려지지않고 냉정한 얼굴로 나를 보고있기만 할 뿐이었다. 그런 사쿠야를 이해시키기 위해 나는 지금의 나의 상태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밖으로 나간 루키가 플랑이고 내가 바로 루키야."
"그게 무슨 소리인가요?"
사쿠야가 약간 놀란모습을 보며 나는 다시 설명하기로 했다.
"플랑이 마법으로 나와 육체를 바꾼거야. 사쿠야는 내가 이런 말을 하고있는데 아직도 내가 플랑이라고 생각하는거야?"
"그게 사실인가요?"
사쿠야는 아직도 의심을 하고있지만 나는 그녀가 점차 경계를 풀고있다는 것을 알수가 있다. 나의 말에 사실인가에 대해 묻는다는것 자체가 이미 마음속에서 나의 말을 긍정하고 있다는 증거다.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확인시키기로 했다.
"내가 플랑이 아니라 루키란 것을 증명하는건 간단해. 지금 사쿠야는 스타킹을 갈아 신은거지?"
"어떻게..."
그렇다. 사쿠야와 나 사이에 알고있는 사실을 말해주면 그만인것이다. 그것도 그녀가 특히나 신경쓰고있던 사실을 말이다. 나는 새 것으로 갈아신을 사쿠야의 스타킹과 다리를 훑어보고는 '씨익-'하고 웃어보였다. 그것이 부끄러웠는지 사쿠야는 자세를 흐트리며 얼굴을 붉혔다.
"그.. 지금 아가씨는 루키드님이 맞으시군요."
"알았으면 어서 비켜줘."
나의 정체를 알아채고 부끄러워하는 저 메이드에게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면서 비켜달라고 했다. 그러나 사쿠야는 여전히 부끄러워하면서도 비켜주지 않았다.
"비켜달라는데 왜 안 비켜주는거야?"
나는 짜증을 느끼며 방해하고있는 사쿠야를 꾸짖었다. 이미 내가 플랑이 아니라 나라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왜 비켜주지 않느냐 말이다. 나는 더 참지 못하고 강행돌파를 마음먹고 있는데 불만 가득해 보이는 나를 보며 사쿠야가 입을 뗐다.
"지금의 루키드님은 흡혈귀라 햇빛에 약합니다. 지금 그대로 밖에 나갔다간 화상을 입을수 있기 때문에 양산이나 썬 크림이라도 바르셔야 합니다."
나는 그 말에 사쿠야가 나의 정체를 알고도 막아선 이유를 알게되었다. 그러니까 지금의 나는 햇빛이 약점인 흡혈귀인것이다. 하마터면 태양빛에 익혀질뻔 했다. 나는 플랑이 나의 모습으로 저지르고 다닐 일만 생각하느랴 그 당연하고 뻔한 사실을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나도 아직 멀었구나.
"그래서? 지금 당장 양산이나 썬크림을 가져와야하지 않아?"
나는 혀를 차며 말했다. 별로 사쿠야를 꾸짖고 싶진 않았지만 초조함으로 인해 의도적이지도 않게 야단을 치는 어조가 된것이다. 지금 나의 모습은 자신의 일에 열심인 메이드를 사소한 이유를 꼬투리 잡아 구박주는 못된 주인 어른의 심술쟁이 딸 같아보이겠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나의 바램을 듣고는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나 싶더니 어느새 그자리에 손에 양산과 함께 썬크림을 들고있었다. 그때 나는 사쿠야가 단순하게 순간이동을 부리는게 아니라는것을 머리로 이해하게 되었다. 모습이 사라지거나 나타나는것은 순간이동이라는 걸로 설명이 되지만 그 짧은 시간에 양산과 썬크림을 가져온다는것은 불가능하다는게 이유다. 그러니까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거나 나타나는것 외에 행동의 결과까지 순식간이라는 아주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게 하려면 가능성 있는것은 단, 하나.
이자요이 사쿠야는 시간을 멈추는 능력을 지닌 스탠드 술사였던 것이다아아아─!
역시 디오의 '더 월드'나 아니면 쿠죠 죠타로의 '스타플래티나'인 걸까? 죠죠네타가 아니더라도 사쿠야가 지닌 능력은 정말 터무니없는 것이다. 최강이라고 일컬어지는 시간을 멈추는 능력이라니? 이게 말이되?? 저런 무시무시한 능력을 지니고도 홍마관에서 그 초딩 흡혈귀의 시종 노릇을 하고있다니. 사용에 제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만이 움직일수 있는 시간을 가질수있다는 것 만으로도 패도를 노려볼만한 능력인 것이다. 나는 지금 이순간 사쿠야씨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사쿠야씨, 역시 능력을 해제할때 '그리고 시간은 움직인다'라고 하시나요?"
"네? 무슨 말을 하시는 거예요?"
역시 사쿠야씨는 죠죠를 읽지않았나 보다. 주인은 완전히 죠죠러이던데 충실한 시종인 그녀는 너무나 유명한 죠죠드립에 생소해 하다니. 홍마관에서 만화책을 읽는것은 레밀리아 뿐인건가? 그러고 보니 그 초딩 흡혈귀는 사쿠야의 능력을 알고있겠지? 그 녀석 아마도 사쿠야를 볼 때 마다 dio를 떠올리지 않을까 몰라. 그리고 그 때문에 사쿠야를 더 아끼며 체면을 차리는 걸지도.
거 참, 어울리지 않게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를 시종으로 두었구만. 나는 시간을 멈추는 사쿠야를 시종으로 가진 레밀리아를 부러워 하면서 사쿠야로 부터 썬 크림을 받아 옷 밖으로 노출된 피부에 꼼꼼하게 바르기 시작했다.
썬 크림을 거의 다 발라갈때 나는 사쿠야를 보며 이런 생각에 잠긴다.
사쿠야의 능력이 나에게 있었다면 시간을 멈춘 상태에서 여자애들에게 온 갖 파렴치한 짓을 할수있을텐데.. 내가 저 능력에 어울린다고 생각하지않아? 남자들의 로망이라구! 도박을 할때나 싸울때 그리고 야한짓 할때에도 다 써먹을수 있는 궁극의 능력이 내 눈앞에 있어. 그리고 자랑스럽게 'Wryyyyyyyyy ─ !'하고 외치는거지.
나는 다 바른 썬 크림을 사쿠야에게 돌려준뒤 양산을 집어 들었다.
"사실 사쿠야씨랑 몸이 바뀌고 싶었습니다."
섹시한 메이드라는 것 외에도 그녀가 지닌 시간을 멈추는 능력은 너무나도 큰 유혹이니 아주 당연하고도 솔직한 심정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그러나 그런 개쩌는 능력을 가지고 초딩 흡혈귀 뒤치닥거리나 하는 사쿠야씨가 알리가 없다. 자신의 능력의 굉장함을. 그것을 증명하듯 나의 말에 이해할수 없다는 표정을 짓지않는가?
나는 어리둥절한 얼굴의 사쿠야를 뒤로한채 저택의 문을 열어 밖으로 나갔다.
태양 빛에 약한 흡혈귀의 몸 답게 평소 보다 더욱 더 따갑게 느껴지는 햇살이 쏟아졌지만 썬 크림과 양산으로 무장했으니 문제없다. 이제 나의 몸을 한 플랑의 종적을 쫒아서 일이 커지기 전에 찾아내면 되는것이다.
"플랑쨩은 대체 어디로 간거야?"
말이야 쉽지 이 넓은 환상향 전역에서 플랑의 흔적을 찾는게 결코 쉽진 않겠지. 하지만 그 동안 저택에만 지내왔던걸 생각해 보면 플랑의 활동 면적이 넓지않을거라는 추측을 할수가있다. 그러니까. 우선 여기서 가장 가까운 안개의 호수에 가보면 플랑의 흔적을 찾을수 있지 않을까?
산에서 내려오는 강물이 모여서 이루고있는 안개의 호수는 기온이 올라가고있는 환상향에서 시원함을 느낄수있는 몇 안되는 피서 스폿 중 하나이기도 하다. 거기엔 치르노라고 하는 빙정이 살고있어서 인지 그 시원함은 한 층 더 상승한다. 호수의 안개도 치르노의 장난으로 생긴거라는 말이 돌 정도로 치르노는 그곳에서 언제나 처럼 장난을 치고있다.
나는 고도를 낮추고 호수 주변을 둘려보았다. 지금이라면 플랑이 아직 이곳에 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마침 다른 요정들과 놀고있는 치르노를 발견하게 되었다.
"어이─, 스튜핏 페어리!"
나는 반갑게 손을 흔들며 치르노를 불렸다. 나의 부름에 치르노는 요정들과 놀다가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는 머리를 갸웃하고 기울였다. 그리고 치르노와 놀던 다른 요정들은 나의 모습을 보자 금새 공포를 느끼고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달아나버렸다. 하지만 고개를 기울리고 있는 치르노 만이 여전히 그곳에 있을 뿐이다.
"너 혹시 루키드란 악마 못봤냐?"
나는 치르노에게 다짜고짜 물었지만 치르노는 여전히 멍청한 얼굴로 나를 멀뚱히 쳐다만 볼 뿐이지 대답을 들을수가 었었다. 혹시 내 말귀를 못알아 들은게 아닌가 싶어 다시한번 물어보기로 했다.
"머리에 새치가 너무 많아서 흑백 투톤칼라에 다크서클 쩌는 남자 악마를 못봤냐 이말이야."
나는 나에대해 외관상 특징을 말하면서도 스스로를 욕하는 듯한 자괴감을 느꼈다. 그 말대로 나의 외모는 미남이 아니었으며 더군다나 그 특징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새치가 뭉쳐진것같은 머리에 초췌해 보이는 눈 밑의 다크서클 같은 하나같이 단점 뿐이라서 내가 나에 대해 묘사한다는건 결국엔 내 얼굴에 침 뱉는 격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쉽게 알아볼수있는 특징이기에 그 말을 듣고 치르노는 알았다는 듯이 표정이 밝아졌다.
"아.. 그 나와 최강 콤비 말이지?"
"그래, 그녀석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는거야?"
"혼자 웃으면서 루미아와 같이 놀고있었어."
"루미아? 그 애는 또 누군야? 아무튼 그녀석이 지금 어딛는지만 말해줘."
나는 루미아란 애 따윈 관심이 없다. 단지 플랑이 내 모습으로 엉뚱한 짓을 하고 다니지 않는지 한시 빨리 찾아내서 확인하고 싶을 뿐이었다. 치르노는 내가 조급해 하는것을 아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루미아와 놀고있다는 내가 있는 위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아까전에 여기서 둘이 놀다가 루미아가 사람을 습격하자고 콤비를 꼬셨어."
치르노는 플랑과 루미아란 애가 있다는 위치를 알려주는 한편 사람을 습격하려갔다는 무시무시한 사실도 알려주었다. 불길한 예감이 적중할 것만 같아 불안하다. 사람을 습격한다는게 단순히 장난을 치거나 놀래키는 것인지 아니면 말 그대로 습격인지. 이대로 놔두다간 나는 물론이고 마리사까지 평판이 안좋아질게 분명했다.
나는 그런 상황이 되기전에 막을것을 결심하고 치르노가 손으로 가리켰고 장소로 날아가려고 날개를 활짝펴서 다리를 굳히는 등의 준비자세를 취했다. 즉, 지금 낼수있는 최속으로 날아가기 위한것이다.
"그런데 넌 대체 누구야?"
자리를 뜨기 직전의 나에게 치르노가 나에 대해 물어왔다.
"그냥 지나가는 흡혈귀 로리다."
나는 쿨하다고 생각한 대사로 치르노의 물음에 돌려주고는 굽혔던 무릅을 순간적으로 튕겨서 몸이 용수철 처럼 튀어올랐다. 그렇게 내 모습을 하고있는 플랑과 루미아라는 애가 있다고 여겨지는 장소를 향해 바람을 가르며 날아오른다. 나는 속으로 그 모습이 좀 멋있지 않아? 하며 자뻑을 느끼면서 양손을 앞으로 쭉 뻗고 슈퍼맨 자세로 날아갔다.
본문
[웹코믹] [처녀작] 마리사의 사역마 -28-
추천 0 조회 89 댓글수 0
ID | 구분 | 제목 | 글쓴이 | 추천 | 조회 | 날짜 |
---|---|---|---|---|---|---|
118 | 전체공지 | 업데이트 내역 / 버튜버 방송 일정 | 8[RULIWEB] | 2023.08.08 | ||
1517359 | 공지 | 동방 프로젝트 게시판 공지사항 (62) | 법관。 | 52 | 80333 | 2014.04.29 |
2554276 | 영상 | 이로유 | 1 | 82 | 2024.05.18 | |
2554275 | 스샷 | 이로유 | 3 | 106 | 2024.05.16 | |
2554274 | 음악 | 루리웹-2121185533 | 4 | 244 | 2024.05.07 | |
2554273 | 잡담 | 잔돈 | 4 | 228 | 2024.05.05 | |
2554272 | 잡담 | 비봉구락부 | 5 | 399 | 2024.05.04 | |
2554271 | 잡담 | 양파 파쇄기 | 4 | 350 | 2024.04.18 | |
2554270 | 정보 | 하늬도지 | 4 | 499 | 2024.04.09 | |
2554269 | 정보 | 하늬도지 | 6 | 1139 | 2024.04.08 | |
2554268 | 잡담 | seawi9966 | 4 | 441 | 2024.03.31 | |
2554267 | 잡담 | seawi9966 | 6 | 1487 | 2024.03.19 | |
2554266 | 잡담 | 이로유 | 3 | 488 | 2024.02.28 | |
2554265 | 잡담 | 이로유 | 3 | 522 | 2024.02.28 | |
2554264 | 잡담 | DisParaMaru | 2 | 511 | 2024.02.23 | |
2554263 | 잡담 | 이로유 | 2 | 508 | 2024.02.22 | |
2554262 | 잡담 | 이로유 | 4 | 705 | 2024.02.18 | |
2554261 | 잡담 | 이로유 | 5 | 852 | 2024.02.17 | |
2554260 | 동인지 | 수생 | 6 | 1529 | 2024.02.13 | |
2554259 | 웹코믹 | 八云紫 | 8 | 1757 | 2024.02.08 | |
2554258 | 잡담 | 156 | 7 | 735 | 2024.02.06 | |
2554257 | 동인지 | 수생 | 8 | 1025 | 2024.02.02 | |
2554256 | 잡담 | 군필레이무 | 3 | 392 | 2024.02.01 | |
2554255 | 정보 | 맥그리버 | 3 | 509 | 2024.01.31 | |
2554254 | 잡담 | 맥그리버 | 7 | 1026 | 2024.01.26 | |
2554253 | 잡담 | 빠 킹 | 6 | 1109 | 2024.01.26 | |
2554252 | 잡담 | DisParaMaru | 3 | 398 | 2024.01.21 | |
2554251 | 동인지 | 수생 | 3 | 483 | 2024.01.18 | |
2554250 | 잡담 | 요우무볼짤 | 5 | 794 | 2024.01.12 | |
2554249 | 동인지 | 수생 | 4 | 470 | 2024.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