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를 다 널어놓고 야외에 설치된 파라솔 밑에서 의자에 테이블에 기댄채 쉬고있는 나는 이곳에서 언제까지 눌려있기만 하는걸까 하고 자책감이 들기 시작했다. 유카의 말로는 언제까지라도 머물러도 된다고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오래 있는것은 실례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에게 있어 이런 평온이 더 없이 좋지만 이대로 아무 목적도 없이 살아가도 되는걸까? 나란 존재는 뭘까? 이런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악마로 태어나서 자신의 약함을 이해하고 비굴하게 살아왔다. 그리고 탐구 대상으로 인간에게 관심을 기울이던 많은 악마들 처럼 나 역시 인간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기회를 노려 인간들과 계약을 맺으며 그들의 소망을 들어주는 한편 많은 것을 보고 배우게 되었다. 때로는 늙은 마녀와 때로는 철학자와 그리고 일본에서 만난 인간에 의해 그들이 만들어내는 문화의 절정과도 같은 서브컬쳐와 만나기 까지 나는 살아가는 목적에 대해 끝없는 탐구심과 경험이라고 결론지어왔으며 지금까지도 그래왔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탐구심은 커녕 어떠한 것에도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지않은가? 비록, 환상향이란 공간에서는 내가 원하던 서브컬쳐같은건 찾을수가 없다. 홍마관의 도서관에 비치된 만화책이라는 예외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세계화이 물꼬로 인해 문화가 폭발적으로 발전해 가는 지금의 인간세계와는 너무나도 다른 환경인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관심을 가져야할 것은 무엇인가?
그런 상념에 빠져들면서도 나는 몸을 일으켜 집 주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지금의 나는 뭐 때문에 살아가고 있는가? 다시 바깥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그 동안에 나는 그저 죽은것과 같은 삶을 살아야 하는가? 끊임없이 생각에 생각을 더해갔지만 명쾌한 해답은 보이지 않는다.
산책을 끝내고 다시 유카의 집으로 돌아온 나는 맑은 날씨에 금방 건조되어있는 빨래를 걷어서 집안으로 들고 들어갔다.
그리고 다시 이틀이 흘렸다.
그날은 유카가 나와 함께 태양의 밭에 가기로했다. 왜 나를 그곳으로 데려가는건지 잘 모르겠으나 집에만 있는것 보다 유카와 같이 산책하는게 좋아보였다.
"태양의 밭이라면 유카가 평소에 자주 가는곳이지?"
"그러네, 하지만 오늘은 루키씨와 같이 가는거니까 좀 특별할지도."
나와 유카는 별 다른 대화도 없이 태양의 밭에 도착했다. 나와 같이 가는것이 특별하다고 말한 유카지만 그 말에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내 머리속에는 이틀 전과 같은 문제로 아직도 고민 중이었고 태양의 밭에 온다고 해도 해답이 나올거란 기대도 하지 않았다.
태양의 밭이라고 불린곳은 사람의 키 만한 해바라기꽃이 빽빽히 피어있는 곳으로 다닐수있도록 터놓은 길이 아니면 커다란 해바라기 꽃으로 온통 뒤덥힌 그런 곳이다. 멀리서 볼때도 장관이지만 가까이서 내려와 보니 마치 미궁과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태양의 밭을 나와 나란히 양산을 쓰고 걷던 유카가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여기서 루키씨와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이있어."
그렇게 말한 유카는 걸음을 멈추고 시선을 아무것도 없는 앞쪽의 허공에다 두었다. 도대체 누가 나를 만나고 싶어한다는 걸까? 떠오르는건 나의 주인으로 같이 생활하며 어느정도의 정을 쌓은 마리사였고 갑자기 사라진 나를 찾아다니다 유카와 같이 지낸다는 사실을 알아냈을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유카. 나를 만나고 싶어한다는 사람이 여기로 오고있는거야?"
"그래요. 어쩌면 나를 퇴치한다는 이유도 곁들이고 온 모양이네요."
그렇게 말한 유카의 시선 끝에는 익숙한 두 명의 인영이 보였다. 한 명은 나의 주인인 키리사메 마리사와 또 한 명은 환상향의 조율자로 이름 높은 하쿠레이 레이무였다.
"레이무 까지 왔다는 것은 예감이 좋지않네요."
나는 저 레이무를 보자 마자 좋지않은 예감에 휩싸였다. 아무래도 마리사가 내가 평판이 나쁜걸로 알려진 유카에게 잡혀있다고 착각을 한것 같았다. 그야 텐구들이 발행하는 신문을 보면 유카에 대해 최흉이니 최악이니 하는 악명을 붙여서는 약자들을 괴롭히는 악랄한 이미지로 만들어놓지 않았는가? 하지만 내가 본 유카는 그런 이미지와 하나도 맞지않았다. 유카는 나를 끝까지 친절하게 대해줬고 그녀와 지내는 동안 나의 마음의 상처는 상당부분 치유된것 또한 사실이니 말이다.
"귀찮은 일은 딱 질색이지만. 저 머리에 피도 안마른 애들을 상대해 줘야겠네."
나지막하게 짜증이 섞인 투로 말을 내뱉은 유카는 양산을 접고는 레이무 들을 향해 날아올랐다. 유카는 그녀들과 접하자 마자 양산에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담긴 마포를 쏘아댔다.
나는 갑작스럽게 이어진 전투에 놀랐지만 그런것 치고는 공중에서 치고박는 그녀들은 익숙한듯 어느새 서로 스펠카드를 선언하고 탄막전으로 이어가고 있었다.
형형색핵의 탄막들이 공중을 수놓고있었다. 유카는 마리사와 레이무 두 명에게 밀리지 않고 선전하는 중이다. 그 모습에 나는 유카가 엄청 강한 요괴라는 것을 깨닳게 되었다. 하지만 마리사나 레이무도 만만치 않았다. 어느새 마리사는 전선을 이탈하고 있었고 유카와 일대일 상황이 된 레이무가 자신의 스펠로 유카를 압박해 가고있었다. 그리고 전선을 이탈했던 마리사가 내 쪽을 향해오고있다.
"어─이!, 구하려 왔다구, 루키!"
마리사는 그렇게 외치면서 나의 바로 코 앞에 아슬하게 멈춰섰다.
"여기는 레이무에게 맡기고 얼른 나와같이 여기서 벗어나자구!"
마리사는 베시시 웃으면서 나의 손을 붙잡았다. 하지만 나는 그 손을 뿌리쳤다.
"왜그러는거야?"
마리사는 손을 뿌려쳐지자 눈을 동그렇게 뜨고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마리사의 그런 반응을 보며 차분하게 입을 열어 말한다.
"여기까지 찾으려 온것은 감사 하지만 조금 더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주지않겠어?"
이런 나의 반응에 뜻 밖이다는듯 마리사는 그저 눈을 크게 뜬채 멍하니 나를 볼 뿐이었다. 그때였다.
레이무와 탄막대결을 벌이던 유카가 어느새 나와 마리사 쪽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루키씨를 멋대로 데러가려하면 안되지."
그렇게 말하면서 마리사를 향해 접은 양산을 내려치는 유카. 마리사는 자신이 타고있던 빗자루를 고쳐쥐고는 자신에게 내려쳐지는 양산을 막았다.
"이봐 꽃요괴, 루키는 내 사역마라구! 주인이 시종을 데러가는게 뭐가 잘못이라는거야?"
"어머, 루키씨는 사역마 이전의 한 개인이라구. 그쪽이야 말로 주인이라는 이유로 아무렇게나 취급한거 아니야?"
마리사와 유카는 서로 양산과 빗자루로 대치하면서 신경전을 벌이고있었다. 유카의 발언에 마리사는 화가난듯 인상을 쓰고는 유카를 무섭게 노려보고있었다.
"루키는... 내가 소환한.. 사역마야. 너 한테 그런말 들을 이유 따윈 없어!"
마리사는 그렇게 말하고는 이를 으득물고 빗자루로 유카의 양산을 쳐냈다. 마리사의 저항에 뒤로 주춤하고 물려선 유카는 무서운 눈으로 마리사를 노려보며 입꼬리를 올려 무서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역시. 넌 짜증나는 아이야. 오만한 인간에겐 벌이 필요하겠어."
유카는 마리사를 향해 양산끝에 모은 요력을 발산하는 마포를 발사했다. 마리사는 자신에게 쏘아진 마포를 옆으로 몸을 굴려 피하고는 빗자루에 올라타서 공중으로 날았다.
"요괴가 인간에게 벌을 줄 생각이야?"
어느새 레이무가 유카 근처로 날아오면서 소매속에서 무수히 많은 부적들을 뽑아내서 날리고있었다. 영력을 담은 부적은 푸른 빛이 감돌면서 유카의 왼편과 오른편을 동시에 덥쳤다.
「퍼-엉─!」
귀를 멍하게 만드는 충격음이 울려퍼졌고 부적들의 부딛힘으로 생긴 하얀 연기속에 양산을 펼쳐서 그것을 막아낸 유카가 멀쩡한채 서있었다.
"칫, 효과가 없나."
레이무는 아쉽다는듯 혀를 찼다. 하지만 완전히 효과가 없는것도 아니었다. 멀쩡해 보이던 유카가 양산을 다시 접자마자 옆으로 비틀거린것이다.
"한 방 먹었네. 후후.. "
"언제까지 그런 여유를 부릴지 한번 구경해 볼까?"
유카는 웃고있지만 여전히 무서운 눈으로 레이무를 노려보았고 레이무는 다시한번 유카를 노리며 소매 속에서 부적들을 쏟아냈다. 그것을 본 나는 저건 단순한 탄막대결이 아니라는것을 눈치채게 되었다. 즉, 레이무는 진심으로 유카를 퇴치할 생각이다. 그렇게 판단한 나는 이대로 가만히 있을수만은 없었다.
나는 나를 향해 내려오는 마리사를 무시하고 레이무에게 전력으로 날아들었다.
"레이무, 그만둬!"
나의 외침을 들었는지 레이무는 내 쪽으로 슬쩍 쳐다보고는 이내 무시하며 유카를 향해 부적에 영력을 담아 날렸다. 레이무의 영력이 담긴 수많은 부적들은 유카를 향해 날아갔지만 비단 그 뿐만이 아니었다. 날아가던 부적 중 일부가 방향을 틀어 내쪽으로 향한것이다.
─방해하지 말라는 것인가?
나는 있는 힘껏 나에게 쐐도하는 부적들을 피하며 레이무를 주시했다. 그순간 내 앞에 나타난 마리사가 나의 팔을 잡아채며 이렇게 말했다.
"루키, 어서 여기서 달아나야 한다구. 한번 저렇게 불이 붙어버린 레이무는 자신을 방해하는건 용서치 않는 냉혈한이 되어버려!"
마리사의 말대로 레이무의 모습은 인간미라고는 눈꼽만치도 찾아볼수 없는 냉혈한 킬러와도 같아 보였다. 여기서 내가 레이무에게 무슨 말을 한들 듣지않을게 뻔했다. 나는 하는수 없이 마리사와 같이 전장이 되어버린 태양의 밭을 빠져나오기로 했다.
나는 마리사와 함께 레이무에게서 멀찍히 벗어나면서 멀리서 나마 싸움의 행방을 지켜보기로 했다.
"마리사. 도대체 레이무는 왜 저렇게 유카를 퇴치하려는거지?"
마리사는 나의 물음에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다가 손가락으로 코 밑을 쓸면서 설명하기로 했다.
"그건 말야, 유카 녀석이 환상향의 관리자에게 반항을 했기 때문이야."
마리사는 그렇게 잘라 말했지만 나는 그 말을 제대로 이해할수없었다. 도대체 어떤 반항을 했기에 레이무에게 저렇게 미운털이 박힌것일까 하고 말이다. 그 이유에 대해 상세히 듣고 싶어 물어보려고 했는데 마리사가 그 마음을 읽은듯 이어 말했다.
"으음.. 유카는 레이무가 고안한 스펠카드 룰에 대해 무녀의 웃기지도 않는 독선이라고 말했어. 그때문에 레이무는 물론이고 유카리에게 까지 원한을 사버린거야."
마리사는 그게 이유라고 했지만 나는 어쩐지 납득이 되지않았다. 물론, 유카가 환상향의 균형을 위해 고안한 스펠카드 룰을 무녀의 독선이라고 칭한것은 지나친 표현이지만 과연 그게 원한을 사버릴 정도의 일인가 하는게 의문이다. 좋은 의도로 만든 룰이라도 모두가 다 찬성하며 받아들이는게 아니다 당연히 반발하는 자도 나올것이고 그중에 하나가 유카였지 않은가? 그런데 그 이유만으로 퇴치당해야 한다니. 나는 그것에 불합리를 느끼고있었다.
"마리사. 유카가 스펠카드 룰에 대해 나쁘게 말한건 사실이지만 그게 과연 퇴치당할만한 일인거야?"
"무슨소릴 하는거야? 하쿠레이의 무녀는 환상향에서 절대적이야. 누구도 거역할수없다고. 스펠카드 룰도 하쿠레이 무녀를 해칠수없는 요괴들을 위해 놀이삼아 대항할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건데 그걸 반대하면 당연히 반역자인 거지."
나의 의문에 마리사는 하쿠레이의 무녀는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나는 마리사의 설명에 머리가 복잡해졌다. 대체 환상향의 관리자는 무엇이길래 환상향이라는 곳에서 신과 같은 권위를 가지는 것이고 그가 행하는것이 법이되는 것일까? 이곳 환상향에서 바깥세계에서 잊혀진 신들이 흘려들어와 존재하고 있다고 하나 진짜 신과 같은 존재는 저 유카를 향해 부적을 날리고 있는 무녀가 아닌가? 단지 자신의 뜻을 거역했다는 이유로 제거하려는 무녀. 그리고 이 모든것을 당연하다는 듯 인식하는 마리사.
나는 어렴풋이 유카가 말한 '무녀의 웃기지도 않는 독선'이라는 의미를 이해하고 있었다. 스펠카드 룰은 환상향의 균형과 요괴들이 자신과 싸울수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것이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절대적인 자신이 위에서 내려다 보는 시선으로 자비를 배풀어주듯 선심을 써서 만든 오만의 결정체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하니 이가 으득하고 갈린다. 환상향에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기에 절대적일수 밖에 없는 무녀와 그 무녀를 내세워 관리하는 야쿠모 유카리. 요괴들을 위한 정원인 환상향은 인간과 요괴 모두 관리자에게 관리받는 동물원의 동물들인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없는 존재는 간단하게 쳐내버린다. 이 부자연스러움이 나는 견딜수없이 짜증이났다.
"마리사. 난 역시 레이무를 말려야겠어."
"뭐? 지금 나섰다간 레이무에게 퇴치될수도 있어!"
나는 마리사의 말림에도 망설임 없이 두 명의 싸움으로 전장이된 태양의 밭으로 날아갔다.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이 접전을 벌이던 유카와 레이무는 내가 다가오는것을 눈치채고 싸움을 중지하고 나를 바라보았다. 어색한 공기가 감돌았지만 그 중에 유카가 먼저 그 공기를 깨트리고 말문을 연다.
"이대로 계속 싸워봤자 지치기만 하지않아?"
"누가 할소리야?"
"그러니까 그만 휴전하자는 얘기야."
"누구 맘대로?"
싸움을 멈추자는 유카와 그것에 반발하는 레이무. 둘의 신경전이 오고갔다. 나는 중간에서 둘의 싸움을 멈추기위해 끼어들기로했다.
"이제 그만하죠. 원인은 제가 유카에게 있었기 때문이 아닙니까?"
나의 외침에 둘은 신경전을 그만두고 다시 나를 쳐다보고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확인한 나는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저는 유카가 아니라도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고요. 레이무씨는 나의 의중에는 상관도 없이 나를 핑계삼아 유카씨를 퇴치할 생각은 그만두세요."
나의 발언에 레이무는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나를 노려보고있었다. 그리고 그런 레이무를 보며 유카는 재밌다는듯 '쿡쿡'웃으며 미소를 지었다.
"아~ 정말 짜증나. 그렇게 까지 말한다면 오늘은 용서하고 그만 돌아가주지."
레이무는 납득할수없다는 모습이었지만 결의가 보이는 나의 얼굴을 보며 오늘은 봐준다는 말로 스스로를 이해시켜 돌아서는 것이다. 나는 그런 레이무의 결정이 무척이나 다행이었다. 그리고 나는 약속이나 했다는듯이 유카에게 전할 말이 있었다.
"유카.. 아니 카자미 유카씨. 그동안 저를 편하게 대해주며 집에 머물게 해줘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제 유카씨와 헤어져서 원래 지내던 곳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눈가가 촉촉히 젖어 당장이라도 눈물을 흘릴것만 같았다. 유카는 나의 작별 인사를 듣고 눈을 감으며 여운이 남는 웃음을 지었다.
"돌아가기로 정했다는건 마음정리는 잘 된거야?"
"네, 덕분에 지금껏 저를 누르고있던 마음의 아픔이 멎었습니다."
"그래, 그거 다행이네."
다시 눈을 뜬 유카의 눈은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였다. 모두가 흉악하다고 하는 저 꽃의 요괴는 나에게 있어 그 누구보다도 아름답고 깨끗했으며 상냥했다. 솔직한 심정으론 앞으로도 유카와 같이 지내고 싶었지만 나 스스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그곳에 언제까지 있을수만은 없었다. 유카는 꽃의 향기로움이 담긴 미소를 지으면서 헤어지기 직전에 마지막 말을 나에게 건냈다.
"너는 환상향의 인간도 요괴도 아닌 너 개인이라는 악마야. 그러니 환상향에 굴하지 말고 살아가길 바래."
그말을 끝으로 태양의 밭에 강한 돌풍과 함께 꽃잎들이 날리며 유카의 몸을 감쌌다. 그리고 바람이 멎었을땐 꽃잎과 함께 유카의 모습은 그곳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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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코믹] [처녀작] 마리사의 사역마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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