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꿍해있을거야?"
치르노와의 승부에서 비겨진 충격으로 말도없이 달아나 모습을 감추고 있었던 나는 날이 어두워져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체 기분이 심히 별로인 나를 보자 마리사는 답답해하며 물어온것이다.
"사사한건 신경쓰지말라구. 넌 최선을 다했고 결과가 어떻든간에 부끄러워할건 아무것도 없다니까."
"....."
"아~ 정말... 남자가 왜 그렇게 속이 좁은거야?"
마리사는 나름 나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위로를 건냈지만 여전히 꿍해있는 나를 보자 짜증을 드려냈다. 나도 말이지 내 속이 밴댕이 속알 딱지라는것 정도는 싫을 정도로 잘 알고있다고. 하지만 그게 나라는 그릇이고 소인배라는 거지.
"술을 좀 마시고 싶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술이지만 이만 안좋은 기분같은건 툴툴 털어내버리고 싶어서 마리사에게 술을 부탁했다. 마리사도 나의 의도를 알았는지 '피식'웃으며 찬장에 놓여져있는 술병을 꺼내들어 잔에 채워넣고 나에게 건네주었다.
"오늘은 실컷 마시고 다 털어내버리자구!"
마리사는 자신의 잔도 채워넣고는 나와 잔을 맞대서 건배를 한뒤 시원하게 원샷으로 술을 들이켰고 그것을 지켜보던 나도 잠시 망설이다 술을 원샷으로 마셨다. 알싸한 알콜의 향이 내 코안쪽을 자극하며 뜨겁게 목을 적시며 흘려들어왔다. 그깟 요정이랑 비긴게 뭐 대수라고 속상해있었던 건지 스스로의 한심함에 눈물이 다 날 지경이다. 마리사가 따라준 술은 도수가 높은것인지 한 잔만 마셨을 뿐인데 취기가 오르는것 같다.
두 잔째, '크으으─'거리며 인상이 찌푸려진다. 겨우 두 잔인데 왜이렇게 취기가 오르는 거지? 나는 풀리려는 눈으로 마리사의 안색을 살폈다. 근데 나와 같이 마시면서도 전혀 변함없는 얼굴로 있는걸 보니 그녀는 역시 술이 엄청 강한듯했다. 내가 술을 비우자 마자 다시 잔을 채워주는걸 보며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더 이상 마셨다간 인사불성이 될 듯 싶으나 내가 먼저 요구했던 술이니 이대로 거부하기도 참 거시기 해서 결국 세 잔째를 받기로 했다.
마리사는 벌쩌 세 잔째 잔을 비우고 실실 볼을 쪼개며 웃고있다. 내가 잔을 비우기를 기다리고 있는것이다. 나는 내 손에 들려있는 잔을 바라보면서 몇 번이나 망설인 뒤 세 번째 잔을 들이켰다. '크으으읏!' 절로 신음이 흘려나온다. 독해.. 이 술 너무 독하다구.. 그런걸 아무렇지도 않게 마시는 마리사는 10대 소녀가 맞긴 한거야? 생긴거 답지 않게 술을 좋아한다는건 알고있었지만 이정도 술꾼 일줄은 꿈에도 몰랐는걸? 나는 흩어지려는 시야를 간신히 붙잡으면서 그만 마시겠다고 고백을 했다. 그러자 알았다면서 자신의 잔에 한 잔 더 따르고는 냉큼 마시는 마리사.
취기를 깨기위해 집 밖으로 바람을 쇄러 나온 나는 하늘에 빽빽하게 수놓아져 있는 별빛들과 환하게 떠있는 밝은 달을 감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도시에서는 느낄수없는 아름다운 밤하늘이다 하는 감상이 들면서 한 편의 시와 같은 감성을 읅조려본다.
"달을 대신하여 벌을 줄거야!"
개조 세라복을 입고 요술봉을 휘두르는 금발 트윈테일의 명대사다. 지금의 상황에는 의미불명이지만 저렇게 밝은 달에 취기가 오르니 왠지그냥 말해보고 싶었을 뿐이다.
다음날, 나는 어제의 술로 인한 숙취로 머리통이 깨질것 같았다. 아침을 먹고나자 마리사가 마을에 볼일이 있다며 나와 집을 나섰다. 그 볼일이라는게 나와 관계가 있다고 말하는 마리사는 인간 마을에 가는데 이대로 가도 되냐고 물었지만 환상향에서는 인간들도 요괴들에게 익숙하기 때문에 아무 문제없다고 했다. 일부러 인간으로 위장하지 않아도 되니 나야 편하고 좋지.
"루키, 앞으로를 위해 술을 늘리는 편이 좋을거야."
어제의 맞술로 인해 나의 주량이 자신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것을 알아차린 마리사는 나에게 연회라는 장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주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알려줬다. 나는 딱히 연회 따위에 참가하고 싶지않았지만 내 의사와 상관없이 가지게 될 거란 예감에 충고대로 조금씩 주량을 늘릴 필요를 느꼈다.
마리사와 함께 인간 마을에 도착하자 우선 그 풍경을 둘려보았다.
인간 마을은 정말로 믿을수 없을 만큼 고대의 일본 촌락의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환상향에는 크고 작은 인간 마을이 몇개인가 있었지만 지금 도착한 곳은 그중에서도 가장 큰 마을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전혀 도시같이 느껴지지않는 이 촌락은 뭐란 말이지? 아직 외곽이라 전형적인 시골 풍경이라지만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옷차림은 예전에 tv에서 보던 시대극의 의상을 입고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시대극을 찍기위한 세트장이 아니다. 하물며 민속촌도 아닌 엄연한 21세기의 마을인거다.
이곳이 단절된 세계란걸 알고는 있지만 인간 마을이 이렇게 까지 발전안한 모습이라는게 놀라울 따름이다. 마치 일부러 그들의 발전을 막고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 마저 들었다.
마을의 안쪽으로 갈수록 시골 풍경이 사라지고 높은 층의 건물들이 들어서보였지만 시대에 안 맞다는게 솔직한 감상이다. 간혹 주변 풍경과 안어울리는 서양식 가게도 눈에 보이고 영어로 된 간판도 있어서 놀라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시대극에서 보던 일본의 풍경이다.
그리고 마리사의 말대로 마을의 인간들은 나를 보고도 놀라지 않는 눈치였다. 과연 요괴에 익숙하다는게 이런건가 싶지만 아무리 그래도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부분이 이상하지 않은가? 그러고보니 행인들 중에 인간들 외에 다른 존재가 섞여있는게 보였다. 저것은 분명히 요괴였고 마치 처음부터 인간들과 어울렸다는 듯이 자연스러운 모습에 그 이유를 마리사에게 묻기로 했다.
"저기 말야 마리사, 날 보고 놀라지 않는건 둘째치고 저기 요괴들이 아무렇지 않게 인간들과 섞여있는데?"
"하하.. 그건 말야. 환상향의 규칙 때문에 요괴들은 마을안의 인간들을 습격할수 없으니까 그런거야. 그래서 인간들도 마을안에서라면 요괴를 안 무서워 하는거지."
그 환상향의 규칙을 어기는 요괴도 간혹 있지 않을까 궁금했지만 일단 마리사의 설명대로 납득이 되었다. 바깥세계에서 잊혀진 자신을 받아들인 곳이라 그런지 환상향의 규칙이라는 것을 철저하게 지키는듯 하다. 저러니 인간들이 마을 밖에 나가지 않는한 요괴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는거다. 근데 정말 그래도 되나?
나는 마리사를 따라 마을 위를 날고있지만 이제 슬슬 목적지에 대해 물어봐야할것 같다.
"분명 나에 대한 볼일로 마을에 온거잖아? 이유를 좀 알자."
나의 물음에 서서히 고도를 낮추고 길에 발을 붙인 마리사가 나를 향해 뒤돌아봤다.
"잊고 있었는데 이번에 환상향에 새로 들어온 너에 대해 기록하는게 중요해서."
빗자루에서 내리고는 두 발로 걸어가던 마리사가 그렇게 말하면서 마을의 영주라도 사는듯 보이는 커다란 일본식 저택을 향했다.
그 대문 안쪽에서는 당장이라도 사극에서 나오는 나으리가 말을 타고 나올것만 같았고 대문으로 걸어간 마리사가 망설임 없이 문을 열어 재끼자 연못이 있는 경치좋은 풍경이 펄쳐졌다.
돌담길을 따라 마당 안쪽으로 향하면서 연못을 들여다 보니 붉은 반점의 잉어가 몇 마리 헤엄치고 있었고 바람에 흔들려 '딸랑~'거리는 방울 소리가 들려 왔다.
소리의 진원지를 쫒아 시선을 돌리자 처마 밑에 달린 종이 장식이 달린 방울이 보였다. 그리고 그 아래에 마루 안쪽에 장지문을 열어놓은 채 방 안쪽에서 무언가를 붓으로 집필 중인 기모노 차림의 작은 소녀가 이쪽에 고개를 돌려 바라보고 있었다.
"어서오세요. 키리사메씨.. 그리고 그쪽 분은?"
단정한 단발머리에 꽃 장식의 머리핀을 한 작은 소녀가 마리사를 맞이하며 그 뒤쪽의 나에 대해 물어왔다.
"이번에 환상향에 새로 들어온 녀석이야. 내 사역마지."
"그러세요? 대단하시네요.. 사역마까지 부리시고."
"헤헷, 이래뵈도 마법사라구."
소녀의 칭찬에 우쭐해 하며 한껏 가슴을 내 보이는 마리사와 그 모습에 작게 웃는 소녀.
"아..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히에다노 아큐라고 해요."
소녀가 예의를 차리며 나에게 인사를 해왔다. 소녀에게서는 나이에 걸맞지 않는 정체를 알수없는 연륜이 베어나오는것 같지만 아무래도 좋으니 나도 소개를 해야지.
"풀네임은 루키드 디드 레이시스. 줄여서 루키라고 합니다."
내가 자기 소개를 하자 마리사는 입을 막고 '쿡쿡'거리며 웃어댔다.
"뭐야? 이젠 악마의 귀공자니 지배자니 하던걸 그만둔거야?"
"안한다고 이제! 더이상 흑역사를 남기지 않을거야."
마리사의 조롱에 나는 홍마관에서의 악몽이 떠오르는것 같았다. 단순히 흑역사로 남는것만 아니라 얼마나 험한 꼴을 당했던가? 이제 두번 다시 허세같은건 안 부릴테다!
"그러면 그쪽의 루키드 디브 레이시스님. 이쪽으로 와주시지 않겠습니까? 제 환상향 연기를 개정해야 하기에 몇가지 물어보고 싶네요."
나는 그녀의 부름에 말없이 다가가자 히에다노 아큐라는 소녀가 붓이 담겨있는 먹과 함께 종이를 들고 나에게 다가왔다.
"저는 9대째 환상향의 인요에 대해 기록하는 일을 하고있습니다. 인간들을 지키기 위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큐는 환상향 연기를 통해 인간들에게 요괴의 정보를 알려줘서 그에 따른 대처법이나 특이상황 등을 적고있었다. 마리사가 나를 여기로 데려온것은 그 아큐의 환상향 연기를 위해서겠지. 어차피 내가 환상향 연기를 통해 알려진다고 해도 딱히 나쁠 이유가 없으니 순순히 그녀의 물음에 답 하기로 했다.
아큐는 나의 종족이라던가 능력, 인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등을 물어왔다. 나는 물음에 솔직하게 답해주면서 붓으로 열심히 메모하는 그녀를 모습을 훑어 보았다. 보라색 빛이 나는 윤기나는 흑발에 하얗고 작은 얼굴은 아키바에서 흔히 볼수있는 커다란 친구들이 환장할 만한 재목이 아닌가? 입고 있는 기모노도 어울리지만 스쿨미즈기에 빨간색 란도셀을 등에 맨다면 몇몇 로리콘들이 모에死해버릴지도 모를 수준의 귀여움을 지닌것 같다는 감상을 해본다.
"기록에 협조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메모를 마치자 아큐나 나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왔다. 그녀를 소재로 이런저런 몸쓸 망상을 했던 나는 어쩐지 양심이 찔려오는것 같다. 죄책감이 느껴져서인지 몸쓸 어른으로 부터 그녀를 지켜주고싶다는 보호본능이 일었다.
"도움을 주셨으니 두 분에게 대접을 하겠습니다."
아큐가 마루를 지나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마련된 방으로 자리를 옮기자 나는 마리사를 따라 그 방으로 들어갔다. 기모노를 입은 저택의 시종들이 들고 온 화과자와 차는 쉽게 맛 볼수없는 극상의 것들이었다.
차와 과자를 대접 받은 나와 마리사는 아큐에게 인사를 나누고 대문을 나섰다.
중요한 볼일이 끝났으니 이제 집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지만 그전에 나 자신을 위한 한가지 용무를 떠올렸다.
"마리사, 기왕에 마을에 온거 내 옷이라도 좀 구하면 안될까?"
지금 나는 단벌 신사라고. 그것도 은근히 더운 지금의 날씨에 어울리지 않는 정장 차림이다. 활동성을 위해 좀 더 캐쥬얼한 옷을 입을 필요가 있는거다.
"음.. 어떻하지? 나 수익이 없어서 가진 돈이 별로 없는데?"
난감하다는 표정을 짓던 마리사는 뭔가 떠올린듯이 손뻑을 '짝'하고 쳤다.
"역시 이럴땐 향림당에서 해결하는게 제일이지!"
향림당? 들은적 있는 명칭인데 하고 머리속에 기억을 떠올리려는 나를 보고 어서 가자면서 마리사는 빗자루를 타고 날아올랐고 갑작스런 출발에 나는 급하게 그녀를 따라 날았다.
마리사가 나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빠르게 날아가고있었다. 그 뒤를 쫒는 나는 정말이지 힘들어 죽을것만 같다. 나름 최대 속력을 내서 따라 잡으려 했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와 마리사의 거리 차이는 자비없이 벌어지고 있는것이다.
"아..쫌!"
나는 멀어져가는 마리사의 뒷모습을 보며 소리를 질렸다.
"천천히 가자고 ─ !"
들은척도 안하고 시야에서 사라져가는 마리사. 저런 무신경한 점이 때때론 편하기도 싫기도 한게 사실이다.
결국 그녀를 쫒아가는걸 포기한체 속력을 줄여 천천히 날고있자 어느새 내앞으로 날아온 마리사가 자신의 빗자루 뒷자리를 손으로 탁탁 치며 나를 보며 권유하고 있었다.
"따라오기 힘들면 내 뒷자리 양보해줄수도 있는데."
"... 그래, 네 뒤에 타는 대신에 확- 그 평평한 가슴을 주물려줄까?"
나는 심술이나서 마리사에게 성희롱 발언을 해버렸다. 그 발언에 얼굴이 확 붉어진 마리사는 금방이라도 터져버릴듯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마치 뜨거운 용광로를 보는것 같았다. 그러다 이를 악물고 부들부들 거리는 마리사.
"이.. 변태! 내 가슴이 평평한지 아닌지 네가 어떻게 안다는거야?"
나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복잡한 심경으로 말을 내뱉은 마리사. 근데 화를 내는 방향이 조금 다른거 같다? 혹시 가슴의 크기를 신경쓰고 있었던 거냐?
씩씩대면서 날으는 마리사의 등을 보며 나는 추가 타를 먹여주기로 했다.
"세간에는 타인이 가슴을 계속 주무려주는것 만으로 성장한다는 속설이 있대!"
마리사는 나의 외침이 듣기 싫었던 건지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무래도 말이 지나쳤다는 생각에 나중에 사과를 하기로 하고 그녀가 사라진 방향으로 속도를 높여 날았다.
계속 날아가자 겨우 마리사의 흔적을 찾았다. 그녀는 마법의 숲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어느 집 앞에 멈쳐서있었다.
내가 온 것을 확인한 마리사는 간판에 향림당(香霖堂)이라고 적혀있는 가계 안으로 들어가며 입을 열었다.
"코-린! 나 왔다구~"
가계 안에 마리사의 목소리가 울려퍼지자 계산대에서 책을 읽고있던 백발의 남성이 책을 내려놓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마리사구나. 오늘은 무슨 볼일이야?"
한 눈에도 풍체가 좋아보이는 남성이었다. 준수한 얼굴에 안경을 쓰고있었고 푸른색과 검은색이 조화를 이룬 옷의 배 부분에는 네모난 주머니가 있었다.
"남성복을 구할수있을까 해서."
"응? 그거라면 전에.."
남성은 말을 끝마치기 전에 나와 시선을 마주치고는 입을 다물었다.
"... 뒤에 계신분이 입을건가요?"
잠시 뜸을 들이던 남성이 사무적인 어조로 나에게 물어왔다.
"네, 될수있으면 활동적인 옷이 좋습니다."
"그럼 잠시 기다려주세요."
남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계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 자가 다시 돌아올때까지 나는 가계의 주변을 살펴보기로 했다. 가계치고는 정리가 잘 되어있지 않아보였다. 상품이 종류별로 분류되지 않은채 뒤죽박죽 섞여있었으며 가격표도 없어서 물건을 살때엔 주인의 입에서 가격을 직접 듣지않고서는 알수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눈에 띄는것은..
소위 바깥세계라고 불리는 곳에서 보던 물건들이었다. 마리사의 집에서도 간혹 익숙한 물건들을 보기는 했지만 이곳에서 보니 그 느낌이 사뭇 달랐다. 아무래도 마리사의 잡동사니 중 일부의 출처는 여기가 아닌가 하는 추리를 해본다.
가계 안쪽에서 옷을 들고나오는 점장. 그는 바깥세계에서 입는 옷이라고 설명하며 나에게 건네주었다.
"제 가계에는 주로 이런 물품밖에 구할수 없습니다. 좀 더 평범한 옷을 찾으신다면 마을에서 구하는걸 권하고 싶군요."
반대로 마을에서 구할수없는 것은 이곳에서 구할수있다는 말이겠지. 나는 남성의 말에 찬성하며 그가 건네준 옷을 보았다. 전에 마리사가 나한테 줬었던 그 지나치게 촌스러운 옷도 출처가 이곳 일거라는 생각이 미치자 심히 불안했지만 손에 들려진 옷을 살펴보자 그 불안은 말끔히 사라졌다.
"트레이닝복?"
파란 계통의 운동복이었다. 내가 원하던 옷이라 만족하며 미소를 지었다. 내가 만족해 하는 모습을 본 남성은 부드러운 인상으로 만족한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근데 이거 비싸게 받는건 아니겠지? 마리사가 돈이 없다는데 최악의 경우 그림의 떡일수 있는 법이다. 그때 점장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손님이 만족하신다면 돈은 받지 않겠습니다. 만약, 희한한 물건을 보시게 되시면 저에게 들고 와주시기 바랍니다."
점장인 남성이 환상향에서 쉽게 구할수없는 귀중한 바깥세계의 옷을 보수 없이 나에게 준다는 발언을 했다. 그 대신 비슷한 가치의 물품을 원하는 거겠지만 지금 당장 지불할 돈이 없으니 거저먹기 인거다.
"맘에 든 옷이라 잘됬네. 전에 내가 얻어온 옷은 그렇게 싫어하던 주제에."
옷을 들고 실실거리는 나한테 심통이 났는지 뒤에서 툴툴거리는 마리사였다. 나는 향림당의 점주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고 마리사와 함께 그곳을 나왔다.
나는 멀어져가는 향림당을 돌아 보면서 종종 그곳을 이용하게 될것 같다는 예상을 하면서 마법의 숲 안쪽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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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코믹] [처녀작] 마리사의 사역마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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