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나는 환상향의 파편...나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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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무가 어두운 폐가 안을 음양옥을 통해 나오는 빛으로 밝혔다. 주변이 끔찍하게 무너져있었다. 금방이라도 격전을 치룬 장소인것같이 검은 연기가 벽의 구멍을 통해서 뭉게뭉게 피어나오고 있었다.
"도대체...무슨 일이..."
레이무는 불안한 예감을 느꼈다. 이렇게 강한 요괴가 세이코를 데려가서 무슨 짓을 꾸밀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명...짐작가는 사람은 있지만 심증뿐 정확한 물증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신중히 조사를 해야한다.
메이링의 말에 의하면 기의 흐름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한다. 그 말을 끝으로 메이링은 더이상 전진하지 못하였다.
"저는...아무래도 이 이상갔다가는 몸을 유지 못할거같아요...이 안까지 들어오는데만 해도 몸에 엄청난 압박을 느끼는데 이 이상 전진했다가는...몸이 박살나고 말거예요. 작은 아가씨가 했던것처럼..."
플랑도르인가...레이무는 생각했다. 분명 자신에게도 안좋은 기운이 물씬 다가오고 있지만 메이링처럼 몸을 못가누거나 할 정도는 아니었다. 뒤따라온 일행들은 메이링을 제외하고는 모두 괜찮은 모양인거같다.
"알았어. 집 밖에 나가서 조금이라도 쉬고 있어."
"죄송합니다...이럴때에 도움이 되지 못해서...기의 흐름이 저쪽 복도로 이어져있어요...아마 거기에 성아씨가 있는거같아요...어서 가세요!"
레이무는 재빨리 메이링이 말했던 곳으로 향하면서 조용히 이를 악 물었다. 이 지경이 되도록 유카리에게 알리지 않은것은 자신의 실수다. 좀더...좀더 상황을 지켜봤어야 했다. 세이코가 익숙해 졌다고 생각한것이 나의 착각이었다. 레이무는 자신에게 쉴새없이 채찍질을 가했다.
"레이무.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집중하세요. 쓸데없는 마음가짐은 공격에 있어서는 최고의 적입니다."
요우무가 말했다.
"고마워 요우무...좋아...계속 가자!"
복도 끝에 다 다르자 굳게 닫힌 문이 있었다. 이 곳으로부터 불순한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레이무는 이를 악물었다.
"레이무..."
사쿠야가 레이무의 어깨를 잡았다.
"지금은 위험해. 이 안에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몰라."
사쿠야가 시계를 꺼내며 말했다.
"내가 한번 먼저 가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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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야는 시간이 멈췄는지 자신의 손에 들린 시계를 바라보았다. 초침은 정확히 12를 가리키고 있었다. 거기서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멈춰있었다.
'멈춘 모양이구나'
사쿠야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시간이 멈췄다하더라도 자신의 손에 닿은 물건은 잠시나마 시간이 흐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쿠야는 문안에서 놀라운 광경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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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사쿠야가 놀라며 뒤로 물러났다.
"왜그래? 뭘 본거야?!"
"물러나!! 지금 성아는..."
사쿠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벽이 폭발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유카리가 피투성이가 되어 나가 떨어졌다.
"유카리...!"
"으윽...들켰네...레이무..."
유카리가 맥없이 웃으며 말했다.
"저 애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감당할수 없는 탄막을 뽑아내고 있다고...저 애..."
"탄막...?"
그러고보니 예전에 세이코에게 심부름을 시키면서 준 부적이 있었다. 상당히 강한 힘을 가진 부적이었는데 깜빡하고 회수를 안했더니...!
"젠장...설마 부적의 힘을 빨아들이기라도 한건가...!"
레이무는 재빨리 방으로 들어갔다.
"위험해 레이무...!"
"넌 쉬고있어!"
레이무는 유카리에게 일갈하고 세이코를 향해 달려갔다. 세이코는 보라빛 기운이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주변의 공간이 일그러져 깨지더니 파편이 탄막이 되어 날아왔다.
"우웃...! 빽빽한 탄막..."
레이무는 재빨리 피하며 말했다.
'위험해...이대로 힘이 폭주한다면...몸이 견디지 못해...!'
레이무는 재빨리 음양옥을 공격태세로 전환하여 부적과 아뮬렛을 쏘아댔다.
"배우지도 않은 탄막놀인데...나름 소질이 있는 아이였네...!"
유카리와 메이링을 제외한 나머지 일행도 가담하였다.
"우와앗...뭐지 이 탄막들...! 크기가 제 멋대로잖아?!"
"공간과 결계를 무너뜨려서 만든 탄막이야! 의식은 없는거같은데...만약 의식이 멀쩡한채로 컨트롤이라도 했었다면...!"
레이무가 카드를 꺼냈다.
"몽상봉인!!"
아름다운 빛들이 세이코를 향해 날아갔다. 수십발이 세이코를 맟췄지만 세이코는 물론 옷에도 전혀 흠집이 나지 않았다.
"하...버티기 스펠인가...! 젠장...! 정신차려!!"
레이무가 날카로운 파편 조각들을 피하며 외쳤다.
"젠장...세이코...! 세이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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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이 어둡다. 여긴 어디?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거지?
'...꿈인가...'
지난번에 영원정에 떨어진 이후 맨 처음 꿈이 퍼뜩 떠올랐다. 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웅크리고 귀를 막고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한동안 주변은 조용했다.
'꿈이 아닌가...?'
팔을 꼬집어봤다.
"아얏...꿈이 아니네..."
그러면 어떻게 된거지? 나는 분명 유카리에게 설명을 듣고...그래...내가 인간이 아니라는것까지 들었었지.
"흐..."
맥없이 웃음이 터져나왔다. 지난번에는 사나에에게 인간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들었는데, 이번에는 요괴에게 인간이 아니라고 듣는구나.
"하...하하하...진짜로...뭐냐고..."
나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맥없이 웃기만 했다.
'...일어나...'
어딘가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일어나라고? 하지만 지금 나는 일어나도 주변이 어딘지 모르니...
'그렇다면 내가 주변을 밝혀주지'
눈앞이 밝아졌다. 주변이 보라빛으로 빚나는 기묘한 공간이었다. 유카리가 나를 이곳으로 데려왔다면 진짜로 유카리다운 공간이다.
'이제 네 길을 찾아가.'
"아까부터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나는 답답함을 못이기고 소리쳤다.
'여기는 네 무의식의 공간...나는...나중에 이야기 해줄게. 그냥 주변을 지나가다 네가 너무 곤경에 처해있는거같아서 도와준거야.'
그러니까 내 심상이 구현된 존재는 아니라 이거군.
'요괴야. 무의식을 다룰수 있는...너는 중요한 존재라고 유카리가 중얼거리는걸 들었어. 그런 애가 죽으면 안되지. 길은 나도 몰라. 남은건 네가 알아서 길을 찾아 나아가는것뿐이야.'
"...고마워...어떻게 보답을 해야할지 모르겠어"
'헤헤...나중에 신사로 놀러가면 레이무에게 잘 말해줘. 나를 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목소리는 이 말을 끝으로 들리지 않았다. 나는 길을 찾아 헤멨다. 한걸음 한걸음 건널때마다 예전 기억들이 눈에 들어왔다. 심지어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마저도...
한참을 걷다가 한 기억의 파편을 보았다. 마찬가지로 보라빛으로 감도는 수정같은 조각이었다. 나는 그것을 집었다. 그리고 눈 앞에 나의 시작이 펼쳐졌다.
나는 하늘에서 떨어졌다. 현대에서도, 환상에서도 하늘에서 지상으로 튕겨져 나오듯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한번은 생명이 되어 내가 되었지만...한번은 그러지 못하였다. 기적적인 우연과 인연이 나를 도왔다.
'그런거였구나...이렇게 내가...태어난건가...'
예전에 성교육 시간때 알려준것과는 많이 다르구나. 아니, 나만 해당되는 사항일지도 모르지. 나라고 하는 작은 파편 조각은 한 여자의 몸으로 들어가 생명에 깃들어 한 몸이 되었다.
이것이 진실...
'길이 보여?'
나는 나에게 물었다.
"응...이제 길이 보여...!"
대답을 하자 눈 앞에 빛이 보였다. 너무나도 밝은 빛. 나는 빛이 향하는 곳을 향하여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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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 진입입니다.
이제 환소이도 얼마 남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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