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돌아갈 방법이 없다.
사나에는 그렇게 말했다.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내가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라니?
나는 19년동안 인간인 채로 살아왔다.
두번씩이나 꿰뚫려봐서 잘 알고 있지만 심장도 있고 피도 붉다.
이성을 유지하고 달만 봐도 폭주하거나 그런 존재가 아닌 진성 인간이란 말이다.
부모님도 인간이고 단 한번도 그걸 의심치 않아왔다.
그런 날보고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
"웃기지도 않아..."
"네?"
"이젠 너무 어이없는 소리까지 들어서 웃기지도 않다는 뜻이야"
"하지만 성아씨는..."
"조용히해"
잠시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초면인 사나에에게 이런식으로 나서는것은 옳지 않은 방식이지만 누구나 이런 상황에서라면 방금 친해진 상대라도, 아니면 몇년동안 사귄 친구에게라도 이런식으로 대할것이다.
"너무...갑작스럽다고...내가 인간이 아니면 뭐란 말인데"
"..."
사나에가 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그래. 내가 어떻게하면 인간이라는것을 증명해줄수 있지? 심장이라도 봅아서 보여줄까? 간단해!! 홍마관으로 와! 레밀리아한테 살짝 물리고 친히 뽑혀줄게! 내 안에서 얼마나 이 놈이 우렁차게 뛰는지 보여줄수 있다고!"
"성아씨..."
"내가 돌아갈수 없다면...레이무가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는거네? 그렇다면 어째서지? 왜 레이무가 나에게 거짓말을 했을까? 나는 그 애랑 만난지도 얼마 안됬는데 그 애가 나를 붙잡아둘 이유가 있을까?"
나는 사나에의 말을 계속하여 끊고 여지껏 뭉쳐졌던 걱정과 고민을 한꺼번에 내뱉었다.
하지만 그 고민거리는 상담할때 나오는 푸념이 아닌 독기 어린 말들이었다.
사나에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나를 쳐다보았다.
그제서야 조금은 진정이 되었다.
이 애라고 직접 나서서 해결할수는 없는 노릇인데...
"하아..."
나는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미안...너무 걱정이 쌓여서 내 자신을 주체할수가 없었어..."
콧잔등이 시큰해졌다.
다시는 돌아갈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다시한번 가슴이 답답해졌다.
"하지만 이렇게 못돌아가는건 너무 하잖아...여기서 내가 살아가야한다면...적어도 가족 얼굴을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보고싶은데..."
눈에서 눈물방울이 고여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어째서...난 아직도 내가 여기에 온 이유를 모르겠어...만약 내가 잊혀진거라면...아니 말도 안됀다고...아직 엄마도 아빠도 오빠도 나를 기억해주는데...내가 어떻게 잊혀져..."
나는 사나에를 바라보며 말했다.
눈에서는 눈물이 한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애써 목소리를 아무렇지 않은척 하려고 하였으나 목소리는 내 목에서 쥐어짜는듯이 나왔다.
"나는...이제 뭘 하면 되는거지..."
"성아씨..."
사나에가 나를 감싸 안았다.
"힘드신거 저도 잘 알아요. 예전에 여기에 온 사람들 몇몇도 당신과 같은 반응을 보였어요. 하지만 이내 잘 적응해서 살아가고 있어요"
"아니...난 돌아가야겠어..."
"네?"
나는 사나에의 손을 잡았다.
"미안..."
"아니...저에게 사과하셔도..."
나는 사나에의 손을 꼭 잡은채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잠시동안 있다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밖에서 나를 기다리던 레이무가 말했다.
"그래. 원하던 결과는 얻어냈어?"
"레이무..."
나는 레이무의 양 어깨를 꽉 잡았다.
"윽...! 세이코?"
레이무가 신음했다.
"레이무. 약속해줘"
"뭐를..."
"내가 돌아갈수 있는 방법을 알아오기로. 가슴에 십자가를 긋고 맹세해줘"
"갑자기 무슨...!"
"해줘!"
나는 레이무의 어깨를 더욱 세게 잡으며 말했다.
손톱이 레이무의 팔뚝을 파고 들어갔다.
"으윽...! 알았어. 해줄게!! 맹세 할게!!"
그제서야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레이무를 끌어안았다.
"다행이야...약속해줘서..."
"..."
레이무는 말없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하쿠레이 신사로 돌아가는 길에 레이무가 나에게 물었다.
"너에겐 가족이 그렇게 소중해?"
너무나도 당연한 대답을 할수밖에 없는 질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렇구나...나는 부모가 없어서 잘 모르겠는걸...길러준것은 선대 무녀니까..."
레이무가 눈을 감으며 말했다.
"만약 가족이라는게 된다면 정말 이런 느낌일까?"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보다 소중하고, 밥보다 소중한 그런 존재야. 가족중 하나만 사라져도 가족은 세상 끝까지 가서라도, 피안을 지나 명계를 뒤져서라도 꼭 사라진 가족을 찾으려고 해. 말로 설명할수 없는 유대감으로 끈끈이 뭉쳐진게 가족이니까"
레이무는 이해할수 없다는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너도 가족이 된다면 알 수 있을거야 레이무"
요괴의 산을 내려가는 길을 달빛이 밝게 비춰주었다.
어느새 해가 진 모양이다.
"이런 해가 졌네. 슬슬 날아가지 않으면 안되겠는걸"
레이무가 내 손을 잡았다.
"무겁다고 싫다며..."
"특별 대우야 너는. 평범하디 평범한 외지인이잖아."
레이무가 웃으며 말했다.
나도 웃으며 레이무의 손을 꼭 잡았다.
--------------------------------------------------------------------------------------
"...유카리님."
란이 다가왔다.
수많은 틈새로 환상향을 지켜보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관리실의 수위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엄격하고 날카롭다는 뜻이 아니라 피곤에 쩔어 좀비같은 모습이라는 가정하에
"하아암...겨울이 오려면 아직 멀었나...어머 란. 언제 와있었니?"
직접 만든 초각성제의 영향 탓일까? 너무나도 인지력이 떨어져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방금 바로 옆에까지 다가온 란의 얼굴을 3초동안 쳐다본 다음에서야 란이라고 인식을 했으니까.
"유카리님. 지난번에 결계를 파괴하고 달아난 선대무녀의 건 기억하고 계십니까?"
유카리의 눈이 갑자기 날카로워졌다.
"아아...그래 기억하고 있지. 덕분에 수많은 요괴나 파편들이 현대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고."
아주 오래전에 선대무녀가 결계를 부수면서 달아난 덕분에 현대에는 심령스팟이나 초자연현상등 과학적으로는 설명할수 없는 일이 많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인식하지 않은채로 살아갔다.
합성이거나 사진에 오류가 났거나. 기타 다른 이유로 치부해버렸기 때문이다.
"덕분에 현대로 나아가서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진 요괴들이 몇몇 있지."
"네...지난번에 만난 그 카라카사도 그렇고요"
유카리는 예전에 만났던 유우야라는 사내와 그의 애인인 츠쿠모가미를 떠올렸다.
"후후...재미있는 한쌍이었지..."
유카리가 웃으며 말했지만 란은 아무 미동도 하지 않았다.
"지난번에 회수했던 구역의 결계의 파편입니다만..."
란이 유카리에게 조각들을 보이며 말했다.
조각들은 보라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보라빛이어서 누군가 본다면 아직 알려지지 않은 보석의 일부일것이라고 생각할것이다.
"흠...용캐도 모아왔네..."
유카리가 조각들을 맞추며 말했다.
"그게 말입니다..."
"어머. 한조각이 모자라네?"
"네. 그것에 대해서 말해드리려던 참입니다."
유카리가 간신히 맞춘 결계 조각을 보이며 말했다.
"곤란한걸...이래가지고는 결계 보수를 한다해도 금방 깨지고 말텐데..."
유카리가 말했다.
"완벽한 한 조각이 되자 않고서는 결계를 유지하기가 힘들어. 설사 어거지로 끼워맞춘다 하더라도 그 결계를 유지하는데에는 더 많은 힘을 쏟아야되. 그렇다고 내구성이 뛰어난것도 아니고"
"그러면 그 한조각을 찾아야하는겁니까?"
"응. 찾아야지. 하지만 네가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면 없는거같은데...혹시 현대로 흘러들어간건 아닐까..."
"그건 곤란합니다! 만약에 인간이 그것을 손에 넣는다면 힘이 폭주하고 맙니다!"
란이 다급하게 말했다.
평상시에도 침착함을 유지하는 란이 이정도로 당황하는것을 보면 상당히 심각한 문제임을 알수 있다.
"알고 있어. 그래도 만약에 대비해서. 란...미안하지만 한번 현대에 흘러갔나 조사를 부탁해도 되겠니?"
"알겠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내로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 그래야 우리 식신 답지."
란이 틈새를 빠져나가려고 할때 유카리가 란을 불러세웠다.
"잠깐. 란"
유카리가 알수없는 미소를 지으며 수많은 틈새중 하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굳이 현대까지 나갈필요가 없을거같구나"
---------------------------------------------------------------------------------------------------------------
윾카리 등장!
이번에는 어떤 일을 일으킬까?!
두근두근!!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