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이상한 도구가 마을 여기저기에 놓여 있었던 갓파 마을이었지만, 현재의 마을은 레이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가득한 수준이었다.
갓파들은 레이무에게는 관심도 없이, 요란한 소리를 내는 각종 장치로부터 푸른 빛을 발사해 돌을 잘라내고 광물을 캐내고 있었다.
한참 넋놓고 기계를 바라보던 레이무는 인상을 찌푸리며 무언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며 마을을 방황했다.
"게게, 하쿠레이의 무녀가 여기까지 어쩐 일?"
레이무의 등 뒤에서 니토리가 물어왔다. 광학 미채를 입은 채였는지, 머리만 둥실둥실 떠 있었다.
레이무는 니토리를 노려보며 "너희들, 이게 다 뭐야?" 하고 소리쳤다.
"휴잇!? 감사라도 나온 건가? 전위대! 전위대!"
"시끄러웟! 하여튼, 평소엔 인간들을 잘만 업신여기더니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분 건데?"
니토리는 공중에서 - 즉, 광학미채로 가려진 가방에서 - 오이를 꺼내 베어물며 태연한 얼굴로 대답했다.
"무슨 바람이 불긴, 우리는 사치품(오이)을 더 즐기고, 인간들은 요괴들로부터 안전해지고. 서로에게 남는 장사 아니겠어?"
"그럼 오이만 받으면 되지, 너희는 왜 또 이상한 것들을 만들고 있는건데?"
"으음, 아무래도 이대로라면 금방 기술이 동날테니, 우리 쪽에서도 더 기술을 준비해놓자 싶어서..."
"우..우왓! 니토리 님! 여기 플라즈마 장비에 이상이 생긴 것 같습니다!"
"엇, 금방 갈 테니 기다려! 여하튼 우리 무녀 님께서 걱정하실 건 없을 거라구~ 자, 보다시피 나는 바빠서 이만."
니토리는 둥실둥실, 기계 결함으로 강한 스파크가 튀는 걸 제어하려는 갓파들 무리로 돌아갔다.
'잘못 느낀 건가...'하고 중얼거리며 레이무는 다시 날아올랐다.
"멈추시지 않으면 베겠습니다."
"하아, 피곤하니까 비켜주지 않을래?"
"벱니다!"
"반칙결계!"
"으? 갸아아아아아!"
순식간에 추락하는 반령과 요우무를 뒤로 하고 레이무는 백옥루에 발을 들였다. 툇마루에 앉아있던 유유코가 웃으며 일어나며 말했다.
"어머~ 반가운 손님이네. 요전에 가져온 좋은 차라도 내 올 테니까 잠깐 기다리렴."
"시치미떼지 말고 말해, 너지!"
"글쎄, 무슨 소리를 하는 걸까?"
"귀찮다구! 빨리 대답 안 해? 이 이상한 기운, 네가 또 저 나무로 뭔가 장난치고 있는 거지!?"
당장이라도 탄막을 뿌릴 듯한 기세로 레이무가 소리쳤다.
"으음, 저 나무로 노는 건 이미 질렸는걸. 여기까지 찾아온 수고를 봐서 재밌는 이야기나 하나 해 줄게.
요즘, 령들이 가야 할 곳에는 안 가고 다른 곳에서 노는 모양이야. 이래봬도 유령을 통솔하는 임무를 맡은 내 말도 안 듣던걸."
"...너는 원래부터 일 제대로 안 했잖아?"
"섭섭하네~ 하여튼, 요즘 사접도 내 말을 안 듣고, 령들도 다른 놀잇감을 찾은 모양이야. 나보다 더 아름다운 뭔가에 유혹당하는 건 아닐까?"
"죽은 사람들을 뭐가 유혹한다고! 됐어, 역시 너랑 대화하면 머리만 아프다고!"
레이무는 짜증만 내다가 다시 돌아갔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그녀는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유유코는 레이무의 뒷모습을 보며
'...얼른 눈치채야 할 거야, 레이무. 죽음을 거스르는 것은, 생각보다 무서울 거야.'
라고 혼잣말을 하다가 이내 "요-무! 어딨니? 요-무! 묘오오옹!"하고 소리치며 다시금 툇마루에 걸터앉았다.
"호외요! 붕붕마루 단독 호외요!"
아침잠을 깨우는 시끄러운 목소리에 레이무는 문을 열고 "조용히 배달하라고, 이 텐구 녀석!"하고 소리치며 마당에 떨어진 신문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여느때와 같이 우물에서 물을 길어 마시다가, 이윽고 기사에 눈길을 주었다.
"여하튼, 붕붕마루 사절이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도대체가 사람 말을 듣는 건지... 우풉!?"
레이무는 두레박을 내려놓고 다시 전면을 보았다 - 누구라도 보고 놀랄법한, 매우 흉측한 사진이 전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독자에게 달려오는 모습, 그리고 상당히 흔들린 초점으로 보아 아야는 얼른 사진만 찍고 도망쳐온 모양이었다.
사진의 인물은 중국풍의 옷을 입고 있었으나, 생물의 것이라고 보기 힘들만큼 강렬한 안광이 번뜩이고 있었다.
쭉 뻗은 양팔, 하지만 등에는 이상한 팔 같은 게 돋아나 있었고, 머리 또한 정상적이라 볼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
"이게 뭐야? 영원정에서 의료 사고라도 일어난 건가?"
기사의 내용은 이러했다. '사선이 강시의 부적을 갈아주기 위해 잠깐 부적을 떼 놓은 사이, 강시가 괴성을 지르며 일어나 사선을 공격해 왔고,
강시와 놀아주려다가 놀란 사선은 벽을 뚫고 그대로 도망쳐왔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그녀의 집은 어떤 장비로도 쉽사리 부술 수 없기에 안심.'
"이런 걸 만들어놓고 도망쳤다고? 이 사선 녀석이 정말..."
큰소리로 투덜거리는 레이무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녀는 혐오스러운 사진에 기분이 나빠졌는지 신문을 집어던지려다가 멈추었다.
"비슷해.. 비슷하다고!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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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조금 속도가 붙어서 한 편 더 올려 봅니다. 역시 바쁠 때는 그것과 관계없는 무언가의 효율이 가장 높군요.
어차피 2화에서 정체를 들통났으니까 전체 제목도 공개!
(창의력의 한계로 원작의 그것과 비슷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습니다ㅠㅠ)
쓰다보니까 전개가 엄청 빨라져 버렸네요. 첫 등장을 이렇게 빨리 주려는 계획은 없었는데,
이것저것 붙이고 떡밥을 뿌리자니 회수할 능력이 부족할 것을 대비해 그냥 지금 내보냈습니다.
이 이상 빨리 진행시켰다간 오히려 허무해질 것 같으니, 이제부턴 전개 속도도 손봐야겠네요.
읽어주신 분들께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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