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에서 돌아온 유카리는, 란과 함께 앉아 차를 즐기고 있던 유유코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슨 일이야, 유유코? 직접 우리 집까지 찾아올 정도로 내가 보고 싶었던 거야?"
"으응~ 유카리도 유카리지만 얼마 전에 바깥에서 좋은 차를 구해왔다는 소식을 들어서 말이지~"
유카리는 짐짓 인상을 찌푸리며 유유코의 맞은편에 앉았다. 마주앉은 둘의 얼굴에선 어느새 엷은 미소마저 사라져 있었다.
"란, 유유코와 잠깐 할 얘기가 있는데, 괜찮을까?"
"...알겠습니다, 유카리 님."
란이 문을 닫고 퇴실했다. 조용한 목소리로 유카리가 말을 시작했다.
"요즘 명계는 어때? 유유코라면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을 것 같은데..."
"요우무는 아직 모르고 있지만, 얼마 전에 피안에서 연락이 왔어. 피안으로 당도하는 령의 수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던데."
유카리는 '후우'하고, 신음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스키마로부터 검은 조각을 꺼내 유유코의 앞에 내려놓았다.
"...상당한 기운이네. 어디서 찾은 거야?"
"요괴의 산, 갓파마을 근처에서. 그리고 마을에서도 비슷한 기운을 느꼈어."
유유코는 사접을 한 마리 소환해 검은 조각 쪽으로 날려보냈다. 팔랑거리던 나비는 갑자기 무섭게 속도를 내어 조각에 내려앉으려 했다.
흥분한 나비를 본 유카리는 급히 스키마를 열어 조각을 집어넣었다. 유유코는 거칠게 날아다니던 나비를 재빨리 없앴다.
"사접이 이렇게까지 반응한다는 건 역시... 이거, 하쿠레이의 무녀도 알고 있니?"
"아직, 하지만 유유..."
"유카리, 이건 여흥거리가 아냐. 피안으로 가지 않은 령들은 어디로 향하는 걸까? 너도 대강은 알잖니?"
"..."
"그리고 나는 이번 일에 도움이 될 수 없을거야. 아까 사접을 봤지?"
"..."
"...으음. 라안! 차 잘 마셨어! 좀 가져가도 될까?"
깊은 고민에 빠진 요괴의 현자는 내버려 둔 채, 유유코는 차 한 보따리를 챙겨들고 백옥루로 돌아갔다.
같은 시간, 하쿠레이 신사에서도 고민에 빠진 레이무가 끙끙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으으, 안 그래도 골치아픈 일 투성인데, 유카리 녀석은 이상한 소리까지 하고 가고...'
요즘 들어 계속되는 이상한 꿈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레이무는 피곤함에 크게 하품을 하며 투덜거렸다.
그뿐만 아니라 나날이 신의 말씀 또한 잘 들리지 않게 되었는데, 이변을 처리하는 데 크고작은 조언을 하던 하쿠레이의 신이었기에
레이무는 사뭇 불안해졌다.
하지만 레이무는 결코 급하게 행동하는 이가 아니었다. 다시 말없이 생각하던 레이무는 몸을 일으켰다.
기분나쁘도록 끈적거리는 날씨에 푸욱 한숨을 쉬고, 그녀는 요괴의 산 쪽으로 몸을 띄웠다.
얼마쯤 날았을까, 레이무의 눈에 캇파마을이 들어왔다 - 강렬한 햇빛에도 굴하지 않고 푸른 빛을 내뿜는.
:::::::::::::::::::::::::::::::::
어제 좀 길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이 정도면 적당한 분량일까요?
유유코 님과 유카리는 뭇 작품에서 그렇듯 갖가지 떡밥을 던지는 데 가장 편한 인물들인 것 같네요.
읽으시는 분들은 재미없으실까 걱정이지만, 설정을 이것저것 잡아나가다보니 재미있네요ㅋㅋ
컨텐츠의 소비 또한 즐거운 일이지만, 생산한다는 것 또한 "이건 어떨까, 저건 어떨까" 하며,
구상해보고 지워보고 또 합쳐보는 매력이 있다 생각합니다 :)
읽어주신 분들께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