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레이 신사는 그것들에 둘러싸였다.
필사적으로 신사를 지키며 그것들을 둘러보던 레이무는 친숙한 복장을 보았다.
하지만 그 복장의 주인들은 더 이상 레이무를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였다. 옷이 아니었다면 레이무 역시 그들을 알아볼 수 없었을 터.
그것들은 그저 괴성을 지르며, 온몸을 휘두르며 달려들고, 또 달려들 뿐이었다.
서서히 영력이 바닥나가는 것을 느끼던 차, 레이무는 신사 앞에서 검은 무언가가 솟아올라 있는 것을 보았다.
신사를 내려다볼 정도로 큰 그 물체는, 힘이 바닥나 헐떡이는 그녀를 강하게 압박하며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
차마 가까이에서 쳐다볼 수 없는 그것들의 모습에 레이무는 눈을 질끈 감아 버리고 말았다.
점점 가까워지다가, 어느새 눈앞에서 들려오는 괴성에 몸을 떨며.
"그아아악!! 끄르으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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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
레이무가 숨을 급히 들이쉬며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무슨 일이야, 레이무? 나쁜 꿈이라도 꾼 걸까?"
공중에 상반신만 내놓은 채, 유카리가 물어왔다.
"...별로. 누누히 말하지만, 네가 신경쓸 건 없다고, 유카리."
"어머, 쌀쌀하네. 이래봬도 현자라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부르렴."
유카리의 말은 들은 채도 않은 레이무는, 평소와 같이 우물로 걸어가 물을 들이켰다.
그런 레이무를 보며 유카리는, 조용히 입을 가린 채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 레이무가 듣지 못할만큼 작은 목소리로, 그녀가 듣기를 바라며.
'... 되돌아온다.'
최근, 레이무는 텐구의 신문으로부터 인간들과 갓파 사이의 교류가 상당히 늘어났다는 기사를 읽었다.
인간들이 오이 재배지를 늘리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어 갓파들로부터 기술을 전수받는다는 게 기사의 요점이었다.
그 때문일까, 별달리 마을에 관심이 없던 그녀도 마을에서 처음 보는 것들이 하나둘씩 늘어가는 것을 눈치챘다.
새로운 사냥도구나 갑옷, 심지어 새로운 공법을 활용한 대형 건축물까지.
곳곳에서 빛이 나고, 마법이라도 쓰는 것처럼 눈 깜짝할 새 강력한 힘을 발산하는 것들이 즐비해졌다.
갓파의 기술력과 인간의 노동력이 합쳐져 눈부신 발전을 이룬 것이었으리라.
실제로 요괴에 의한 피해가 현저하게 줄었다는 소문이 마을에 퍼지고 있었으며, 사람들은 더더욱 기술개발에 힘쓰는 모양이었다.
레이무는 이것을 의아하게 생각하면서도, 요괴에 대항하기 위한 인간들의 새로운 대책 정도로 생각해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그녀는, 두 금발 골칫덩이에 의해 휴식을 방해받고 있었다.
"이런, 무녀에게 보호받는 시대도 벌써 가버린 걸까~ 아쉽기도 해라."
"어차피 이 신사에는 새전도 안 들어온다구. 별로 달라질 것도 없을걸."
"..."
"며칠 전에도 루미아가 마을 사람에게 호되게 당하는 모습을 봤다구. 이제 요괴 퇴치라면 딱히 무녀가 필요 없어 보였다구."
"으응, 그럼 곧 완전히 실직자가 되겠네, 여기의 무녀 씨는. 불쌍하기도 하지~"
"둘 다 조용히 안 햇!?"
빽 소리를 지르며, 레이무가 두 금발에게 불제봉을 휘둘러댔다 - 결과적으론 누구도 맞지 않아 헛되이 힘만 뺐지만.
"안 그래도 요즘 흉흉한 꿈만 꿔서 피곤해 죽겠는데, 이것들이 아주 쌍으로.."
"그렇지만 사실인걸 레이무. 모리야 신사도 요즘 참배객이 줄어 걱정인 모양이라구."
"흥, 거기 참배객이 줄어든 거야 내 알 바 아니라고. 하여튼..."
"역시 그런가. 그럼 이것 좀 빌려가겠다구, 레이무! 나중에 보자구!"
"어? 내 부적!? 마리사 너 가만 안 둬! 팔방귀박지.."
품에서 스펠카드를 꺼내던 레이무의 손은, 갑자기 허공에서 튀어나온 손에 저지당해 멈추었다. 스펠카드는 땅에 떨어졌다.
"그 쯤 해두는 게 어떨까, 레이무. 곧 네 영력이 필요하게 될지도 몰라."
"그게 무슨 소리야, 이변이라도 꾸미시려고? 허튼 짓 하면 너도 퇴치해버릴 테니까 얼른 돌아가서 잠이나 자."
레이무는 툴툴거리며 신사로 들어가 소리나게 문을 닫았다.
유카리는 스펠카드를 주워 스키마를 통해 신사로 돌려보낸 뒤, 마을 쪽을 흘겨보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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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꿈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다른 작품이랑 크로스오버를 해 보고 싶었는데,
경험과 실력이 워낙 부족한지라, 장편을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즉흥적으로 써내는 단편을 주로 써오던지라, 설정이나 진행 면에서도 껄끄러운 부분이 있을 것 같고,
심지어 결말도 미정이고, 도입부부터 재미없는 것만 같아 걱정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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