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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다
짹짹거리는 새들의 울음소리가 아득하게 멀게만 느껴진다.
수능이 끝나고 느긋한 마음으로 느긋하게 잠을 자고 느긋하게 일어나려했으나 앞집에서 요란하게 짖어대는 개소리에 잠이 깨버렸다.
잠시동안 뇌속에서 부팅을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능이 끝나고 나서인지는 몰라도 머릿속에 들어있는게 없어서 부팅은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학교는 3주뒤에 다시 나가야하는 상황
이 순간을 즐겨야하기 위해 오늘도 노트북을 셋팅하고 부팅을 한다.
내 머릿속과는 달리 들어있는 것들이 한가득가득한 놈이라서 그런지 바탕화면서부터 난관이다.
간신히 정신을 차린 노트북을 보고서는 망가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마우스를 평상시처럼 놀려 인터넷을 킨다.
인도네시아는 지루하다.
너무나도 지루하다.
뜨끈뜨끈한 기온은 하루도 안변하고 늘 유지되어서 1년 내리 생활이 반복된다는 느낌만 줄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느끼지 못했다.
1달동안의 한국 관광...은 즐거웠지...
약간 일정상에 면접 면접 면접 이렇게 끼어있을뿐
다른 애들처럼 긴장하거나 그런 느낌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그저 즐겁게 놀다올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4년씩이나 살았지만 너무나도 하루가 천추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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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1시간쯤은 흐른거같은데...
10분이 흘렀다.
"...시발..."
한숨을 푹 내쉬며 드러누웠다.
잠시나마 다운받은 게임을 해볼까 했지만 며칠전에 마지막 히로인이 인게이지링 엔딩이 달성됬다는걸 기억해냈다.
저쪽에 있는 아나타는 여자와 하렘왕을 달성했지만 이쪽은 성인 남자 엄지손가락 만한 날아다니는 바퀴벌레들이나 발바른 도마뱀들과 일상물을 찍고있다.
노트북 덮개를 덮고 방으로 들어갔다.
에어컨을 2시간정도로 세팅해두고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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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정도 잠이 들었을까?
위에서부터 엄청난 바람이 훙훙대며 불어대고 있었다.
선풍기가 또 말썽인가보다.
살며시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니 늘상 바라보던 빛바랜 벽지는 없고 푸른 하늘이 드넓게 펼쳐졌다.
"...꿈이구나..."
나는 다시 눈을 감고 꿈에서 깨길 기다렸다.
자각몽은 가끔씩 일어나는 재미있는 현상이지만, 이런 날에는 그냥 편하게 자고 느긋하게 깼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훙훙대는 바람소리는 멎지않고 계속 들려왔다.
"으으...뭐야! 꿈이 아니냐는거냐!!"
나는 바닥을 박차고 일어나...야했는데...
손에 짚히는게 없다.
"...에?"
바닥을 바라보니 아니 바닥이 아니고 내 밑을 바라보니 밑이 휑하니 뚫려있었고 나는 공중에서부터 엄청난 속도로 떨어지고 있었다.
"이게 진짜 꿈이라면 키가 한 10센치정도 더 크겠구먼"
살짝 볼을 꼬집어봤다.
"...아프네..."
아프다.
통증이 생생히 내 볼을 타고 전해져왔다.
그렇다는것은...
"꿈이...아니네..."
그렇다.
나는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정도의 높이에서 엄청난 속도로 지면을 향해 떨어지고 있는거다!
"우,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팔다리를 휘적거리며 중심을 잡아보려했지만
"그게 공중에서 무슨소용이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대로만 간다면 나는 땅바닥에 내 모양 구멍이 생기거나 아니면 토마토 스프처럼 형체도 알아볼수 없게 뭉게지거나 둘중 한가지 루트가 될지도 모른다.
비명을 목이 쉬어라 질러대며 떨어지기를 수 분
얼마나 나는 높은데서 떨어지는걸까?
자세히 보니 내가 떨어지는 곳은 대나무가 즐비한 숲이었다.
저기있는 대나무를 잘 잡는다면 팔이 박살나는 정도로만 끝나고 살수 있지 않을까?
나는 몸을 쫙 펴고 낙하산을 피기전에 하는 그런 자세로 대나무 숲을 향해 떨어졌다.
그리고
"지금...!"
질겨보이는 대나무 하나를 꽉 잡았다.
대나무가 내 손과 만나면서 엄청난 마찰열을 일으켰다.
손에서부터 피바람이 일었으나 그런건 신경안쓴다!
있는힘껏 대나무를 움켜쥐었다.
팔에서부터 엄청난 고통이 일었지만 여기서 진다면 내가 죽는다.
서서히 속도가 줄어드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얼마안가 나는 대나무에 매달린 원숭이 꼴이 되었다.
"...이제 여기서 내려가는 일만 남은건가..."
나는 대나무를 타고 내려가기 위해서 천천히 밑으로 내려갔다.
꼿꼿하게 선 대나무가 점점 내가 매달린 방향으로 휘기 시작했다.
"아. 큰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땅! 하는 청명한 소리와 함께 대나무가 두토막이 났다.
나는 또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까보단 안높으니 떨어져도 살수 있지 않을까?"
나는 이번에는 조금 아프겠지 라는 마음으로 떨어져도 크게 안다칠 자세를 생각하고 있었다.
푹
"...?"
날카로운 통증이 내 몸을 타고 전해졌다.
등쪽과 가슴께가 뜨겁다.
간신히 몸을 들어 바라보니 내 가슴을 뚫고 대나무가 자라있었다.
"이게...뭐..."
그렇다.
나는 대나무를 향해 떨어지다가 등이 꿰뚫린것이다.
"이런건...반칙이잖..."
반칙이잖아...
겨우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등에 땅이 닿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천천히 대나무를 타고 내 몸은 땅으로 떨어진거같다.
눈앞이 흐려진다...
나는 이렇게 죽는건가...
"싫은데...죽기는...아직 결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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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혹의 죽림
그 숲에 있는 영원정에 있는 토끼 한마리
이나바 테위
오늘은 어떻게 우동게를 골려줄까 생각하다가 죽림에서 대나무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죽림에서 대나무가 부러지는 일은 모코우와 카구야 공주가 싸울때나, 눈이 많이 와서 눈의 무게를 못이기고 대나무가 부러질때 말고는 전혀 일어나지 않는 일이기에 호기심이 생긴 테위는 소리가 들린 쪽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한 여자아이가 대나무에 푹 꽃힌채 죽어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어이가 없네..."
테위는 한숨을 푹 내쉬며 중얼거렸다.
"고작 이런거나 보자고 온 내가 아니란 말이다 우사"
테위는 등을 돌려 영원정으로 향하다가 눈이 반짝거렸다.
"아니지 아니지 우사. 장사꾼인 나 이나바 테위가 이런 좋은 상황을 보고 지나칠수는 없지 않은가 우사."
테위가 웃으며 말했다.
"좋은 일꾼을 하나 만들지도 모르지 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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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나는 여자가 아니다 우사
지난번 장편은 환상이 현실로 왔다면
이번에는 현실이 환상으로 오는 이야기
실제로 대나무에 사람 몸이 뚫리는 일은 없다 우사.
죽창마냥 날카롭게 깎는다면 모를까 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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