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도 춤을 춥니다, 빙글빙글.
빙글빙글 날아가, 그녀의 손이 이끄는 곳, 눈빛이 향하는 곳에 앉습니다.
어느새 제가 앉아있던 자리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신경쓰지 않고 다른 곳을 찾아 날아갑니다 - 다시금 그녀가 가리키는 곳을 향해.
가볍게, 천천히, 훨훨.
저는 모두에게 미움받았습니다.
모두 저를 미워했고, 아무도 저를 필요로 하지 않았습니다.
저를 알고 있는 이들은, 제가 찾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외로움에 울며 날아다녔습니다 - 환영받지 못하는 저라도 가야만 할 곳을 향해.
저 때문에 우는 사람들보다도 슬프게, 흘흘 흐느끼며.
한참을 그리 날다가 그녀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스르르 다가와 제 머리를 매만지며 친구가 되지 않겠냐 물었습니다.
저를 친구로 원하는 이가 있음에 너무도 놀랐습니다.
망설임도 없이 친구가 되겠노라 대답했습니다 - 그 순간이었습니다.
팔랑거리고 반짝이는 날개가 등에 생긴 것은.
저는 나비가 되었습니다 - 그녀의 몸짓에 맞추어 팔랑팔랑 춤추는 나비가.
더 이상 저는 미움받지 않습니다.
모두가 아름답다 생각하고, 누구도 제가 찾아가는 것을 꺼리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눈물짓게 할 필요도, 환영받지 못하는 곳에 갈 필요도 없습니다.
즐거이 춤이 나옵니다 - 아름다워진 제 모습에, 달라진 제 모습에.
빛나는 날개를 팔락이며, 친구의 곁에서 춤을 춥니다.
제가 추는 춤처럼 빙글빙글, 그녀도 웃음짓습니다.
풍류를 타듯 우아하게, 손으로 눈빛으로 저의 갈 길을 이끌어 줍니다.
제가 지나간 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자리에 서서 그녀는 조용히 눈물 어린 웃음을 짓습니다.
하지만 저는 신경쓰지 않고 즐거이 그녀의 주위를 돌 뿐입니다.
가볍게, 천천히,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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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퀄리티가.. 공장장은 아닌데 쓰다 보면 이것저것 써 보고 싶네요.
게다가 이번엔 소설이라고 하기도 뭐한 시 같은 게 나와버렸네요.
아무래도 전 이런, 짧고 감상적인 글밖엔 못 쓰나 봅니다ㅠㅠ
눈치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야기의 '저'는 죽음입니다.
유유코 님이 거두어들인 죽음(탄막)의 이야기도 재미있겠다 싶어서 :)
생전의 유유코 님의 이야기는 유유코 님을 경외한 사령의 이야기,
이번엔 약간은 천진난만했던 죽음 그 자체의 이야기.
읽어주신 분들께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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