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오오리이이인 ── !!"
메카린노스케가 굉음을 내며 아키 자매 버전의 레이무를 향해 돌진했다. 두 발 밑에서 제트기 분사장치로 인한 부스트 화염으로 추진력을 얻은 메카린노스케는 빨랐다. 그대로 강철의 보디를 직격 시킬 셈이 었지만─
"흥, 고철 덩어리 따위로 뭘 어쩌자는 거야?"
간발의 차로 메카린노스케의 몸통 박치기를 피한 아키 자매가 양 손으로 정강이를 붙잡고는 자신을 지나친 메카린노스케에게 엉덩이를 겨누었다. 그리고는 '흡!'하고 괄약근에 힘을 주자. '싸이클론!'하는 소리와 함께 엉덩이로 부터 고구마 네이팜 탄이 발사 되었다.
"연발도 가능해!"
아키 자매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연달아 기합을 주자 '흡 흡 흡 흡!'하는 리듬에 맞춰 고구마 네이팜 탄이 연속으로 발사되는 것이었다. 단 발이 었다면 모를까? 마치 리듬 게임의 현란한 노트 처럼 쏟아져 나오는 고구마들을 전부 피하는 것은 메카린노스케에겐 무리였다.
─ 콰쾅 ── !!!
결국, 고구마 네이팜 탄에 착탄된 메카린노스케는 그대로 고철덩이가 되어 폭포수 아래로 떨어져 버렸다. 그 광경을 아래에서 지켜 보던 니토리는 신음을 흘리며 분해 했지만, 아직 그에게 최강의 머신인 메카치르노가 남아 있었다.
"어차피 메카린노스케는 실패작일 뿐이야. 메카치르노야 말로 진정한 걸작이지! 자, 너의 최강을 증명해 보거라. 메카 치르노!!"
니토리의 응원에 양 헤드라이트에 불을 밝히며 날아오른 메카치르노는 아키 자매를 향해 연속 고드름 탄을 쏘아댔다. 그 고드름 탄은 무척이나 빠르고 그 수가 많았지만 아키 자매의 단풍 잎 수리검에 의해 족족 상쇄 당했다.
"겨우 이런 힘으로 최강이라니. 거북이요괴도 별것 없네요 언니."
"그래, 지금은 우리들이야 말로 최강이야! 그럼 이쯤에서 결정 대사를 외워 볼까?"
누가 보면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모습이었지만 레이무의 몸을 빌려 서로 양분하여 차지한 자매가 나눈 대화다. 아키 자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메카치르노를 내려다 보며 말했다.
"네 죄를 세어보아라!"
그 말에 자극을 받았는지 메카치르노가 증기를 내뿜으며 달아올랐다. 메카치르노가 내뿜고 있는 하얀 증기는 이내 급속하게 식어서 안개를 만들어 냈고 아키자매로 부터 자신의 모습을 그 안에 숨겨 버렸다.
갑작스럽게 모습을 감춘 메카치르노에 당황한 아키자매, 하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고는 무작위로 공격을 날리기로 했다.
아키자매는 원래 부적이었던 것을 대체한 온갖 단풍 잎을 표창 처럼 전방위로 날렸고 이어서 포도알과 호두, 잣, 보리 등을 안개로 뒤덮인 공간에 던져서 폭발을 시켰다.
"이 정도로 퍼부으면 제 아무리 몸을 숨겼다 해도 피탄 되었을 거야."
그러나, 아키자매의 예상과는 달리 피탄되었다는 흔적은 커녕 너무나도 잠잠한 것이었다. 이상하다고 느껴진 아키자매가 그 안개 속으로 발을 들여놓으려는 찰나
─ 퓨슈슈슈슛 ─ !!
메카치르노의 전방 미사일이 아키자매를 덮쳐왔다. 그 무수히 많은 미사일 세례에 아키자매는 피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것을 깨닳고는 사방으로 각종 곡식을 던져 폭발로 상쇄시키기로 했다.
무녀복 소매에서 나온 잡곡들이 사방으로 퍼지더니 미사일과 닿자마자 폭발을 일으켰고 그것은 곧 연쇄 반응으로 순식간에 주변이 폭발로 물들었다. 그리고 그 폭발의 한 가운데에 있던 아키자매는 간신히 몸을 피해 빠져나왔지만 메카치르노의 공격은 이어서 계속 되었다.
"⑨ ──── !!"
기계음이 섞인 메카치르노의 괴성과 함께 뿜어져 나오는 푸른색의 냉동 광선.
살짝 닿기만 해도 무엇이든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위험한 병기였다. 저것은 곡식으로 상쇄시키기도 불가능하기에 아키자매로서는 그저 피하는 수밖에 없었다.
"히히히... 감히, 나의 장기를 방해하다니. 그 목숨.. 아니 그 몸을 개조를 위한 소재로 받쳐야 할 거다!"
자신의 메카치르노가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자 신이난 니토리가 코를 세우며 우쭐대고 있었다. 그 모습에 약이 오른 아키자매는 일단, 저 성가신 메카치르노는 제쳐 두고, 저 얄미운 거북이요괴 부터 제거하기로 정했지만, 머릿속으로 부터 다른 신들의 아우성이 들려 온 것이다.
'너희 자매, 너무 오랫동안 빙의하고 있는 거 아니야? 얼른 자리를 비우라고!'
'그래 맞아! 우리도 그 무녀 몸에 빙의하고 싶단 말이다!'
빙의 시간을 오래 끌었다며 그만 무녀 몸에서 나오라고 재촉하는 목소리는 쉼 없이 이어졌지만 아키자매는 '시끄러!' 라는 말과 함께 무시하기로 했다. 적어도 저 거북이요괴 만큼은 죽여놓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른 신들의 힘에 의해 무녀에게서 멀어져 가는 자신의 신령. 그래서 시간이 얼마 없다고 여긴 아키자매는 니토리를 향해 마지막 일격을 가하기로 했다.
"받아라! 가을의 풍미, 특제 아키 된장국 샤워!!"
아키자매가 양 다리를 벌리고 소변을 보는 자세를 취하자 정말로 소변 처럼 쏟아져 나오는 누렇고 거뭇스름한 액체. 흡사 설사라도 한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드는 색상의 국물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을의 풍미인 특제 아키 된장국!
구수한 냄새와 함께 니토리를 향해 쏟아 내리는 그것은 닿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산화시켜 녹여버리는 강력한 염산. 이걸 뒤집어 쓰게 된다면 니토리는 순식간에 뼈까지 녹아내려 버릴 것이다.
아키 된장국의 위험성을 직감한 니토리는 긴급히 가방속에서 어떤 장치를 꺼내 들었고 그것을 작동시키자 니토리를 중심으로 사방에 전자로 된 방어막이 쳐졌다.
그리고 그 직후 방어막 위로 내려 붓는 된장국.
'치이이익'거리는 녹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니토리의 방어막은 건재했다. 다만, 아주 아슬할 정도로 막아낸 방어막은 더 이상 사용이 불가능해 졌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다시 한번 저 공격이 감행되어 온다면 그땐 정말로 각오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새겨진 니토리는 메카치르노를 불려들여 자신의 신변 보호를 최우선으로 설정했다.
"큭, 저 변종 무녀자식. 그런 구수한 공격이나 해오다니. 하지만, 메카치르노가 있는 한 쉽게 당하지 않을거야!"
설정이 변경된 메카치르노의 헤드라이트가 빛을 내뿜으며 다시 날아올랐고, 곧 이어질 공격에 대비하던 아키자매 버전의 레이무의 몸에 이상이 생겼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다시 원래 대로 돌아온 레이무는 이제야 아키자매로 부터 해방되었다는 안도감에 드는 것도 잠시, 또 다른 신이 빙의해 들어와 버린 것이다.
"이젠 제발 그만둬 ─ !"
레이무는 절규하며 외쳤지만, 그 외침은 허무하게 울려퍼질 뿐. 또 다시 변화되어 가는 레이무의 몸.
과연, 이번엔 어떤 신이 빙의해 온 것일까?
그리고 이 대책 없는 빙의 퍼레이드로 부터 레이무는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
어우... 이건 쓰면서 내 자신이 진짜 약을 한게 아닌지 스스로 의심이 들었음.
된장국 샤워라니...
아키자매의 공격은 하나같이 몸에 좋은 건강식 일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