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무가 모리야 신사로 향하고 있을 때.
하쿠레이 신사의 본전 안에는 카기야마 히나와 그 외의 신들이 모여서 작당을 꾸미고 있었다. 익숙한 얼굴이라면 가을의 자매 신이 있으며 그 외에도 여러 신들이 있었으니 과연 무슨 일을 꾸미는 중일까?
본디 레이무는 신이라도 함부로 빙의할 수없는 무녀지만 최근 2차 월면 전쟁에서 망신을 당한 유카리의 성화에 빙의 관련 수행을 거듭하여 결국, 신들이 빙의하기 쉬운 체질이 되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눈치 챈 히나가 언제 부턴가 이 본전 안에 자리잡아서 호시탐탐 레이무에게 빙의할 수있는 방법을 강구하였고 지금, 성공적인 빙의로 인해 여러 신들을 불러 모은 것이다.
"하쿠레이 무녀에게 빙의하다니, 정말 놀라운데?"
신들 중 하나가 감탄스럽다는 듯 중얼거렸다. 아무리 신이 빙의 하기 쉬운 체질이라고 하나 무녀 본인의 의지가 아닌 신 쪽에서 강제로 빙의하다니. 아무리 고위 신이라도 그건 불가능에 가까울 텐데. 히나는 해냈다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 히나는 낮은 어조로 설명했다.
"저 혼자만의 힘이 아닙니다. 이게 다 틈새 요괴 덕분이지요."
히나가 아무도 없는 공간에 시선을 돌리자 그곳에서 돌연 검은 선이 열리더니 기분나쁜 눈들과 함께 금발의 미녀가 모습을 드려냈다. 경계의 요괴. 야쿠모 유카리였다.
틈새로 부터 걸어나온 유카리가 수상한 웃음을 흘리고 있자, 신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서로 이해가 일치하기에 협조를 하게 되었습니다."
유카리는 신들을 둘려보면서 미소를 지었고 히나는 그런 유카리를 보며 입을 열었다.
"신들이 무녀에게 빙의를 시도하는 대신 유카리 씨는 자신의 능력으로 무녀에게 강제로 빙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이 일로 우리 신들은 마음껏 하쿠레이 무녀에게 빙의할 수있는 기회를 가지고 이 틈새의 요괴는.."
"어떤 신이든지 받아들이는 최강의 무녀로 만들 겁니다."
유카리가 히나의 말을 뺏아서 마저 설명했다. 이해의 일치라는 게 빙의를 통한 신의 힘을 행사하는 무녀로 만들기 위한 공동의 공작을 뜻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굳이 이럴 필요가 있을까? 빙의를 위한 수련을 하는 레이무는 마음만 먹으면 어떤 신이라도 자기 몸에 들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까지 공작을 벌이게 된 이유라면 ─
"레이무는 자기 맘에 드는 신이 아니면 일체 빙의를 시도하지 않을려고 해서 참 문제였는데 결국, 강제로 빙의 시켜버리는 극약 처방을 쓰게 된 겁니다."
유카리의 말대로 레이무가 몇몇의 신을 제외하고는 자기 몸에 빙의 시키는 것 자체를 싫어했기 때문이었다. 달의 공주인 와타츠키노 요리히메는 팔백만 신을 빙의 시킬 수 있는 데다 타카마가하라의 천진신들 조차도 빙의 시키는 힘을 지녔다. 무녀의 원류라고 할 수있는 존재이기에 가능하다지만 유카리가 보기엔 레이무 역시 그만한 재능이 있다고 판단했기에 꾸준히 수련을 시켰건만. 어느 수준이상으로 발전을 안하는 것이었다.
당연하게도 자기가 원하는 신만 빙의를 허용하는 성격 탓이다. 격이 높은 천진신 까지 빙의 하게 만들려면 다양한 신과의 빙의로 몸 안의 더러움을 완전히 몰아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저 액신은 존재 자체가 더러움 이지만...'
액신이 사악하다고 하나 신은 신이다. 그 사이한 검은 액의 기운 역시 암흑 보다는 신성에 가깝다면 여러분들은 믿을 수 있겠는가? 사실 작가인 나 조차도 못 믿을 것 같다. 하지만 사실이다.
히나와 유카리의 설명으로 납득을 한 신들은 웅성거림을 멈추고 이제 한 가지 욕망에 불타올랐다. 그 욕망은 하쿠레이 무녀에게 신내림을 하여 빙의하고 싶다는 것이었고 선착순을 의식해서 가장 빠르게 그 욕망을 드려낸 것은 아키 시즈하 였다.
"우리 자매도 한 번 무녀에게 빙의해보면 안 될까?"
선수를 빼앗긴 신들은 그저 말 없이 분해 했지만, 어차피 다음 기회가 있으니 그때를 노려보기로 하고 히나의 허락이 떨어지는 것을 기다렸다.
"제가 설명 드렸다 시피, 여러분들 마음껏 빙의를 시도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옆에 계신 유카리 씨도 도와드릴테니 말이죠."
히나의 허락이 떨어지자, 바로 의식을 집중해서 하쿠레이 무녀의 영력을 찾아 빙의를 시도하는 아키 시즈하. 미노리코도 함께 였다.
*
레이무는 모리야 신사에 도착 했지만, 찾고 있던 풍신은 보이지 않았다. 거기에 개구리 신도 안 보이고 사나에도 없다. 대체 다들 어디로 가 버린 것일까? 하필 이럴 때 자리를 비우고 있는 신들에게 짜증이 치솟은 레이무는 이를 으득 갈면서 본전의 새전함을 노려봤다.
'이러고 있는 동안에도 그 액신이 또 빙의를 시도해 올까 겁난다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그 걱정 되던 빙의가 몸속으로 부터 느껴지는 레이무. 이젠 절대로 몸을 뺏기지 않을 거라 다짐하면서 정신력으로 버텨봤는데 역부족이었고 이번에도 히나가 빙의를 해왔나 싶었지만 아니었다. 두 명의 신이 동시에 빙의를 해온 것이다. 아키 자매가!
빙의됨과 동시에 어디선가 날아온 단풍 잎들이 레이무의 몸을 남김없이 감싸더니 단풍 잎 틈새 사이사이로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파앗!'하는 강렬한 빛에 몸을 감쌓던 단풍 잎이 죄다 나가 떨어지더니 붉고 노란 단풍 잎과 같은 색으로 물든 무녀복을 입은 레이무가 있었다.
머리색도 아키 자매와 같이 물 빠진 금발에 포도모양 장식과 단풍모양 장식으로 치장되어 있고 몸의 정 중앙을 중심으로 왼쪽은 시즈하가 오른쪽은 미노리코가 담당하게 되었다.
"우린 둘이서 하나야!"
둘이서 완벽한 빙의에 성공한 아키 자매는 기뻐했다. 그리고 주변을 둘려보며 이곳이 모리야 신사임을 깨닳은 자매는 무녀가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에 대해 깨닳고 조롱 섞인 웃음으로 중얼거렸다.
"아하하.. 그 풍신에게 도움을 요청하려 왔었나 본데. 그 풍신도 우리 편이란 말이지!"
그리고는 어디론가 날아가는 아키 자매 버전의 레이무. 이왕 빙의 한거 최대한 즐기고 싶었기에 요괴를 퇴치하는 무녀의 힘을 만끽 하고 싶었던 자매는 무작정 발 닿는 대로 이동하며 보이는 요괴 마다 퇴치해 버리자고 정한 것이다.
그래서 보이는 족족 요괴를 향해 단풍 부적과 봉마포도씨로 잡요괴들을 사냥하는 아키 자매 버전의 레이무. 필살기는 고구마 네이팜 탄이다. 결정 대사는 '네 죄를 세어 보아라!'
가는 길 목 마다 요괴의 시체로 장식해 가던 아키 자매 앞에 느긋이 장기를 두던 니토리와 모미지가 눈에 들어왔다.
"개요괴와 거북이요괴에요 언니."
"평소에 우린 약한 신이지만 지금은 최강의 가을 무녀야. 우리 쪽이 훨씬 쌔!"
아키 자매는 고도를 높이고는 그 아래. 장기를 두다가 갑작스레 진 음영에 높이 떠 있는 자신을 쳐다 보는 모미지와 니토리를 향해 필살기를 먹이기로 했다.
"받아라! 고구마 네이팜 탄이다!!"
필살 대사를 외친 뒤, 다리를 쩍 벌리고 흡사 똥 싸는 포즈를 취하자 '싸이클론!'이라는 소리와 함께 엉덩이 부분에서 굵직한 고구마가 투하되었다.
자신의 머리 위로 낙하해 오는 고구마를 보며 '멍멍멍! 으르르릉 컹컹-!!'하고 짖어대는 모미지. 니토리는 그것을 일종의 경고라는 것을 알아듣고는 곧바로 장기를 두던 장소를 피해 그 아래 폭포수 밑으로 잠수해 버렸다. 그리고
─ 퍼어엉 !
하는 폭발음과 함께 남아있던 모미지는 그대로 산화해 버리고 말았다.
고구마 네이팜 탄을 피해 무사히 폭포수 깊은 곳까지 잠수해 있던 니토리는 정체 불명의 습격에 대해 대응하기 위해 가방에서 리모컨을 꺼내고 빨간 단추를 눌렸다.
─ 꾸직!
하는 고전적인 버튼 음과 함께 폭포수를 뚫고 모습을 드려내는 은색의 메카. 각진 고전 로봇의 모습을 한 메카 린노스케. 그리고 뒤 이어서 나온 또 하나의 메카가 있었으니.
"⑨ ── !!"
니토리가 자랑하는 최강의 머신. 메카치르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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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 린노스케와 메카 치르노를 또 써먹을 줄이야...
일단, 사자에 시공이긴 한데. 이렇게 되면 린노와 치르노에게 또 미안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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