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나-에-"
문득 낮익은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낮익은 얼굴들이 한가득 있었다.
"아아 야마아메...쿠츠키..."
"혼자 하교라니 크크 누가본다면 왕따라도 당하는줄 알겠다!"
"흥...청소당번인 너희들을 기다릴까보냐 후후...'
"아앗! 너무해! 사나에 의리없게 그러기냐!!"
"흐헤! 기다릴까보냐!!!"
하루하루가 즐겁다.
학교에서의 생활은 너무나도 즐겁다.
마치 모든 걱정을 잊어버린것처럼 나에게 그저 즐거움만을 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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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야 신사
"다녀왔습니다"
"어머 사나에 벌써 돌아오니?"
"네. 카나코님...오늘은 좀 어떠세요?"
"흠흠 나쁘지 않단다! 보렴 이 몸을!"
아무렇지 않다는듯 어깨를 으쓱거리는 카나코님
어렸을때부터 나에게 도움을 많이 주셨던 두 신님은 나에게 있어서 부모님보다 더 소중한...
하지만 신앙이 모이지 않고 사람들에게 잊혀져 서서히 두 분들의 존재는 사라져갔다.
나의 유일한 걱정거리...
나의 유일한 걱정거리...
나의...
"사나에...얼굴빛이 안좋은데 괜찮아?"
"아아 스와코님 괜찮습니다."
신앙이 모이기만 한다면 이런 걱정은 전혀 안해도 될텐데...
마음 한 구석에서 걱정은 조금씩 피어올라 다른 생각을 갉아먹고
이윽고 거대해져 다른 생각을 잊게 만들고 오직 그 걱정에 대해서만 떠오르게 한다.
"사나에...카나코가 저렇게 당당한척 하고있지만...실상은 너도 잘 알잖니?"
"알고있습니다"
"우리는 머지않아 사라진다. 너는 그때를 대비해서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한다"
"알고있습니다."
"사나에..."
"알고있습니다. 알고있습니다...알고있단말이예요..."
"사..."
"알고있어!!!!알고있다고!!!!!! 왜! 왜 자꾸 제 마음을 찌르시는겁니까? 저도 알고있습니다! 두 분께서 머지않아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것...알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알고있었습니다!!!!!"
걱정거리는 폭주하여 결국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모른척 하고싶었습니다. 인정하고싶지 않았습니다!! 부모님들보다 소중한 두 분을...이대로 잃는건 싫어서..."
그대로 방바닥에 주저앉아 나는 그저 우는것밖에 할 수 없었다.
"흑...저는...저는 두 분께서 사라지지 않도록 여러 방법을 알아봤지만...결국...사람들이 기억해줘야만...사람들의 기도가 카나코님과 스와코님께 닿아야만 살아계실수 있다는거잖아요!!!"
그동안의 내 무능함을 나는 두 신님들에게 내 잘못을 돌릴수밖에 없었다.
"사나에..."
"사나에..."
어느새 곁으로 다가오신 카나코님
카나코님께서 나를 끌어안고 말했다.
"미안하다. 해줄수 있는 말은 그거밖에 없구나."
"우리도 우리들의 존재가 사라지는건 원치 않아. 개인적인 이유라서가 아니야. 단지 너와 떨어져야한다는것이 싫은것뿐이다 사나에."
어깨와 등이 뜨겁다.
카나코님과 스와코님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려온다.
"나는...나는 없어져도 상관없어...하지만...우리들이 사라지고 나서 홀로 남은 너는...혼자서 그걸 감당할수 있을지..."
"카나코님...그런 말씀...하지 말아주세요..."
나는 카나코님을 안은채로 말했다.
"저는 잘 해낼수 있어요...걱정하지 마세요..."
결별을 원치않는 세 영혼은 그렇게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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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한 꿈이었다.
너무나도 이상한...
어떤 여자가 하는 말이 아직도 생생하게 귀에 맴돈다.
'환상향으로 오세요. 모든 고민과 모든 것을 받아들여줄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잔혹하기도 하죠.'
환상향...
너무 현실에서만 도피하려고 한 결과일까?
교복을 입고 밖으로 나오니 야마아메와 쿠츠키와 다른 사람이 나를 반겨주었다.
"여 사나에 얼굴이 퉁퉁 부었는데? 하하 슬픈 영화라도 본 모양인데?"
"응...많이 슬픈 영화였어"
"어떤 영환데?"
"터미네이터2..."
"..."
"..."
"..."
영화 선정을 잘못했다.
학교로 향하는 동안 다시 내게 주어진 현실에서 도피해버렸다.
야마아메와 쿠츠키...둘은 너무나도 좋은 친구들이었다.
하지만 그 좋은 친구들과 헤어지고 나면 찾아오는건 다시 나에게 다가오는 커다란 벽...
신사로 돌아오니 카나코님과 스와코님이 굳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사나에...떠나자"
갑자기 무슨 소리인지...영문을 알수 없다
"방법을 알아냈어. 우리가 살아남을수 있는 방법을...서로 헤어지지 않는 방법을..."
"정말인가요? 어떻게 하면 되는거요?"
"환상향이라는 곳장소가 있다더구나 그곳으로 떠나면 되는거다"
"그런가요? 이름을 들어보니 시골같아요. 하지만 친구들과는 지속적으로 만날수 있겠지요?"
"사나에..."
"아니...내가 말할게 스와코"
카나코님은 나의 어깨를 붙잡고 말했다.
"잘듣거라 사나에. 우리는 차원을 넘어 다른 공간으로 가는거다. 다른 공간으로 간다는건 우리들의 존재는 현실에서 사라진다는거야. 말 그대로 환상속 존재가 되버리는거지."
"네?"
환상속 존재...
현실에서의 사라짐...
나는 내가 알던 사람들을 버리고...신님들을 선택해야하는건가?
"하긴..아직 미련이 남아있겠지...우리들이 이제 살아있을수 있는 때는 보름도 채 남지 않았다. 사나에 너에게 강요하진 않을게. 그동안 너에게 생각할 시간을 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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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선택과 선택을 반복하느라 너무나도 기나긴 밤을 보냈다.
하지만 이제 흔들리지 않는다.
부모보다 소중한...친구들보다 소중한 두분들을 따르기로...
"결정했니?"
카나코님의 말씀
"예 정했습니다...하지만 그 전에 해야할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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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오늘은 사나에가 사는거야?"
"좋은데 야마아메 맨날 우리들이 샀잖아 그러니 간만에 얻어먹어보자고"
"왠일이야 사나에? 늘 신사 유지비가 모자라다고 한번도 사준적이 없으면서?"
세명의 고마운 친구들...
오늘이 마지막이 되는 내 소중한 친구들...잊지 않으려고...
"왠지...세전함에 돈이 왕창 들어와있더라고...그래서 한판 거하게 사기로 했지!"
"예이예!!! 사나에님을 찬양하라!!!"
"우오아오아아아아아아아!!!"
야마아메와 쿠츠키가 신나하고 있을때 옆에 일행이 나를 불렀다.
"저기 잠깐 밖으로 나올수 있어?"
밖으로 나온 나는 그 남자애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야?"
"아...그..."
남자애는 머뭇거리다 말했다.
"나...사실은 너를 좋아해...미안...갑작스럽게 말해서...하지만 왠지 이번에 말 안하면 다신 말할수 없을거같은 기분이 들어서..."
나는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
그럴수밖에 없었다.
그저 야마아메와 쿠츠키에게 말로만 들어왔던 친구였다.
그런 아이가 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받아준다고 해도 오늘이 지나면 모두 잊혀질것이다.
나는...거절할수밖에 없었다.
...
한바탕 축제는 끝나고 귀갓길에
뒤를 따라오던 그 아이는 나를 불러세우고 말했다.
"저...그...고백 안받아줘서...많이 슬프긴 하다...하하하"
"...미안..."
"만약 애인이 되줄수 없다면...친한 친구로는 지낼수 있겠지?"
"..."
"아...안되는거구나..."
"아니야...좋아"
나는 그 아이에게 눈물을 감추며 말했다.
"될수 있어"
비록 며칠 만난지는 안됬지만 나를 좋아해준 이 아이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뿐이었다.
'미안해...'
신사로 돌아오고 나는 카나코님과 스와코님께 말했다.
환상이 되자고...
그리고
나와 두 신님들은 그날로 환상이 되었다.
=
"여-"
"오 야마아메"
"쿠츠키도 함께 있네?"
"어...이녀석 실직자됬거든"
"야! 쿠츠키 이야기 하지 말라니깐..."
"아 그 디자인 회사 망한거냐?"
"...응..."
"나는 첨부터 그럴 기미가 느껴졌어! 그러니까 나처럼 그냥 바나 운영하라니까?"
"아메바한테 그런 이야기 듣고싶지 않아"
"시끄럿! 누가 아메바래!"
"으아아악! 아파!! 항복!! 항보옥!!!! 분하다... 아메바한테 질줄이야...아아아아아악!! 아프다니까!!! 그만!!! 그마아아안!!!!"
"......"
"어라? 너 뭘 그렇게 생각하고 있냐?"
"아니...그냥 고등학생때 우리들 자주 다녔던 등굣길이잖아. 그래서 옛날 생각을 좀 하고 있었어. 근데 원래 저기 저렇게 빈 집터였나?"
"응...그랬었는데?"
"그랬구나..."
"왜? 거기서 첫사랑이라도 만나셨나?"
"아닌데? 내 첫사랑은 환상속에만 존재하시는 분이라서"
"호오? 누구신데? 미미쨩?"
"아니야...누군지는 몰라도 어느순간부터 마음속에 아플정도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긴한데...뚜렸하게 기억이 나지않아...누구였지?"
"가장 기억에 남는걸 한번 떠올려봐"
"...흠...터미네이터2?"
"...뭐야 그게"
"그러게...네 상상속 여친님은 T-150이냐?"
"시끄러 아메바. 가던 길이나 가시라고"
"큭...너라서 봐주는거다..."
빈 집터를 바라보고 있자니 슬플정도로 누군가 떠오른다.
친구들과 헤어져 집으로 향하던중 나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우산...이네...가지같이 생겼는걸?'
주인도 없으니 방치되는것보다야 낫겠지...
한손에 가지우산을 들고 집으로 향했다.
근데 누구더라...진짜로 누구더라...그 아이는...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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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글을 쓰다보니 조금 억지스러운 감이 있네요.
심하네요. 이번건...
원래는 사나에의 친구를 누구로 정해줄까 하다가 이런것도 재미있겠다 해서 친구를 아메바일당들로 했습니다.
아메바가 누군지는 왠만한 사람들 다 알겠지. 보니까 평균 조회수가 55더만.
그러니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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