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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말이지-"
알바를 하러 가면서 말했다.
"요괴같지가 않아"
요괴인 녀석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려나?
"응 나도 그런거 같아. 그냥 인간같다는 느낌?"
요괴가 자기자신을 부정해버렸다.
"상당히...상당히 자연스러운 반응인데?"
"그래도...이상한게 나는 피를 마시지 않아도 되고, 딱히 별다른 능력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우산요괴인걸? 어쩌면 인간일지도 몰라~"
나는 아무말 없이 손에 있는 우산을 휙 뺏어들었다
'펑'하는 소리와 함께 코가사의 형체가 사라졌다.
'...'
우산을 펼치고 휙 던졌다
우산은 하늘하늘 날아가면서 이상한 연기를 내뿜더니 그 안에서 코가사가 튀어나왔다
"으우 너무해...그렇다고 그렇게 홱하고 뺏어버릴 필요는 없잖아.'
"쓸데없는 말을 하길래 벌좀 준거야. 더 이상한말을 하면 더 심한벌을 줄거야"
코가사는 풀이 죽은체 말없이 내 뒤를 졸졸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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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알바일은 단순하다.
찍고. 계산하고. 돈받고. 거슬러주기
뒤에서 흥미롭게 구경하는 코가사를 어른들은 아주 예뻐해주곤 했다.
그나저나 오늘은 이녀석이 말이 없다
'아까 우산일때문인가?'
슬쩍 뒤를 돌아보니 무언가에 골돌히 고민하고 있는듯한 코가사였다
물어볼까 했지만 대기열을 보아하니 퇴근이나 한다음에야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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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코가사는 뭐가 그리도 즐거운지 싱글싱글 웃으며 내 뒤를 따라왔다.
"뭐가 그리 좋아서 헤실헤실하고 있냐? 그러니까 안그래도 바보같은데 더 바보같아보인다"
"이제야 알겠어 내가 왜 요괴같은지!"
헤실헤실거리던 코가사의 얼굴이 자신만만한 빛을 띄며 말했다.
"음? 그래? 다행이네! 어떤 계기가 있었길래 깨달은거냐?"
"사람들이 나를보고 웃을때마다 뭔가 보람차! 그러니까 마음을 먹는 요괴가 된거야! 나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그런 결론이 나오는걸까?
코가사다운 생각이었다.
"...그건 그냥 다른 사람이 웃는걸 보고 너도 행복...비슷한 감정을 느끼는게 아닐까?"
"아니아니 그건 나도 느껴 그런데 그것보다 더 기운찬 느낌이야!"
코가사는 우산을 휘두르며 말했다
"음...그러니까 배가 고팠다가 사람들의 마음을 느끼면 배가 불러오는 느낌"
코가사는 우산을 휙휙 휘두르며 말했다.
"그러니까 나는..."
따악!
아무도 없는 한적한 거리에 울리는 갑작스런 타격음에 소스라치게 놀라 뒤를 바라보니 우산을 부여잡고 괴로워하는 코가사가 눈에 들어왔다.
"끄...아아아...우산이이이이..."
아무래도 우산을 있는 힘껏 휘두르다가 바위나 담벼락에 부딪힌거같다.
"하하...일심동체랬지..."
갑작스러운 놀람 다음에 찾아오는 어이없는 이 상황에 그저 웃음만이 나올뿐이었다.
심하게 괴로워하는 코가사를 보다가
"우산이 아픈건가?"
하고 우산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햐앗!"
하고 움찔하는 코가사
'...?'
스윽스윽하고 몇번을 더 쓰다듬어봤다
"으...으아아앗..."
계속해서 몸을 움찔거리는 코가사
"그...아..우산...안돼..."
부들부들 떨면서 우산을 만지지 말라는 코가사
'...? 뭐지? 약점같은건가?'
그리고 있는힘껏 우신을 문질렀다.
"...!!"
갑자기 고개를 쳐들고 부르르르 하고 몸을 떨더니
이내 떨림은 잦아들었다
그리고 거친 숨을 몰아쉬다가
"바보..."
하더니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다.
"???...???"
나는 당황해서 코가사를 바라보다가
녀석이 휘청휘청하는걸 잡아주고 부축해서 집까지 데려다 줬다.
집에 오자마자 이불을 뒤집어쓰고 아무말도 안하는 코가사
도대체 우산이 뭐길래?
당황스러운 밤이다.
내일 일어나면 사과부터 해야할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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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 하나가 현세에 머물러 있는거같습니다.'
"아아...알고있단다..."
"...신속히 이쪽으로 불러들이지 않으면 큰 혼란이 생길것으로 우려됩니다만...그렇게 느긋하게 있으셔도 됩니까?"
"아아 괜찮아...어차피 저쪽도 힘이 점점 약해지는거같으니 말이야...머지않아 스스로 자멸하지 않을까?"
"...잔인하시군요...같은 요괴이면서도..."
부채로 입을 가린채 키득대는 한 여인을 다른 여인은 못마땅하다는듯 쳐다보다 이내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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